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되는 한국외교…트럼프측 "죽은 정부와 상대 안해"


박근혜정부의 권위와 리더십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현 한국 정부는 해외 외교채널 가동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의 상황 인식이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와 가까운 공화당의 한 인사는 "최근 한국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트럼프 새 정부 핵심 인물과의 면담을 주선하려 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캠프 인사들의 반응을 압축하면 '한국의 죽은 정부와 상대할 필요가 있는가.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보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최순실 사태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미 정치권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같은 날 "일본이 트럼프 정부와 발 빠른 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고 외교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활동을 견제해 온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거의 매일 이뤄지는 백악관과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중국과 일본 언론의 노골적인 질문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이 샤머니즘과 연관돼 있다는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한국의 정치 상황이 복잡한데 정상적인 외교활동이 가능한가' '사드 배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같은 폄하성 질문이 대부분이다. 한 일본 기자는 "총리 일정이 날마다 신문에 분 단위로 공개되는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지 교민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미국 이민 10년 차인 한인 주부 새라 조 씨(38)는 3일(현지시간)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인이라는 게 늘 자랑스러웠는데 요즘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다"면서 "자녀 학부모 모임에 갔을 때 미국 엄마들이 '최순실'에 대해서 물어올까봐 일찍 자리를 뜨곤 한다"고 말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실리콘밸리 기업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은 아시아계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구글에 다니는 한국인 A씨는 최근 "주위 직장 동료들이 한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온 직원들은 비웃는 듯 물어봐서 괴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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