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게이같다 이런게 느껴지지 않는 커플이었음.

한명은 약간 더벅머리에 안경끼고 있었고

한명은 그때 유행하던 샤이니 태민 바가지 머리에 얼굴에 약간 여드름이 좀 많이 난 애였음.

참고로 이 둘은 다른 반임.

그리고 둘이 좀 많이 친해보인다 이정도였지

게이일줄은 생각도 못함.


이게 어떻게 하다 들켰냐면.

때는 수학여행이었음.

제주도를 가서 90년대생이라면 닥치고 공감할 고깃집 가서 저녁 먹고 온 저녁이었음.

평소처럼 기절놀이나 말뚝박기 하면서 서로 치고 박고 할 때

뭔가 시시해지니까 야밤에 조용하게 진실게임을 하기로 함.


진실게임이 오가면서 수위는 점점 더 높아졌고,

심지어는 지목당한 사람이 썸녀를 깐다던가 아니면 자기 애미가 몇일전에 뒤진 얘기까지 꺼내는 수준이 됨.

그리고 지나고 지나서 문제의 게이 두놈중 안경잡이가 걸린거임.

근데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안까면 안되는 분위기였음.

특히나 그 분위기를 이끌어낸 사람이 2학년 3통이자 1통의 오른팔 노릇하던 새끼였음.

하필 또 그새끼가 게이 안경잡이한테 직접 질문함.


"너 누구 좋아해? 솔직히 말해봐 ㅋㅋㅋ"


근데 이새끼가 유두리도 없는지 어차피 아무 여자애 이름이나 대면서 넘어가도 되는걸


"바가지 머리 좋아해"


이지랄한거임.

갑자기 그 안경잡이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3통은 마치 먹잇감을 포착한 오셀롯 마냥 검은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함.

그리고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

근데 그 3통 오셀롯 새끼는 힘도 약하면서 역시 괜히 3통의 자리에 오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엄청난 두뇌회전을 보이며 주위 애들한테 명령 하더라.


"잡아"


그 강력한 명령 한마디에 생존을 위협받은 토끼들은 그 친구를 포박하는데 성공했음.

그리곤 3통의 주도 하에 본격적인 검문검색이 시작.

구석에 짱박혀있던 그 게이새끼의 가방을 뒤지기 시작함.

그리고는...

털썩!

하고 무언가가 떨어짐


와 시발 옛날 스티커 사진 알지?

그 스티커 사진을 같은 게이인 바가지 머리한 놈이랑 키스하면서 찍은거임.

애미 시벌.

3통은 그 사진을 보자마자 들고 나가서 다른 방에서 역시 몰래 취침한척하며 놀고 있던 다른 반 애들한테까지 가서 전교에 소문이 다 나게 함.

아 물론 그 게이 친구 들은 이미 "치료"당하고 난 뒤였음.


연석아 유빈아 잘 지내냐?

그 날 이후로 너희 둘은 일진들에게 신선한 빵을 공급하는 CJ대한통운이 되어 있었지...

난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은 없다.

다만 "그 분"들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2009년 가을... 신곡이었던 원더걸스의 노바디 장단에 맞춰 학교에서 뒤지게 쳐맞던 너희들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2020년의 봄은 아직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