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요즘 공포소설 같은걸 보면 어딘가에 갇히는걸로 시작하는 내용의 소설이 많다. 원룸, 펜트하우스, 호텔 등등... 그중에서도 난 아파트 안에 갇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끊긴적은 없다. 전기도, 가스도, 물도 전부 제대로 작동한다.

문제는 식량이었다.


아무리 식량을 아끼고 아끼더라도 언젠가는 전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기 집 냉장고의 식량이 동나면?

굶주린 이들은 일생일대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약탈자가 되거나, 그냥 죽거나.


약탈자가 된 이들은 흉기로 쓸만해보이는걸로 사람들을 협박하고, 상처입히고, 죽여서 식량을 얻어냈다.

죽기를 선택한 이들의 시체는 다른 이웃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똑똑똑.


'나' 또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사람중 하나였다.


"계시나요?"


다행인것은 비축한 식량이 많았고, 내 주변 이웃들의 온 몸을 바친 희생 덕분에 지금까지도 꽤나 좋은 건강 상태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제가 배가 고파서 그런데."


잘 먹은 사람이 못 먹은 사람보다 강한것은 진리이다.


"들어가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난 아파트에서 아직까지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피해야할 재앙이요. 안그래도 없는 식량을 앗아가는 절대악이 되었다.


쾅.


이불이나 수건같은 것들을 기워모아 많은 뚱뚱한 갑옷을 입고, 한 손에는 장도리를, 다른 한손에는 중식도를 들고다니는 사나이.

그게 나다.


"신선한거... 발견!"

"시, 싫어...!!!"


그게 바로 버쳐(butcher)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