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의 민족자결주의 뽕을 너무 심하게 받았다..

물론 일본은 나름대로의 민족주의 뽕을 주입시켰지만


유럽과 미국이 민족자결주의 뽕을 못받은 이유는 걔네가 엄청나게 자유로운 사상을 가져서가 아니라, 애초에 이건 정치적인 목적으로밖에는 쓰일 수밖에 없는 주장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임.


게다가 유럽과 미국 측에서는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눈엣가시에 가까웠지. 이미 자신들은 자칭 ‘민주주의’ 아래에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고, 식민지 정책을 내세우는 유럽 입장에서는 더더욱 좋게 보였을리가.


결국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패전국의 식민지였던 발칸이나 아프리카, 가끔 태평양의 섬 일부 등을 민족자결주의 입장 아래에 독립시키고 그것을 통해 패전국을 견제하거나, 자신들의 실질적인 식민지로 만들었는데


아시아는 그렇지 않았단 말이지. 일본의 제국주의 아래에 합병당한 한국, 침략당하기 시작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통한 국민 통합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였겠지. 게다가 뭐 민주주의를 어느시점 동안 시행해본 것도 아니었고 말이야. 


근데 마침 이때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선포되고 이것은 아시아 계열의 국가들에게는 한줄기의 빛이였지. 서방 세력에서 자신들의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것만 같고 일본에 대한 저항을 통합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잖아. 


‘민족’


하지만 이미 전에도 말했듯이, 윌슨이나 일부 지지자를 비롯한 세력은 진짜로 이상적인 인물이었지만, 막상 자국이나 유럽은 탐탁치 않아했지. 이후 윌슨이 의회의 반대를 심각하게 받고,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전체를 돌다가 반병신이 되어버리지. 애초에 당시 세계의 주도권을 잡은 유럽이나 미국의 입장과 민족자결주의는 자신들과 반대되는 입장이니 정치적으로만 사용하고 빠르게 버린거지. 국민통합에는 쓸모 있을 수 있겠으나, 저 입장을 그대로 취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자국의 식민지들은 독립하고 엄청난 혼란를 불러오게 뻔했으니깐 말이야.


하지만 아시아는 사실상 피지배적 입장이므로, 이것이 잘먹혀들어간거고. 와중에 일본은 유일하게 지배자적 입장이었던거지. 차라리 삼국 모두가 피지배적 입장에 위치했더라면 오늘날의 상황은 많리 약화되었을지도 모르겠네. 일본은 민족자결주의는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신민 교육 등을 통한 당시 민족주의의 심화는 세계를 통틀어 최고수준이지. 


이후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세 나라는 서로 간의 반목이 심해졌고, 이 와중 이념 문제가 불타고 있던 삼국의 반목에 휘발유처럼 끼얹여졌지. 이후 일종의 국민통합에 각각 반공산주의, 반자본주의가 일시적으로 민족주의를 대신했지. 하지만 사라진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고조되는 이념문제에 덤으로 성장했지.


이념문제(주된 사상) + 민족주의(덤으로 들어온 것) 

= 국민통합


이후 냉전이 끝나게 되지만, 삼국의 반목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지. 북한의 문제와 일본의 과거사, 댜오위다오와 독도와 같이 영토 문제 등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였고, 자신이 맞네 너가 틀리네 이런 과정을 많이 겪으면서 반목이 오히려 심화되지. 게다가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경제전쟁, 총성 없는 전쟁이 심화되면서 삼국 간의 경쟁은 심해졌고 말이야.


이 과정에서 국민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느낀 삼국은

이념문제 아래에 가려지고 있었던 민족주의를 내세운거지. 결국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한국은 좌우 공통적으로 민족의 문제를, 그리고 일본의 우경화까지 

(물론 일본도 좌우 가리지 않고 민족 찾는 건 똑같다. 그저 정책만 다르고, 우파쪽이 입장이 비교적 강해진 것일 뿐.)


결국 동아시아 내에

그 누구도 민족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어.


하지만 조심해야 할 거야. 동유럽과 아프리카와 같은 인종 청소나 인종전쟁이 지금까지 한번도 벌어지지 않은 이유는 그저 국경선이 실질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고, 미국과 소련, 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짜여진 각 팀의 협동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 밖에는 없으니깐.


동아시아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