흔히 사람들은 근세 이전의 백병전 대형을 어깨 맞닿을 정도의 빽빽한 밀집대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음


특히 장창병들이 기병 상대로 창벽을 만들고 버틴다는 이미지 때문에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데, 실제 장창 방진은 이보다 훨씬 널널했음


대략 두 병사의 어깨 사이 간격을 1~2m, 최대한 대형을 좁혀도 40cm 정도 간격은 있을 정도


예를 들어 고대 역사가 폴리비우스는 마케도니아식 팔랑크스를 묘사하며 통상적인 대형은 병사들 사이에 4큐빗(약 1.8m)의 간격을 두어 5열까지의 병사가 정면으로 사리사를 내민다고 묘사했음



그 이유는 크게 셋을 들 수 있는데,


첫째는 어느 정도 간격을 띄워서 서야 적 대열과 접촉했을 때 한번에 전투에 참여하는 인원 수가 늘어난다는 점이고


둘째는 창의 운용은 가만히 내밀고 서있는 게 아니라 접근하는 적에게 적극적으로 내찌르며 파고드는 일을 차단하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셋째는 너무 밀집해서 서면 오히려 부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기병이나 경보병의 밥이 되어버린다는 점임



중세 시기 중보병들도 사정은 비슷했기에 아래처럼 짧은 폴암을 든 중보병만으로 기병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중보병 간의 힘싸움은 이렇게 서로 장검이든 망치든 개인 병기를 휘두를 만한 간격을 두고 싸우는 게 일반적이었음


진형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대형만 맞추고 개인 기량을 발휘할 만한 여건을 맞추고 싸우도록 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