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탄약창 근무할 때 

탄약창이 산으로 둘러쌓여있었고 산 능선에 따라서 철책이랑 초소가 있었음

탄약창 철책이랑 철책에 연결된 CCTV 배선 공사중이였는데

공사인부들이 담배피고 그냥 버린건지 아니면 합선때문에 난건지는 몰라도 불이 좀 크게 났었음

그 때 경비중대랑 탄약중대, 본부중대 전 병력이 모두 집결해서 달려갔는데

삽이랑 소화기랑 곡괭이, 소방호스 들고 뛰어갔지

주변에 있던 119 소방차랑 구급차도 전부 다 오고

(시 119는 물론 근처 시의 119도 달려옴)

산림청이랑 119 헬기도 오고 

본부중대에 있던 소방차랑 본부중대원들도 소방복 입고 오더라

탄약창에서 불났다고 하니까 탄약창이 있는 시의 시장도 달려오데

이게 그럴수밖에 없던게 

탄약창은 근처 사단에서 평시에 쓸 탄약들 보관하는 곳이고

전시탄약도 비축해뒀는데

불에 붙으면 진짜 큰일나니까

탄알부터 수류탄, 포탄, 크레모아 등등 다 저장하는 곳인데

불에 붙으면 대폭팔은 피할수 없는 거라서

어쨌든 나도 그 때 전투복에 방탄만 쓰고 소화기 타고 계단타고 올라갔는데

나무 4~5개는 타고 있더라고 

나랑 같이 올라온 탄약창 선후임 동기들이랑 물 뿌리고 소화기 뿌리고 샆으로 재 떨어지면 덮고 곡괭이로 불에 탄 나뭇잎들 걷어내면서 물 뿌리고

그렇게 1시간이였나 불이 완전히 꺼짐

솔직히 소방헬기 두 대 (산림청, 119) 없었으면 큰일났을거다. 

바로 앞 하천에서 하강해서 물 퍼가지고 다시 산위에 올라와소 뿌리더라고

티비에서 봤을때는 이게 그냥 분무기로 흩뿌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직접 아래에서 맞아보니까 비오는거 같더라 

그래서 불 끄고 내려와서 좆될뻔했는데 안됐노 하면서 동기들이랑 웃으면서 대기하다가 막사에 복귀함

간부들은 전부 진지한 표정이였지만 우리는 불 꺼서 신나있었노

벌써 2년전 일이네 

요즘 산불나서 장병들까지 투입됐다는데 

다들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