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운동 끝나고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혼자 술을 마셨는지, 원래도 귀여운 목소리였는데

혀를 베베 꼬면서 말하니까 더 귀엽더라.


그렇게 한참 전화하다가, 누나가 펑펑울더라.

보고싶다고. 데이트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동생 옆에 계속 있고 싶은데'

그런 생각에 잠겨서 힘든 날이 많다고 한다.

나도 그런 생각 많이 했지만.


너무 서럽게 울길래 잠깐만 기다리라고 지금 가겠다고

지하철 타고 갔다. 차는 없어서.

집 앞에서 만나면 위험하니까 누나 집 근처에 유명한 장소가 있어서

거기에 나오라고 문자 보내놨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는데 그 장소 앞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더라. 누나가.

서로 뛰어와서 안아줬다.

그리고는 내 품 안에서 엄청 서럽게 우는데

같이 살면 안되겠냐고, 너무 사랑한다고 얘기하는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뭐라 할 말이 없고

정말 서글프더라. 누나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같이 울었다.


서로 진정하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나눠 마시면서 근처 산책했다.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냥 손만 잡고 걸었고 말 꺼내면 울 것 같았다.

가다가 중간에 서서 안아주고, 서로 볼 쓰담어주고 계속 그랬다.

밤 12시 되니까 그제서야 누나도 술이 깬 건지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

할 필요 없는데.


서론이 많이 길었는데, 어제 택시타고 돌아가면서 창밖에서 누나가

억지로 웃는 표정으로 손 흔들어주는거 보는데 사랑스러우면서 미안하다.

나도 잠 거의 못 자고 출근해서 글 쓰는데 그냥 말할 곳 없어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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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울고 지쳐 잠들어 일어나니까 분명 내가 안아주는 모습으로 잤던 것 같은데

어느새 누나 가슴에 안겨 자고 있었다.

고개 들어서 누나를 봤는데, 나를 쓰담아주면서 "잘잤어?" 얘기했다.

이런 아침을 맞이한 적이 없었고, 누나 피부와 살내음, 심장소리가 느껴지니까

무척 안심되더라. 그 상태에서 누나 꼭 끌어안고 "응.." 이라 말했다.


퇴실까지 두 시간 남아서 서로 품 안에 안겨서 빈둥빈둥 보냈다.

당연 나도 섹스 좋아하고 누나도 하는 걸 좋아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안아주고 매만져주고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생각하는 것이지만 서로 가정 환경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애정 결핍이 서로 있는 것 같다. 안아주고, 머리 쓰담아주고 하는 것을 서로 좋아한다.

저번에는 내 집에 놀러 와서 몇 시간 동안 말 없이 안아주고만 했는데도 행복했다.


아침에도 같이 씻고, 옷 갈아입는데 미리 팬티만이라도 빨 걸 그랬다.

고간 부분에 하얗게 뭔가 굳어있었다. 누나한테 얘기하니까

누나도 자기도 술 마실 때 부터 너무 젖었었다고 부끄러워하며 얘기했다.


이제 나갈 준비를 마치고 겉옷을 입었는데 누나가 품에 안겼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냐고 나를 올려다보며 물어보는데

정말 눈이 예쁘다. 거절할 생각도 없었고 그런 마음이 있다 해도

그 모습을 보고 거절 할 수도 없다.

누나에게 키스해주고 무조건 만날거라고 사랑한다고 얘기했다.


어제처럼 내 팔 안으며 손은 깍지끼고 밖에 돌아다녔다.

근처에 순두부찌개집 있길래 들어가서 같이 먹고

순두부 세트 메뉴가 있는데 불고기 + 순두부찌개 뭐 이런 식으로

서로 많이 먹으라고 불고기 계속 상대방 숟가락에 올려주는데

서로 혼자 직접 불고기를 먹지 않고 상대방이 올려주는 것만 먹었다.

누나 많이 먹으라고 안 먹은건데, 누나도 나 많이 먹으라고 양보하더라.

서로 웃으면서, 맛있게 먹었다.


다른 소리지만, 서로 흡연자니까 식후땡할 때나 그냥 같이 담배 필 때

왜인지 모르지만 난 그게 행복하다.

지금껏 여자 중에 담배피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나. 뭐라 하기도 하고

금연도 하기도 했는데, 이 부분으로 싸운 적이 많아서 그런가.

밥 다먹고 누나가 "담배 ㄱㄱ!" 이럴 때 그저 귀여울뿐이다.


담배 다 피고 지하철 지하상가 내려가서 옷구경하다가 중간에 화장실을 갔는데

손 씻고 나오니까 누나가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내 손을 정성스럽게 닦아주더라.

진짜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사람이 있나? 엄마도 안 이럴것 같은데 생각도 들면서

지금이라도 누나 만난 것이 너무 감사했다. 너무 예쁘다고.

그런 얘기를 해주니까 누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멋진 동생이

누나 좋다고 얘기하고 예뻐해주고, 자기 신경써주는게 고맙다고 서로 안아줬다.

그러면서 누나가 "연상킬러!" 놀리는데 나도 "연하킬러!" 이러면서 서로 놀았다.


오후 4시까지 계속 데이트했다. 중간에 카페에 가서 쉬고

내가 카페를 잘 가지는 않지만 무슨 누울 수 있는 소파가 있는 카페여서

누나 다리 주물러주면서 쉬고 그랬다.

남자한테 마사지 받는 것 처음이라고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주길래

장난으로 나보다 12년 도가니 썼는데 나랑 같이 돌아다닐거면 해줘야한다고 놀리고

서로 티격태격 그렇게 쉬면서 놀았다.


어제 미처 못한 연애에 대해서도 서로 얘기했는데, 서로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가

누나는 나 사랑해줘서 고맙지만, 자기보다 좋은 사람만나면 잘 연애해서 결혼해야하지 않냐 얘기하고

나는 나대로, 누나 같은 사람 나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누나야 말로 나보다 능력 좋고 잘해주는 사람만나면 그냥 재혼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얘기했다.

서로 상대가 더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는게 낫지 않냐며 계속 얘기한다. 자기는 좋은 사람아니니까

얼굴 보며 얘기하다가, 둘 다 눈망울 촉촉해지니까

누나는 내 어깨에 기대고 난 머리에 기대면서 손 만지작거리면서 그렇게 얘기했다.

둘 다 눈물이 많다.


솔직히 누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여자를 비하하거나 그런 목적으로 얘기한 것이 아니라 내가 똥차 컬렉션이라 그런가

받기만 하기도 하고, 고마워 할 줄을 모르는 사람만 만났다고 해야하나

나도 사람이라 중간에 약한 모습보이면은 그 때부터 거리 두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가 누나를 만난지 이제 한 달 밖에 안됐지만

나를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사람 엄마말고는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서로 좋아하는 것 챙겨주는 것도 있지만

서로 싫어하는 것 안 하려고 하는 것에 더 신경 쓰고 그러는 것도 큰 것 같다.


그리고 모텔 나온 뒤에도 썸녀한테 문자오고 그랬는데

그냥 무시하기도 애매했던게, 내가 칼답하는 사람이고

어제도 내 걱정 때문에 친구랑 술 마시다가 전화했던 것이라 답장 안하기도 애매했다.

누나가 볼 때 마다 엄청 미안해했다. 질투도 있었겠지만 임자 있는 사람 뺏었다고 생각하나본데

그러면 나는 대역죄인아닌가. 결혼한 사람 뺏은 것 같은데


"그래도 썸타는 사람 만나는게..."

"누나가 더 좋아요"

"그래도..."

"누나도 저 다른 여자 만나는거 싫잖아요"

누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끄덕거렸다.

"그리고 나는 아직 사귀는 단계는 아니지만, 누나는 결혼한 사람인데 오히려 제가 미안한게 맞죠"

"아..아냐! ㅇㅇ는 잘못없어... 내가 좋아서 그런거니까..."

"저도 누나가 좋아서 그래요"

조만간 정리한다고 얘기하니까. 누나가 내 품 안에 안겨서 "미안해...그리고 고마워" 얘기했다.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되니까, 서로 기분이 다운됐다.

퇴사하고 계속 누나랑 놀까도 생각했다.

퇴사는 원래 하고 싶었지만 더 격렬하게 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일하고 어른이니까 어쩔 수 없다.


그 카페에 커플들이 많았는데 그냥 거의 물고빨고 하는 장소다. 삽입만 안했지 다들 섹스중이다 거의

우리는 뭐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고, 그냥 딱 붙어서 떠들고 그랬는데

누나가 내 위로 올라와서 나를 끌어안았다.

누나는 내 품에 있는 것도 좋아하고 자기 품에 내가 있는 것도 너무 좋아한다.

누나 가슴에 안겨서 서로 끌어 안아주는데 누나가 귓속말로


"내 가슴에 마크 남겨줘..." 얘기했다.

우리 위치가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곳은 아니긴 한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저했는데

누나가 먼저 목부분을 내려 가슴까지 보이게 만들었다.

"얼른..."

소리가 크게 들릴까 살살 조심스럽게 빠는데 누나도 너무 야했는지

입 막고 내 어깨에 파묻더라. 이 것만 보면 누가 삽입했다고 오해하지 않았을까.

빨갛게 자국을 남기니까 누나가 묘하게 만족한 표정으로 고맙다며 키스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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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카페 나오고 지하철로 걸어가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주 주말에 시간 괜찮냐고 먼저 얘기하니까

누나가 신나하면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고 막 보여줬다.

인스타보면 뭐, 커플들이 갈만한 카페 밥집 이런 리스트들 같은거 스크랩해놨더라

그런거보면 누나가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해봐서 한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누나랑 나랑 반대 방향으로 지하철 타고 가는데

누나 쪽 먼저 지하철오는 걸 기다렸다 보냈다.

지하철도 한 두 세개 보냈고, 나도 보내기 싫었고 누나도 가기 싫어했다.

누나가 갈 때 마지막에 내 볼에 뽀뽀하고 부끄러운 듯 지하철에 탔는데

너무 귀여웠다. 그 모습이.


아무튼 집에 돌아오고 좀 쉬고 있었는데 썸녀한테 전화가 왔다.

어제 술 취해서 실수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와 이건 또 별개로 그냥 나도 미안하긴 미안하더라

그냥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서 연락 빈도 점점 줄어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나도 그냥 그럭저럭 괜찮았고, 상대도 나를 좀 마음에 들어하긴 했었는데


나중에 따로 만나서 얘기했다.

솔직하게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얘기는 안하고

회사도 바빠지고, 좀 안 좋은 사건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누구 좋아할 자신 없다고 거짓말 했는데

울컥했는지, 상대도 좀 울다가 기다린다고 막 설득하다가

기다리지말라고 얘기하고 대충 그러고 나왔는데 나 정말 연상킬러인가 싶기도 했다.


썸녀랑 끝난 날에 전화해서 얘기했는데, 너무 자세히 말하면 누나 또 미안해 할 것 같아서

잘 얘기해서 뭐 끝났다 두루뭉실 얘기했는데,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울었다.

미안할 것 없다고, 농담으로 "그러면 누나가 그렇게 예쁘지 말던가!" 장난도 치고

누나 웃게 만들려고 노력했었다.


누나랑은 그렇게 연락을 자주하는 편은 아니다.

서로 시간 존중해주고 취미도 존중해서 그런가.

누나 직업은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글쓰는 일해서

하루 종일 일하고, 나도 야근도 꽤 하고 운동도 하니까

서로 개인정비시간을 존중해준다. 그래도 자기전에는 전화하면서 연락하긴 한다.


누나랑 나랑 크게 닮은 점이 없다. 얼굴도 뭐 비슷한 점은 없는데

특이하게 성격이나 내성적인 것, 취향 이런 부분들이 맞는 점들이 많았다.

이게 친부 유전적인 것인지 그냥 가정환경이 그렇다보니까 그런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누나도 이렇게 젊게 보이는 것도 참 신기하다. 출산을 안 해서 그런가

누나도 운동말고는 따로 관리는 하지 않는다. 집밖에 잘 안나가서 피부가 괜찮은건지


정말 누나 만난 것이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슬프기도 한데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에 너무나 행복하지만

이복관계라는 것 때문에 사회적인 인식도 그러하고 결혼도 못하고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면서

서로 말없이 울고 그랬다.


나는 누나 만나고 나서 일상이 많이 달라졌다.

나는 평소에 무표정으로 있다고 생각하는데, 안 좋은 일 있냐고 많이 사람들이 물어봤다.

인상이 내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누나 만나고 나서, 인상 밝아졌다고 그러고 친구들도 이 새끼 약했냐고 기분 좋아보인다고 놀리고 그런다.


반대로 누나는 집에서는 기분이 더 안 좋은 것 같다.

원래 남편 사이랑도 안 좋았는데, 비교해서 그런가...

남편이 집을 많이 비는 일을 해서, 둘이 싸우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집에 혼자 있는 것도 외롭고, 같이 사는 사람이 나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래서 자주 밖에 나가서 작업하고, 남편이랑 밥 먹는 걸로도 자주 싸웠는데

그냥 아무말없이 지낸다고 힘들다고 하더라. 나 만났을 때는 정말 해맑은데

그래서 조만간 작업실 하나 구한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하면 나랑 같이 있으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남편이 불시검문할 것 같아서 자주 오고 가는 것도 애매하고

혹여나 증거라도 남기면 안되니까 정말 집에 있기 싫어서 구한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랑 누나가 결혼 못해도 그냥 같이 살다 죽고 싶다.

나도 그냥 엄마한테 거짓말하며 살아도 되니까.

누나 닮은 애기 가지고 싶고 그러고 싶은데

누나가 힘들까봐 그런 말 함부로 못하겠다. 


아무튼 누나 너무 사랑한다 나는.

누나도 날 사랑하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