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상한 사람인가? 라는 질문을 계속 마음에 품고 살았던 것 같아

그래서 평범함에 집착했어

그 나이대 애들은 다들 짝사랑 하는 것 같길래 짝꿍 짝사랑하는 컨셉 잡고

현실 남매짤 찾아보면서 오빠한텐 일부러 짜증 많이 내고 욕하고 그랬어

머릿속으로 오빠를 둘로 나눠서 평상시의 친오빠, 그리고 관계할 때만 내 애인인 것처럼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


한편으론 평범한 연인 관계처럼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사소한 거에 신경을 많이 썼어

물론 평범할 리는 없지. 같이 길 걷기만 해도 티 날까 봐 엄청 눈치 보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좀 웃긴데 권태기 와서 한동안 안 하다가 sm이라도 해보고 그랬을 땐 속으로 엄청 기뻤어

다른 연인들이 다 겪는 과정 우리도 겪는 것 같아서



반대로 오빠는 멀쩡하게 잘 지내더라

그래서 오빠가 미우면서도 내가 괜히 더 이상한 것 같아


사실 아직도 오빠가 성욕 때문에 그랬던 건지

아니면 정말 사랑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건지 헷갈려

정말 애인 대하듯이 사랑해준적도 가끔 있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연기할 수 있는 거잖아?

그리고 나는 멀쩡하게 남자 못 만나는데 오빠는 벌써 두 명이나 만났어


처음에 여자친구 생긴 걸 알았을 땐 너무 화가 나서 그 여자랑 한 카톡을 뒤져봤는데

나한테 했던 말투랑 똑같아, 아니 더 다정하더라

얼마나 화가 나고 오빠가 미웠는지 몰라


오빠한테 이래서 나랑 요새 안 했냐고 지금 하면 안 되냐고 졸랐었는데

그때 오빠가 허락해 줬으면 정떨어졌을 것 같네 ㅋㅋㅋ

질투 때문에 너무 힘들고 자존감도 떨어졌었는데

친오빠의 여자친구를 질투하는 것만큼 의미 없는 일이 있을까?

본인은 행복하게 사랑하고 있을 텐데 나 혼자서 그래봤자 아무것도 안 달라지더라고

물론 헤어졌을 땐 매우 기뻤음


글쎄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연애 한 번도 못 해보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시간을 돌려서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