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우디 빈살만의 개혁을 근거로 두는 것 같더라고. 물론 수십년간 와하비즘을 유지했던 사우디가 이슬람 율법을 완화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음.


근데 내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사우디는 결코 아랍을 선두하는 리더가 아님. 많은 사람들이 최근 부상하는 사우디를 보며 사우디를 아랍의 대표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있음.

물론 어떤 면에서는 사우디가 아랍의 대표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슬람 최대 중심지인 메카가 있으며, 아랍권 중 유일하게 G20에 가입한 국가니까.


근데 중요한건, 사우디는 최근에 부상한 국가이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아랍의 주요국이 아니었음. 70-80년대에는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등 세속주의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선 국가들이 오히려 아랍을 주도했음. 


그 예시로 아랍 연합 공화국은 이집트를 중심으로 시리아가 가맹한 형태였고, 이후 비슷한 체제에 리비아가 찍먹하기도 했음.

또한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치른 4차례 주요 전쟁도 이집트, 시리아 등의 주도 하에 이뤄졌음. 당장 아랍연맹 본부가 이집트에 있고, 무엇보다 현대 아랍의 국부라고 평가받는 가말 압델 나세르는 이집트인임.


이러한 이유로 아랍권의 동향을 살펴보려면, 이집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게 맞음. 사우디도 중요하지만, 이집트는 예로부터 아랍의 중심이었음.


또한 아랍이 진짜 개혁이 되고있는지 확인하려면 국민들의 여론부터 살펴봐야함.

그러나 걸프 왕정 국가들의 여론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살펴보기가 매우 어려움.


2011년에 벌어졌던 아랍의 봄. 여기서 사우디, 바레인에서 벌어졌던 시위는 빠르게 진압됐고,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에서는 시위가 일어나지도 않았음.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이 나라의 국민들이 정치적인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심하게 제한되어 있다는것임.

따라서 걸프 왕정 국가의 확실한 여론을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없다고 봐야함. 


따라서 아랍권 국민들의 여론을 살펴보기 위해선, 아랍의 봄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 튀니지, 알제리) 등의 사례를 살펴봐야함.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튀니지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집트에는 원리주의 정권이 들어섰고, 시리아와 리비아는 내전이 발발해 파국으로 치달음.


이것은 즉 이 나라의 국민들이 세속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있다는뜻임. 물론 엄격한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서구화를 추구하고자하는 '젊은이'들은 많음.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치는 '젊은이'들이 하는게 아닌 '젊은이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하게됨.

따라서 이집트는 젊은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무르시가 정권을 잡았지만, 그는 젊은이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집트를 원리주의 국가로 만드려고했고, 이러한 행보로 인해 결국에는 군부가 다시들어서게됨.


리비아나 시리아의 젊은이들도 서구화를 추구할 수 있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에겐 종파 간 갈등이라는 생명이 걸린 문제가 턱 앞에 있음. 이걸 없애라면 정교 분리 및 평등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알아야되는데, 그들은 그 개념까지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음. 그리고는 결국 어설픈 시위/독재자 축출이 참혹한 내전을 불러일으켰지.


그렇다면 사우디와 같은 걸프 왕정 국가가 위로부터의 개혁을 실시한다한들,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게될까? 오히려 왕정에 반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음. 


제일 중요한건 결국 국민이 스스로 깨닫는것임. 아랍권의 국민들이 진정한 정교분리와 민주주의가 뭔지 알아채야함. 정부가 '이렇게 해라'라고 지시해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고, 마르틴 루터같은 사람이 나와서 시민 대 시민으로 직접 전파해야지만 이루어질 수 있음. 그래야 아랍은 비로소 완벽한 세속화를 이뤄낼 수 있음.


세줄요약

1) 사우디의 사례가 아랍 전체를 대변할 수 없음

2) 국민 스스로 깨달아야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짐

3) 근데 아랍은 아직도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도가 낮고, 일부는 부족중심적인 인식도 버리지 못해서 갈길이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