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시합이냐 누가이긴게 뭐갖 ㅜㅇ요해

하이에크는 그냥 고전 경제학 쪽이라 보면 된다. 현대 경제학에 사실 학문적으로 기여한 건 별로 없음. 다만 시장의 자기조정 기능을 믿고 가만히 내버려두라는 이념적 호소가 80년대에 대처를 위시해서 상당히 먹혀들어갔던 건 사실이고 그러한 정치철학적 기여로 노벨경제학상도 받은 거라 보면 됨.

애당초 시카고 학파는 어떤 경향은 있을지언정 그 내부적으로도 워낙 뛰어난 브레인들이 많아서 엄밀한 의미에서 통일된 학파를 이루진 못함. 사실 하이에크도 그렇고 프리드먼, 이후 로버트 루카스 등등도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견해 차이가 상당히 다름. 사실 이 시기 쯤 가면 시카고 학파는 거의 비주류들의 올스타전 비스므리한 상황이었는데 이 시기에 프리드먼을 위시해서 상당부분 케인지언들을 공격했던 건 맞음. 물론 하이에크와는 다르게 프리드먼, 루카스 등은 어디까지나 케인지언 중심의 주류 경제학을 기반으로 둔 사람이고 그래서 현대 경제학에서 상당한 기여를 한 건 사실. 보면 이 시기에는 시카고학파는 어디까지나 소수정예로 활약을 한 거고 그 이외에 대개 하버드라던가 여타 등지 대개의 강단에서는 여전히 케인지언들이 강세였음.

그리고 케인지언과 소위 시카고 학파 간의 대립은 딴 게 아니라 미세조정에 대한 견해 차이라고 보면 됨. 보다 엄밀히 말하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견해 차인데 이걸 그냥 뭉뚱그려서 정부의 경제 개입이라고 해버리니까 여러가지 혼란이 심한 거. 케인지언도 당연히 시장주의에 기반해 있는 입장이고 시장의 가격조정 기능 자체를 정부가 억지로 방해하는 걸 별로 좋게 보지 않음. 사실 2차 세계대전 이후야 정부 부문이 워낙 강대하고 비대한 관료조직이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려 했으니 이걸 당시에 재정정책 위주였던 케인지언 정책들에 엎혀간 것 뿐이고, 케인지언들도 당연히 그러한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상황을 좋게 평가하진 않음. 보통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규제완화, 복지 축소 기타 등등도 마찬가지의 시장주의 맥락에서 나온 거지 이게 딱히 케인지언 대 시카고 학파의 학파적 논쟁에서 나온 개념이 아님.

사실 미세조정만 가지고 보자면 정부가 통화, 재정 정책의 재량권 자체를 박탈하라는 게 시카고 쪽 주장인데 사실 현실적으로 정부 권력이 그 말을 들을 리도 없고, 그조차도 직관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장인지라 쉽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음. 그래서 소위 신자유주의 시대를 풍미한 연준 의장이 재량적 통화정책으로 유명한 그린스펀인거고 쭉 재량적 정책, 미세조정이 여전히 이루어진 거.

참고로 말하면 그냥 흔히 생각하는 수요만 있으면 저절로 공급이 느니까 열심히 뻥튀기만 하면 저절로 경제 살아난다는 쪽은 그냥 기반 이론도 없는 사이비 경제학이지 케인지언 견해랑 상관 없으니까 오해하지 말 것.  소득지출분석 시절에도 지출만 뻥튀기한다고 소득 자체가 늘어난다는 개념은 나온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