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수십년간 한국 보수의 주 기치는 반공이었는데, 이게 서서히 약해지고, 새로운 어젠다를 찾아야 하는데, 그걸 대체할 다른 보수세력은 시장보수에 가깝고(당장 따지고 보면 권성동이나 장제원 같은 사람들도 반공보수보다는 시장보수에 가까운 사람이고), 이들은 지나치게 긴축에만 집중해서 민심을 못잡는다


코로나 시기에도 재정투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 근거를 초고령사회 진입을 위한 대비로 들고 있는데, 수십년동안 오로지 긴축만 해야 한다는 사람들을 누가 지지하겠느냐 이런 이야기인 듯. 근데 또 사실 재정투입에 어느정도 우호적인 시장보수들은 지금 정치구도 하에서는 민주당으로 갈 여지도 있다보니(김동연이라던가) 어려운 문제라고는 하더라.


그나마 이준석이 보수의 가치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내는 몇 안되는 정치인이라는 것은 높게 평가하지만, 경험이 부족해서 아이디어에 세련미가 부족하고 약간 거친 언사로 인해서(한동훈이 윤석열 측근에 가까움에도 중도층 이미지가 이준석보다 좋은 이유가 말을 세련되게 잘한다라는 것이 이유니) 지지층을 폭넓게 아우르지 못하는 것(다시 말해 이준석은 리더보다는 사냥개가 알맞는 스타일인데 어쩌다 보니 계속 리더로써의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이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하는 듯.


그러면서 앞으로 보수가 나아갈 길은 '기계적 공정'이라고 말하더라. 우리나라에서 보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친재벌, 친기업'이라는 이미지인데 이걸 어느정도 불식하기 위해 오히려 고용노동법이라던가 공정거래법, 산재법 이런건 어느정도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하더라. 물론 기계적 공정도 놓고 보면 결국엔 재벌에 유리한 논리긴 한데 최소한 '우리는 재벌/기업한테 너희들을 지원해주는 대신에 줄건 줘라라고 요구한다'라는 명분이라도 쌓아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