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을 보면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이미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신적인 존재나, 귀신, SCP 재단이나 초끈이론이 틀리다거나 맞다는 말이 아니라,

위의 존재를 틀리거나 옳다고 설명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과학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단 진화론의 근거처럼 충분히 유의미한 입증이 가능할 경우, 이는 과학적이다)


즉, 위와 같은 영역은 순수한 믿음의 영역이며 따라서 과학자들 중에서

의외로 종교를 믿는 자들이 꽤 있다는 점은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

동시에 창조론적 진화론과 도덕적 보편성을 신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증거로 보는 것이 말도 안되는 소리임을 말한다.


이런 순수한 믿음의 영역은 확실히 창의성과 심리적 안정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과학의 발전이 신의 뜻을 헤아리려는 시도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적어도 서구권에서는), 그리고 종교를 뺀 다른 미스터리에대한

믿음 또한 과학적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과학이 비과학적인 부분에 대해 딱히 공격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을 의견 조율의 재료가 되는 "객관적 사실"로 보는 것과

이렇게 "만들어진 사실"을 통해 단순히 지향을 넘어, 종교재판과 특정 집단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믿음의 영역은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

이 아니다. 현실을 수용하지 못하는 종교는 그들 스스로도 사이비종교라고 부른다.

종교보다 더 종교 같은 사이비 정치집단 또한 존재한다. 적어도 그들과 다름을 주장한다면

스스로 현실과 믿음을 분리하고 그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소수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로만 이루어져야 하는

법을 믿음으로써 만들려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신이 선하다면

자신에 이름을 이용해 누군가의 자유를 빼앗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자신들의 믿음과 다르더라도 성적지향의 다양성과 같은 부분을

개인의 자유로 인정하고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에게

믿음의 부분으로써 자신들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