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스님들 입장에서야 간이 심심한 김치가 맛있겠지만, 절 살림을 감당해야 하는 주지 스님 입장에선 고민이었겠지요. 김장김치는 봄까지 먹어야 하는데 겨울이 가기 전에 떨어질 판이 됐거든요. 게다가 해인사는 예나 지금이나 국내 어느 사찰보다 상주 인구가 많은 절이거든요. 


그래서 밤에 몰래 김장김치 독마다 소금을 잔뜩 뿌렸고, 덕택에 그해 겨울도 밥과 김치 소비량이 잘 ‘관리’(?)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해인사의 ‘짠 김치’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제가 10여년 전 해인사에서 먹었던 김치의 짠 맛은 지금도 혀끝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듯합니다. 


당시에 함께 출장 갔던 사진부 선배는 식탐이 좀 있는 분이었는데, 접시에 김치를 잔뜩 쌓아왔다가 그걸 꾸역꾸역 다 먹느라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