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구권에서 만든 테스트


본인 테스트 결과

(위) 8 values test

(아래) idrlabs 정치좌표테스트


서구권에서 만든 테스트는 말 그대로 서구, 특히 미국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는 문제점이 있음. 때문에 한국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 드러나는데,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음.


1) 종교에 대한 태도

 미국과 서구권은 종교가 일상생활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남다름. 기독교민주당 등 종교색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정당들이 주류로 진출해 있고, 미국은 아예 청교도 세력들이 건국한 국가임. 이렇다 보니 정치성향에 따라 종교(특히 기독교)에 대한 태도가 달라짐. 극단적으로 말해 기독교에 우호적이면 보수, 비판적이면 진보임. 특별히 국교나 주류 종교가 없고, 젊을수록 무교 비중이 급증하는 철저한 세속국가인 한국인 입장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연관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임.


 2) 민족주의에 대한 태도

 원래 민족주의는 전형적인 우파의 이념임. 자민족의 우수성을 주장하며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외적에 맞서 온 국민이 단결해야 한다며 내부 갈등을 무마하는 등 기득권 유지를 위해 민족주의 논리가 이용되곤 하는 것이 일반적임. 그러나 우리나라는 북한의 존재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특이한 현상을 보임. 좌우를 막론하고 민족주의 논리가 어느정도 베이스로 깔려있지만, 보수보다는 오리려 진보진영에서 평화통일, 외세(미국)배격을 외치는 등 민족주의 색채가 더욱 또렷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임.


3) 국가의 경제 개입에 대한 태도

 한국 경제는 국가주도의 강력한 시장개입을 통해 고속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개발독재) 자유주의라는 개념도 낯설고 그 기반도 몹시 취약함. 보통 보수는 시장 자유를 중시하고 진보는 국가의 시장 개입을 중시하지만, 자유주의 역사가 짧은 한국은 좌우를 막론하고 국가의 시장 개입을 당연시 여김.

(영국 'political compass' 를 기반으로 한겨레에서 조사한 정치성향 설문 결과 / 2010년도.)

보다시피 서구권 테스트 기준으로는 공병호 등 일부 시장주의자를 제외하면 국내 정치인, 지식인들이 죄다 좌파로 분류되는 것을 알 수 있음.


2. 국내에서 만든 테스트



본인 테스트 결과

(위) 중앙일보 테스트

(아래) 동아일보 '극과 극' 테스트


그러면 국내에서 만든 테스트들은 적절한가? 그것도 아님.

정치성향은 크게 사회적인 축 / 경제적인 축으로 나눌 수 있음.

예컨대,

보수 : 동성결혼 반대, 법인세 인하 찬성

진보 : 동성결혼 찬성, 법인세 인하 반대

이런 입장이 보통임.

하지만 동성결혼에 찬성하면서 법인세 인하도 찬성하는 자유주의적 우파도 존재할 수 있고, 동성결혼에 반대하면서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권위주의적 좌파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음. 그렇지만 한국식 테스트에서 사용하는 보수-진보 이분법은 이러한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못함.


(한때 유행했던 '비야르레알의 정치성향테스트')

한국 실정에 적절히 맞추면서도 여러 측면을 고려한 테스트들도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테스트들은 인지도 및 접근성이 낮고 역시 오류도 없진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