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재미없는 소설을 발견했다.

제목은 '인생'이라는 짧으면서도 흔히 보일 법한 제목의 소설인데.


웃긴 건, 초반엔 애들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 같은 느낌이었다면. 주인공이 청소년이 된 어느 시기부턴 대부분 지루하게 반복되고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었다.


소설의 기본적인 사건도 없었고. 주인공에겐 매력보다 인간미와 약간의 혐오성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딴 걸 돈 주고 읽으면 병신이지."


헌책방.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떻게 존속하고 있는 것일까가 의문인 가게에서. 꺼냈던 인생이라는 책을 책장으로 넣으려던 중.


탁! 툭.


무릎 위치에 쌓인 책을 잘못 건드려. 넘어질 뻔한 책을 붙잡느라 넣으려돈 책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는 황급히 떨어진 책을 줍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책은 마지막장이 펼쳐져 있었고.

나는 그 책을 주우며, 책을 닫기 전 마지막 문장을 흘깃 읽었다.


[그는 떨어졌던 책을 주웠다. 책을 닫기 전 흘깃 본 책의 내용에 그는 의미심장함을 느끼며 책의 마지막 문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 적혀있는 책의 주인공의 상황에 나는 픽 웃고. 앞을 바라보았다.


[무릎으로 쌓인 책을 실수로 때려 책의 탑이 휘청거렸다. 인류가 쌓은 지식의 건축이 한 인간에 의하여 무너지려는 상황이었다.]


방금까지 시시덕거릴 수 있었던 나의 얼굴이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더욱 황급히 나는 더 앞장을 보았다.


[오랜만에 본 헌책방... 그는 발걸음을 돌려 책을 보기로....]

[자신만이 사랑했던 여성에게 차인....]


이 모든 상황이 거짓처럼 느껴졌다.

아니면 몰래 카메라라던가.


이 책은 터무니 없다. 믿을 수 없다.

나는 다시 한번 마지막 페이지를 빠르게 펼쳐 보았다.


"......."


분명 난 종이를 3장 넘겼다.

하지만 분명 넘긴 페이지는 3장인데. 마지막 한 장이 더 생겨 4장 째가 생겨 있었다.


"이게 무슨...."


나는 천천히 마지막 장을 넘겨 보았다.

그리곤 마지막 줄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그는 책의 이상함을 확신하며. 새로이 생긴 마지막 한 장을 읽었다. 숨길 수 없는 당혹감이 그를 휘감으며, 그에게 있어 가장 기이하고 기묘한 일이었다.]

[어쩌면 거짓이 아닌가 싶어, 천장 위를 바라볼까 하지만. 그는 책에 적힌 글을 읽으며 점점 더 확신을 얻어갔다.]


확실해졌다.

이 책은, 나의 인생이다.





재미있는 소재 같은데

자기 전에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