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꽃향기 같기도 하고,

섬유유연제 향기 같기도 하고,

어쩔 때는 음식 냄새이다가,

이제는 당신의 향기가 됩니다.


봄밤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창문을 화알짝 열지 않아도,

밖에 나갔다 들어오지 않아도,

맡으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제 방 안 한가득 향기가 보입니다.


봄밤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가슴이 아릿할만큼 차갑고,

입 한가득 침이 고일만큼 달고, 

그대로 잠에 들어버릴 만큼,

역시나 끝에는 낭만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봄밤을 좋아합니다.

그대를 닮은 봄밤을 좋아합니다.


또한 그것의 향기도 좋아합니다.

역시 당신의 향기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놓고 잠들 수 있습니다.

영원토록 봄밤 안에서.

영원토록 당신 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