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대감!"


강명수가 달려오면서 외쳤다.


"형정원의장 김한래가 사병을 동원하여 형정원을 둘러싸고 포진했습니다. 이미 형정원 건물은 물론 그 주변 거리까지 요새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래?"


홍지아가 눈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병력은 몇이나 되던가?"


"1천 명에 육박합니다."


"김한래 이자가 끝까지 사법권을 넘기지 않으시겠다?"


홍지아가 코웃음치고 손가락을 뻗으면서 지시했다.


"공격하라."



...(작업중이라서 중략)...



병사들의 두개골 조각으로 칠갑이 된 홍지아 사병의 전차들이 시체를 짓밟으면서 형정원 건물 앞으로 밀어닥쳤다. 그리고 주포를 돌려 법정 건물을 향해 방포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법정 앞쪽이 산산이 부서져 내리고 곳곳에서 폭음이 터졌다. 한쪽 벽이 주저앉아 내리는 모습을 보고 김한래가 급히 일어나면서 소리쳤다.


"홍지아 이 미친 여자가 감히 대법정에 전차포를 쏴!"


형정원의관들이 웅성거렸다.


"전하, 사병들의 방어선이 다 무너져 버린 모양입니다."


이어서 전차들이 캐터필러로 형정원 담장을 짓이겨 버리면서 밀고 들어왔다. 홍지아가 검을 쥐고 뚜벅뚜벅 사병들을 이끌며 전차 뒤로 걸었다. 이미 형정원의 경비대와 김한래의 사병들은 모두 전멸했고, 홍지아의 사병 1만 7천 명이 사병 소속의 전차 35대와 야전포 150문으로 형정원 법정 건물을 겨누고 있었다.


충분한 탄약과 함께 돌격소총에 최신 방탄복과 고어택스 전투화로 무장한, 대한제국 정규군보다도 비교할 나위 없이 완벽한 무장을 한 홍지아의 사병들, 그 앞에 맞설 방도는 애시당초부터 없었다.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김한래의 사병 일천으로 막아낼 수 있으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마저 무너져 내렸다.


홍지아가 칼을 겨누면서 소리쳤다.


"쳐라!"


사병들이 대한제국 정규군들의 착검돌격보다도 압도적으로 완벽한 자세로 착검돌격을 시작했다. 하급 법관들과 포졸들이 권총과 삼단봉으로 절망적으로 맞서 싸웠지만 단 한 명의 사병도 죽이지 못했고 순식간에 형정원 전체에 시체가 질펀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시체들은 모두 포졸복과 법관복을 입고 있었으며, 홍지아의 사병들이 형정원의 대법정 재판실로 밀어닥쳤다. 아무도 없고 불까지 꺼진 재판실의 최고 상석에 위엄있게 법관복을 입고 정좌한 김한래가 늙은 목소리로 포효했다.


"네 이놈들! 네놈들이 지금 범하는 곳이 어디인지 아느냐!"


사병들을 헤치고 나타난 홍지아가 검을 겨누며 대답했다.


"당연하지요, 전하. 이 나라의 사법권을 쥐고 있는 장소가 아닙니까."


"황제 폐하를 시역하였던 것인가?"


"거두절미하고 용건만 말하지요."


홍지아가 위로 올라와서,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에 검을 겨눴다.


"오늘부로 대한제국의 모든 사법은 형조(=법무부)에서 관할할 것입니다. 형정원에서는 형조가 내려보낸 판결문만 읽으면 될 것이고, 직접 양형의 크기를 조율하거나 수사를 할 권한은 모두 조정에서 가져갈 것입니다."


"감히 과인을 겁박하는 것인가?"


"겁박이 아니라 명령을 하는 것입니다."


홍지아가 빙긋 웃었다.


"나는 당신에게서 알겠다는 대답을 받으러 온 것이고."


"내가 싫다고 하면, 나를 죽일 것인가?"


그러자 홍지아가 손짓했다. 홍지아의 사병들이 백성 10명을 끌고 나타나더니, 법정 바닥에 무릎꿇려 놓고 김한래가 보는 앞에서 모조리 총살해버렸다. 홍지아가 빙긋 웃었다.


"앞으로 1분에 10명씩 총살합니다. 알겠다고 대답하시기 전까지."


김한래가 이를 악물고 홍지아를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홍지아, 네 이년! 네가 감히 이 나라를 손에 넣겠다는 것인가? 감히 고조태황제께서 칭제하시고 일으킨 이 대제국을 사유화하겠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홍지아가 빙긋 웃었다.


"이제 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