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단편으로 끝납니다.-


애초에 글을 잘 못쓰지만 쓰는걸 참 좋아하기도 하고 평생을 감춰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뭔가 해방된 느낌이 들어서 바로 적어본다.

요청에 의해 누나와의 관계 중 있었던 일을 늘어놓아 보려고 한다. 이전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흐린 기억을 짜집기 해놓은 거라 내 머릿속에서 이미 각색되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와 누나는 할머니 방에서 같이 잤다.

밤이면 밤마다 소리 죽여 헐떡이는 손자 손녀를 옆에 두고 할머니가 한번을 깨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게 섹스가 아닌 손장난이나 오랄이 됐다 한들 움직이는 내내 이불은 부스럭 거릴테고 숨은 거칠었을 터이니. 원망은 아니지만 할머니는 차라리 어린 남매의 부정한 행위를 꾸짖고 멈추는 선택을 했어야 했다. 물론 그렇다 한들 사랑하기 그지없는 손자의 자아가 일그러지고 부서지는 일은 막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종종 어둠 속으로 왜 이리 잠을 못자고 부시럭 거리냐 하는 등의 푸념을 늘어놓았지만 버릇 없이 자란 어린 괴물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었던 이유는 장남에 대한 집착이었으리라.


처음에는 할머니의 갑작스런 푸념에 어린 남매는 움찔했다. 순간 모든 움직임은 멈췄고 쾌락은 증발했다. 둘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그릇되었는지 말이다. 둘은 미동도 없이 수 분의 시간을 숨조차 조심스레 내뱉었다. 우스운 점은 누나와 나의 하체는 실오라기 하나 없는 상태로 서로의 성기에 손이 닿은 채 그대로 얼어버렸다는 점이다. 다행히 불은 켜지지 않았고 그 더운 여름 얇은 이불 한장 만이 우리의 비밀을 감춰주었다. 곧 할머니의 잠든 숨소리가 들리자 우린 잔뜩 겁을 잔뜩 집어먹고 멀찌감치 떨어져 잠에 들려 노력했다.


그 뒤에 우린 새벽 한 두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였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깨어있었고, 나는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누나와의 부정에 미쳐있었다. 내가 잠들고 누나의 손길이 먼저 닿는 날에는 기뻐서 미칠 지경일 때도 있었다. 우린 정말 사이가 나빴지만 그 순간 만큼은 나보다 먼저 나를 탐하려는 누나의 마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나의 손길에 자는 척 다리를 벌려주는 누나의 모습도 너무 좋았다. 그런 날이면 나는 더 게걸스럽게 누나의 몸을 탐했고 누나의 반응은 당연히 더 격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어찌 되었든 늙은 이의 잠귀는 밝았다. 우린 너무 어렸고 그걸 알 수조차 없었다. 이제와 생각 하건데 할머니는 매번 그 고역의 시간을 참아냈던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경고하듯 작은 잠꼬대를 자주 하셨던 것이 흐릿하게 상기 된다. 그리고 시간이 점점 지나 이 악랄한 어린 탕아는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가 깨어있음을 알고도 들으란 듯이 행동하게 까지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된 시점의 언젠가 한번은 참다 못한 할머니가 뭐라 하며 일어나 불을 켰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나의 허리에 남매가 들어있는 이불은 계속해서 들썩였다. 할머니는 체념하듯 그만 놀고 자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이내 불을 껐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약 부모님이 알게 되는 날에는 목숨보다 아끼는 손주 놈이 걸레짝이 되게 혼구녕이 났을테니...


그 가여운 애정을 한껏 농락하며 남매는 배덕감을 쌓아나갔다. 나는 누나의 질내에 사정할 때 신음을 참지 않게 되었고, 이에 누나도 점점 소리가 커져만 갔다. 과감해진 남매는 등지고 누운 할머니의 뒤에서 거적데기 하나 없이 몸을 섞은 일도 있었다. 할머니는 나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는 무시무시한 호랑이였지만, 나에게는 그저 내 방패가 되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폭주는 멈출 줄 모르고 일탈은 계속 되었다. 집에 어른이 있는데도 컴퓨터를 하는 누나의 사타구니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애무해 댄 일, 장농 속에 들어가 섹스한 일, 정신없이 하다가 갑자기 부모님이 오셔서 들킬 뻔 한 일도 있었다. 누나는 잽싸게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씻는 척 하고 나는 그대로 이불을 덮고 자는 척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영악한 것들은 그 이후 낮에는 거실에서 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쯤에 이웃으로부터 낮에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얘기가 나온적도 있었다. 꽤나 소리가 컸는지 모르겠다. 우린 서로를 싫어하는 만큼 참지 못할 신음을 제외하고는 거의 내뱉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맨날 서로 싸우는 고성이 들리지 않는 것 만으로도 이상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문득 든다.


우린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기엔 아는 것도 너무 없었고, 애정에 기인한 관계가 아니였기 때문에 단순한 애무와 오랄섹스, 그리고 정자세의 삽입만이 전부였지만 아주 꾸준히 서로를 사용했다. 그러다 부모님 방에서 부부 관계를 가장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69를 했다. 감당하기 힘든 쾌락에 쉼 없이 서로를 애무하고 몸을 섞은 날이었다. 저녁엔 배가 아파 밥도 먹지 못했지만 그 날도 무언의 약속 시간이 다가왔을 때 어둠 속에서 헐떡거리는 것은 어김 없었다.


그러다 누나의 교성에 온 집안의 불이 켜진 일이 있었다. 삶의 최전선에 뛰어든 부모님은 밤에 거의 일어나는 법이 없었는데 어머니가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왔다가 그 소리를 듣고 만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 뒤에 어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서 내가 기억을 지워버린 것일 수도 있고, 아무런 일도 없이 지나갔지만 우리가 마지막 경종을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 즈음 부터 누나와의 관계는 그 빈도를 달리했다. 발정이 날 대로 나버린 나는 끊임없이 탐하려 하였고, 누나는 열에 한번 거절을 시작으로 열에 아홉 그 후는 완전히 나의 욕구에 응하지 않았다. 아마도 위에 적었던 그 기쁨은 이 때 쯤에 느끼지 않았나 싶다. 거절과 거절의 반복 속에 먼저 건네온 누나의 손길은 다시금 나의 욕망을 누나의 몸속에 쏟아낼 수 있다는 기쁨 주었으니.


나는 멍청하게도 누나의 손도 입도 따뜻하고 미끄러운 그곳도 아니라 나의 손으로 욕구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늦게 깨달았다. 처음 시작된 순간부터 항상 몸을 맡겨왔으니 스스로 빼낸다는 것은 아예 생각을 못한 것이다. 그래서 악착같이 누나의 몸을 더듬으려 하고 거절이 계속 반복되자 강제로 하려고 하다 흠씬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


나의 성벽과 자아는 이 시기에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지난 평생을 이 시간과 싸우는 것만 같았다.

많은 시간이 지나 나를 포함 당사자였던 모든 이에게 없는 일이 되었다마는 긴 시간 태워 보냈음에도 남은 잿가루는 불현듯 모두를 괴롭힐 것이다. 애써 지우려고, 잊으려고 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지금이 썩 유쾌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실토할 수 있음에 해방감을 느낀다.


이 고해성사들이 나의 남은 잿가루를 모두 날려버리길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