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도축장으로 끌려온 쇠들이 도축 기술이 자기네를 죽이기 위해 생겨났다고 판단, 도축업자를 없애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쇠들은 한 자리에 모여서 이 계획을 위해 각자의 뿔을 날카롭게 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오랜 세월 가래를 끌며 일하고 있던 몹시 나이 든 황쇠가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여러분, 당장 그 계획을 철회해 주시오. 적어도 저 도축업자는 예의 바르고 솜씨 있게 우리를 죽이지만, 만약 도축업자가 아니라 서투른 일꾼이 도축을 맡는다면 우리는 죽음의 괴로움을 배로 맛봐야 하오. 왜냐하면 의심할 여지도 없겠지만, 인간들은 도축업자가 없더라도 쇠고기 없이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오'


위 이야기는 전혀 모르는 곳으로 피해가기보단, 지금의 불행을 참고 견디는 게 낫단 교훈을 내포한 이솝 우화로, 현재 여가부는 '그나마' 해당 분야에 관계된 이들로 구성되어 있어 '도축업자'와 같지만, 다른 관공서로 통폐합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서투른 일꾼'이 여가부의 업무를 대신 맡을 수 있음을 알라고 올렸다,이 말이야. 여가부 간판이 사라지더라도 1975년부터 1995년까지 4차례에 걸쳐 선포된 국련 세계여성행동강령에 의거, 여성정책전담 관공서는 존속되어야 함은 물론, 여가부 출신 공무원들의 정년도 엔간해선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거든.


북경행동강령 전략목표와 행동 H.1. : 국가기구와 기타 정부기구를 설립하거나 강화한다.


그러나 공기업, 관공서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지. 공기업화 혹은 민영화란 변수가 있거든.


KT : 체신부(관공서) → 한국통신(공기업) → KT(사기업)

KT&G : 전매청(관공서) → 담배인삼공사(공기업) → KT&G(사기업)

KORAIL : 철도청(관공서) → 한국철도공사(KORAIL, 공기업)

SK이노베이션 : 대한석유공사(유공, 공기업) → SK이노베이션(사기업)


모두 '도살업자'보다 '서투른 일꾼'에게 맡기는, 게 나랏돈이 덜 들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