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외전
130. 미리 하는 준비
드르르륵-
"오, 가격 싸졌네?"
오늘은.... 12월 20일.
즉, 크리스마스 5일 전.
이번엔 한 번 제대로 해보려고, 아침부터 재료를 사러 왔다.
...이렇게보면 약간 웃기지? 내가 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있으니까.
사실 주변 놈들의 반응이 더 재밌어. 다 무서워서 떨고 있으니까.
"흐흐흥~"
감자도 조금 사고,
양배추랑... 파...
닭고기 있나?
가능한 칠면조로 사고 싶은데...
"저, 저기... 레이님 맞으시죠...?"
"응? 아... 이번에 새로운 신인가?"
"네, 네!"
몸에선 신의 그 특유의 마나가 느껴지고... 몸이 작길래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맞았네.
"무슨 일이야?"
"저, 저 싸인 한 장만요...!"
...싸인?
탁-
손가락을 튕겨서 펜을 하나 꺼내고.
"종이는 있지?"
"네..!"
작은 신이 꺼낸 종이에 싸인을 해준다.
"아마 신의 일을 하는 동안은 힘들 거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시련도 있을 거고."
슥슥-
"이름은?"
"아렐이요!"
"누가 괴롭히거나 그러면 찾아와. 내 세계관 좌표는 알지?"
"물론이죠!"
"좋아. 힘내."
슥슥슥-
그렇게 머리를 한 번 만져주고, 다시 장을 보러 간다.
이런 경우는 오랜만이네...
"그래도 확실히..."
요즘 것들보다는 괜찮네. 요즘 것들은 뭐이리 사고를 많이 치는지...
요즘엔... 크레이터나 디스트로어를 잡는 것보다, 다른 신들 사고치는 거 잡는게 더 힘들단 말이지...
...슬슬, 물갈이할 때가 되긴 했어.
평범한 신들이... 꽤 오래 해먹었지?
툭툭-
당근 상태 좋네. 이것도 담아야지.
툭-
흐으으음...
"아직 칠면조는 없나 보네."
하긴... 거의 크리스마스 시작되고 들어오니까, 없는 게 맞나?
그럼 초코우유나 더 사가야지. 아나가 좋아하니까.
딸기소다도 있으려나, 최근에 아나가 그거에 맛 들렸는데.
...사실 내가 사고 싶긴 해. 한 입 먹어보니까... 꽤 맛있더라고.
탁-
분신을 만들어서 음료수를 가져오라고 시킨 뒤,
이번엔 과자 코너로 간다.
"...뭐 까먹은 거 같은데?"
뒤적뒤적-
탁-
장볼 리스트를 적어놓은 종이를 꺼내고, 카트를 뒤적이면서 뭘 잊어버렸는지 확인한다.
고기 있고, 감자, 양배추, 당근, 양파, 파, 초콜릿...
"밀가루...!"
쿠키 만들 밀가루 까먹고 있었어!"
탁-
이것도 분신을 시켜서 가져오라고 한다.
분신이 이럴 때 확실히 편해... 익혀놓고 계속 쓰길 잘했어.
숙련도가 높아야 비상 상황에도 쓸 수 있고, 언제든지 편하게 쓸 수 있으니까.
"고구마도 몇 개 사갈까..."
고구마 튀김... 아나가 좋아하는데.
군고구마도 좋아하고..
"...사자."
이것도 분신시키고..
쩌적- 툭-
아까 밀가루를 찾으러 보낸 분신이 밀가루를 찾았는지 포탈을 열어서 카트에 떨군다.
확실히... 분신에 약간이나마 자아를 넣어놓길 잘했어.
그대신 나한텐 전혀 반항을 못 할 정도의 자아.
"좋네."
평소라면 아나랑 같이 왔을 텐데...
'레이, 이것 봐요.'
'응? 사진이ㄴ... ..아나 몸 왜 이래?'
'사실... 레이 걱정시키기 싫다고 아직도 피로 상처를 감추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천계에 와서 치료를 받아야 될 거 같아요.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된다면... 이건 지워지지 않는 상처에요.'
예전에... 아나가 고문으로 받은 상처를 피로 숨기고 있었는데...
점점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길래 다 나은 줄 알았지...
근데 아니었더라고. 그래서.. 마침 이번 토요일이 크리스마스고 미리 장을 보려고 오늘 루미나한테 보냈다.
"오늘 초콜릿 많이 먹어둬야겠다."
그리고, 아나가 좋아하는 내 피 맛을 알았다.
당 떨어져서 초콜릿 왕창 먹고 있었는데, 아나가 갑자기 내 피를 빨더라고...
평소보다 달달하고 맛있다고 하길래... 오늘 고생할 텐데 많이 먹어놔야지.
덥석- 툭- 투욱-
마침 옆에 초콜릿도 있으니까. 담아야지.
쩌저적- 툭- 투욱- 툭-
아, 다 들어왔다.
으음... 이 정도면 장 다 본 거 같은데?
"부족한 건 나중에 더 사지 뭐."
드르르르륵-
"어서 오세ㅇ... 허업...!"
"카드 되지?"
"에, 에...? 계산 안 하셔도 괜찮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냥 계산해, 그런 특허 필요 없으니까."
에휴... 렐리온은 뭘 그리 쓸모없는 걸 만들어놔서....
"봉투 필요하신가요..?"
"음... 응, 부탁할게."
"넵!"
그러면 오늘...
장 본 거 기지 냉장고에 넣어놓고...
한 번 휩쓸고...
치료 받고 낮잠이나 잘까?
"계산 다 끝났습니다."
"아, 고마워."
바스락...
쩌적-
분명 이게 여기 있었는데에...
아, 찾았다.
"이건 팁."
쿵-
"에, 에...?"
"그럼 간다."
"자, 잠시만요!! 10만 렐은 팁으로 너무 많...!"
투우웅-
"에휴... 그냥 받으라면 받을 것이지. 말이 많아..."
달칵-
"흐흐흥~"
하아아~ 냉장고가 다시 꽉 차고 있어~
이것도 나름의 행복이 아닐까?
심지어 냉장고는 나밖에 못 건들고?
다른 놈들은 요리를 못 해서 냉장고가 아예 봉인됐단 말이지.
크리스마스 파티에 쓸 채소들과 재료들은 냉장고에 넣고,
초코우유, 딸기 소다, 계란 과자, 초콜릿 같은 거는 봉지에 그대로 둔다.
바스락- 냠...
"흐으.. 달다."
확실히, 초콜릿은 카카오 56% 정도가 적당한 거 같아.
70% 넘어가면 그 순간부터 맛없어져...
초콜릿의 그 달달한 맛이 없어지고, 약간 어른스러운 맛으로 변한단 말이지...
냠..
끼이익-
"레이?;"
"움? 너 왜 기지에 있냐?"
"난 기지에 있으면 안 돼!?;"
"아니, 그게 아니라... 넌 거의 바다에 있으니까 그렇지."
"아아~ 곧 크리스마스잖아? 그리고 네가 파티 크게 한다고 하니까 미리 와있지!;"
"헤에."
툭툭- 달그락- 스으윽...
"앗, 라면 다 떨어졌네...;"
쩌적- 뒤적뒤적-
"여기."
휙- 덥석-
"고마워~;"
...라면도 다 떨어졌구나. 나중에 사놔야지.
"뭐 좀 도와줄까?"
"으음... 냉장고 정리 좀 해 줘. 그거면 충분해."
"알겠어!;"
냉장고 정리도 세실한테 맡겼고...
"지금 기지에 누구 있어?"
"시아랑 카르, 렐리온, 노아. 이렇게;"
"으흠..."
오늘은 시아랑 카르랑 같이 갈까.
"일 가게?;"
"뭐, 아나는 천계에서 치료받고 있고... 딱히 할 것도 없으니ㄲ..."
"아나 천계에서 치료받고 있어?!;"
"아, 그으... 심하게 다친 건 아니고. 그냥 예전에 고문 상처를 치료받는다고."
"하아아... 다행이다... 크게 다친 줄 알았잖아..;"
...나중에 애들한테 아나의 관한 얘기도 해줘야겠네.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나한테 맡기고 가, 나 정리 잘하는 거 알잖아?;"
"그치... 강박증 마냥 잘하지."
"헤헤, 그럼 파티 때 보자~;"
끼이익-
'카르, 시아.'
- 카르는 일이냐고 물어봐.
- ...마침 몸 풀고 싶었는데.
'맞아, 준비되면 바로 와.'
투우웅-
"끄흐으으으...!!!!"
오늘도 정리를 시작할까.
짜잔... 집에 11시에 도착해서 방금 막 다 쓴 작가임다...
급하게 써서... 오늘은 퀄리티가 많이 떨어질 거에요..
그리고, 아나가 없을 때의 레이의 하루는 휴식 - 일 - 일 - 일 - 일 - 휴식 - 잠 이렇게 입니다!
아나가 레이의 케어를 너무 잘 해주고 있는 거에요... 역시 정실은 다르다...!
그럼 작가는 가볼게요, 다음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