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 침대에서 서로 껴안고 잤던 일이나,



이걸 이야기 해보자




누나랑 그렇게 첫 섹스를 하고 나서, 그 다음 날


뭔가 크게 단단히 잘못된 일을 했다는 생각에 차마 엄마 얼굴도 제대로 못봤어

엄마랑 이야기 하면서 어제 치웠던 소파 주변을 힐끗 쳐다보고

밥 먹을 때만 빼꼼 나오고, 학원 가기 전까지 다시 방에서 숨어있다가 혼이 빠진 채로 학원으로 갔지


후회, 죄책감, 의문, 쾌락

이 4가지가 내 첫 경험의 소감이었고


저런 감정들로 똘똘 뭉쳐서 학원 버스 안에서

자동차에서 고개 내미는 라쿤 짤 마냥

'어제는... 뭐였을까...'

이 지랄하면서 먼 산만 보고 있었지


진짜 이때 사춘기나 중2병이 크게 오지 않은 걸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만약 그랬다면 시발 내 인생이 1도 예측이 안됐을거니까


아무튼, 학원 좀 돌리다가 집으로 돌아왔어

엄마 출근 전에 같이 저녁밥을 먹고

엄마는 누나가 오기 전에 출근하셨지


누나가 독서실에서 돌아올 때 까지 계속 티비만 보고 있었어

평소라면 컴퓨터나 키보드 피아노를 갖고 놀았겠지만, 그 날은 내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서 티비만 멍하니 보고 있었고


그리고 도어락 소리가 삑삑 나고 누나가 집에 돌아왔어.

평소처럼 간단하게 손 흔들고 누나는 바로 씻고 나왔지

그리고 평소처럼 리모컨을 넘겨주고 누나는 내가 별 관심도 없는 채널로 돌려버렸고

여기서 다시 평소대로면 나는 내 방에 들어가서 키보드를 치면서 놀고 있어야 했고


근데 그냥 소파에 계속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어

'뭔가 여기에 계속 앉아있으면 어제 같은 일이 일어날 거야'

'그러면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섹스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야 내가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 하나?'

이런 생각에 가슴 졸이며 몇 분째 앉아있는데


"오늘은 피아노 안쳐?"


누나는 평소랑 다를 바가 없었어

오늘은 별로 안치고 싶다고 하니까

"이거 니가 재미 없다고 했던 프론데?"

하고 대답만 할 뿐, 별 반응도 없었어


별로 안치고 싶다고 한 말도 나는 가슴을 짜내서 한 말이었는데,

나만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지

'어제 그건 뭐였지?'

'오늘은 안 하는 거야?'

'이거 들키면 뒤지는데?'

물어보고 싶은 게 많지만, 그때 내 성격에 그걸 바로 물어보진 못하는 성격이라 말 못하고 있었지


더 이상 누나는 말도 없고

나도 먼저 말 걸 용기도 없어서 그냥 내 방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키보드 전원을 올리고, 이어폰을 꼽고, 아무 생각도 없이 키보드를 쳤어

언제나 몇 번이라도 

그때 악보를 통으로 외울 정도로 연습했던 곡이었어


뜬금없이 키보드를 치는 게 이해가 안되겠지만, 그때 나는 뭔가 키보드를 컴터 보다 더 하고 싶었나 봄

이걸 쓰는 동안에도 왜 그랬지 계속 생각을 해봐도 명확하게 모르겠네...


아무튼


키보드를 치는 동안은 아무 생각이 안 나서 좋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했던 고민도 다음 악보 생각에 묻혀가고

그러다 슬슬 잘 시간이 돼서

마지막 미련에 물 먹는 척 거실로 나가서 누나를 봤어

엄마 아빠가 없는 이 기회를 즐기겠다는 듯 티비를 본다고 나한텐 관심도 없었어


마지막으로 한 번 물어볼까 하다가

결국 먼저 잔다는 말만 하고 들어갔어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언제 잠에 들었는진 기억 안나

한 가지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건


어느새 내 위에 걸터앉은 누나였어


난 자는데 빛에 예민해서 암막 커튼을 치고 자는데

머리맡에 암막커튼이 있고 내 발쪽은 문을 향해 있는 방구조였어


그래서 내 위에 올라탄 누나 얼굴이나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어


당연히 놀라서 깨버렸지만

누나는 신경도 안쓰는 눈치였어

그냥 계속 내 몸을 지긋이 누르고 있었음


"비켜봐"

내 어깨를 툭툭 쳐서 내가 벽으로 붙게 만들더니 

여름에 가뜩이나 그 좁은 침대에 끼어 들어왔어


어릴 적 누나들의 말은 뭔가 거역할 수 없는 어떤 포스가 있었어

집을 자주 비우는 부모님은 항상 나갈 때 마다

엄마랑 아빠가 집에 없는 동안 큰 누나, 작은 누나가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라고 해서 그런지

함부로 뭐라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어


당연히 찍소리도 못하고 누워있는데 누나가 팔이랑 다리로 날 잡아 당겨서 안았어


ㅈㄴ 당황스러웠지만, 

그거랑 별개로 진짜 어릴 적 생각이 나서 너무 좋았어

그때 여름방학인데 더웠는진 기억이 잘 안나지만

나도 누나 품에 안겨서 편하게 팔을 뻗어서 껴안았어


예전처럼 품에 들어갔는데

그때는 없었던 누나의 가슴이 있었어

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방이었지만

내 빈약한 기억과 상상력으로 맨 가슴을 상상하면서 얼굴을 갖다 댔어

거기서 옷을 벗기고, 애무를 하거나, 만진다는 생각은 안 했었어

그냥 본능적으로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있었음


그리고 눈 뜨니까 다음 날이 됐고

평소처럼 방학 하루가 흘러갔음

누나는 그 일이 후에도 평소처럼 자기 알람에 일어나서 이리저리 준비해서 학교를 갔고(그 시절 누나가 다니던 학교는 방학 절반은 오전에 작게 수업이 있었음)




대신 그 뒤로 누나는 내 방에 자주 들어와서 나랑 같이 자기 시작했어

자러 들어가서 누나가 올 때 까지 안자고 뜬눈으로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고


한 1주일 그렇게 지냈었나

누나가 또 내 방에 찾아와서 서로 껴안고 자려고 하는데

이번엔 말해야겠다 싶어서 말을 하려고 하지만,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짐

그래서 내 방 벽시계에 집중해서

'딱 초침이 10번 울리면 얘기하자'


'10'

'9'

'8'

'7'

'6'


"나 누나랑 섹스하고싶어"


씨발 그랬다.

이 시절부터 그랬지만, 나는 항상 저렇게 마음을 먹고

10초안에 랜덤한 시간에 그냥 질러버린다

거기다 냅다 본론부터 질러버리기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나는 대체 뭐였을까


질러버렸다는 묘한 상쾌함,

앞으로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떨림, 야릇한 기대감,

이 생활에 만족하면서 아무 말 말았어야지 하는 후회가 섞여서

그 말을 지르고 벌벌 떨고 있었음


그리고 누나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코 훌쩍이는 소리가 났어

"미안해..."

"누나가... 너한테... 너한테..."


전혀 예상 못했던 일이 터지고

나도 누나가 우니까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고, 당황해서

울지말라고 하면서 냅다 울어버렸음


그렇게 둘이서 훌쩍이면서 아무 것도 안하고 밤을 보냈음




그리고 다음 날 저녁

누나가 돌아오고 리모컨을 줬는데

누나가 냅다 티비를 꺼버림


"오늘 씻었어?"

"아니"

"그럼 먼저 씻고 네 방에서 기다려"


뭘 의미하는지, 그 정도 눈치는 있었기 때문에 

후딱 뛰어가서 박박 씻고

사타구니도 열심히 닦고 방으로 들어갔음

그리고 누나도 바로 들어가서 씻는데

방이 멀어서 소리는 잘 안들리고 시계만 보면서 두근거렸음


그리고 누나가 내 방 문을 열고 오는데

평소처럼 흰색 잠옷을 입고 들어왔음

들어오자마자 방 불을 끄고 문을 닫고

침대에 앉아있던 나를 눕히고, 그대로 내 머리맡에 있는 암막 커튼을 걷어버림



도시 불빛, 달빛, 그게 뭐였건 간에

암막 커튼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내 방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건

밤 불빛에 비쳐서 어두운 은빛으로 바뀐 누나 잠옷이랑

그 불빛 아래에도 하얗게 빛나는 살결이었음


그러다가 갑자기 피식 웃으면서

"너는 왜 안 벗어?"

라고 해서 나도 후다닥 잠옷을 벗어버림


첫 날처럼 키스와 펠라를 받고

이번엔 내가 누나 위에 올라타서 박았음

눈이 밤에 익으면서, 누나 몸이 더 자세히 보였고

내가 먹고 싶은 부분들을 하나하나 애무했음


"OO아, 누나, 누나 사랑해?"

라고 물을 때 마다, 사랑한다고 답했음


내가 슬슬 쌀 거 같다고 말하니까

그대로 안에 싸도 된다고 해서 바로 질내사정 박고

누나도 다시 펠라로 세운 다음 넣어주고

첫 날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던 밤을 보냈음



그리고 그 다음 날 부터 방학 끝까지 계속 내 방에서 꼼지락거리면서 놀거나

섹스하거나, 나한테 피아노를 배우거나 했음


근데 지금 누나가 기억하는 노래는 젓가락 행진곡 초반 20초 밖에 없다.









저번에 썼던 글에 순서대로 에피소드 적어볼까 생각이 들어서 해봤음

너무 길어져서 중간에 좀 끊을까 하다가 그냥 쭉 이어서 썼음

내가 적어두고도

'와 시발, 이걸 사람들이 믿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존나 들지만,

최대한 정확한 내 머릿속 기억력을 바탕으로 적었음



그 시절 내가 갔던 학원 순서가 뭐였는지,

그 방학의 날씨가 더웠는지,

아빠가 좋아했던 닭갈비집이 그 방학 때 문을 닫았는지,


이젠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지만,


누나랑 했던 대화, 일들은

내 인생에서 제일 강렬했던 기억이라

중학교 시절인데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


본인이 먼저 내 침대에 와서 몸을 비비고

내가 속 마음을 말했을 때 울었던 건


누나도 그 시절에 엄청나게 맘 고생을 해서 그런 거 같아.

든든한 큰 누나는 독립해서 나갔고,

누나는 엄마 아빠 기대에 부응하고, 본인이 정해둔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달려가는데

한 순간의 흥분으로 터진 일을 혼자 감당할 수가 없었는데

그 동생이 섹스하고 싶다고 했을 때, 본인 때문에 성을 알고 본인한테 매달린다는 걸 느껴서 울었던 거 같아

그래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애기, 애기 하는 건 이 이후의 일이라 이때는 그런 건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