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D5-diswNSs?si=tj2JnimTPKRXOf1H


게를 뜯는다 빨간 껍데기 속

먹을 건 없지만 멀건 국물에 남은 건 게 다리

씹는다 앙상하게 구부린 틈새로

스며들어간 비린 육수가 흘러나올 때까지

껍질을 뱉어가며 게걸스레 먹는 모습

건너편에서 따갑게 눈총을 쏘고

손수건을 찾아봐도 이미 끈적해진 손톱

이제 와서 그만둘 수도 없어

엎치락뒤치락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날 위로 하는 건 때깔 좋은 게뿐이구나

하나 남은 껍데기에 건질 것 하나 없는

내 인생은 참 게 같구나

그 옛날 차마 버리지 못한

닭갈비를 뜯는 조조의 기분으로

내 인생을 한 입씩 뜯어본다 천천히

발라 먹을 게 남아있나 껍질을 붙잡고

엎치락뒤치락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날 위로 하는 건 때깔 좋은 게뿐이구나

달랑 남은 껍데기에 작은 낙 하나 없는

내 인생은 참 게 같구나

그 옛날 차마 버리지 못한

닭갈비를 뜯는 조조의 기분으로

내 인생을 한 입씩 뜯어본다 천천히

발라 먹을게 남아있나 껍질을 붙잡고

발라 먹을게 남아있나 껍질을 붙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