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똑같이 생각함. 범죄의 착수는 결국 범죄자의 행위지 그걸 유발한 어떤 무언가는 기껏해야 동기를 유발함에 그친다고 생각함. 내가 입고싶은거 입는데 남 시선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무시하거나 반발하는 입장이 흔히 간과하는게 사람은 욕망을 어떤 상황과 순간에도 완벽하게 절제하는 게 가능한 합리성의 화신이 아니라는 점임. 현실에서 범죄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으며, 나의 행위가 상대방의 범죄행위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 (예컨데 절도의 경우 돈이 들어있는 지갑을 어디 올려놓고 딴청피우고 있다던지) 은 범죄행위의 발생을 매우 강하게 높인다고 할 수 있음. 이건 도덕과 자유의 충돌이 아니라 그냥 현실감각의 문제임
내가 공연히 남에게 노출있는 의상을 자랑하려는 것이 마땅히 누려야할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유의 행사에 있어서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점을 선택에 앞서 고려하지 않는 건 그냥 순진한 생각이라고 봄. 이건 범죄의 발생과 피해의 책임이 전가된다는 것과는 매우 다른 얘기.
애초에 그러한 걸 배제하고 난 입고싶은거 원할 때 입는다는 건 헛소리임. 누가 면접갈때 노출있게 입고감? 의상도 아무리 편한 순간이라도 그 기능과 상황, 목적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음. 극단적으로는 샤워할 때 패딩을 입지 않는 것이나 집 바로 앞 편의점도 하체탈의 하지 않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임. 원만한 사회성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배제될 수 없는 한 의상도 그것을 보게 될 상대와 상황을 고려하여 입는건 입고싶은 걸 마음껏 선택한다는 자유에 앞서서 존재한다고 봄. 이건 자연법칙이라던거 사회적 부과라던가 하는게 아니라 욕망이 거세된 합리성의 화신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한 그냥 그러는 것이 개인에게 이득인 현실일 뿐이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