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은 떨어지며, 자본이 특출나지도 않았다.

눈에 띄는 회사도 아니었으며, 운영하는 게임은 소울워커 하나 뿐.


"소울워커"라는 게임을 반드시 흥행시켜 보이겠다.

그 회사가 가진 이상은 너무나도 멀고 희미했지만, 그럼에도 밝게 빛났다.


터무니없는 이상이었지만, 이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마치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모두가 그 터무니없는 이상에 희망을 안고 한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유저들을 잃게 되었을 때, 

나는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부탁입니다 준희씨, 당신의 운영을 믿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희는 준희씨를 따를 테니, 준희씨가 믿어온 정의를 잊지 마세요"





나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라이언이라는 회사가 휘청이는 지금, 정의는 대체 어떤 것인지...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틀린지...

그저 나에게 따스한 말을 건내주던 유저를 향해 웃으며 공지로 말할 뿐이었다.




"정의가 뭔지 모르시겠다고요?"

"너무 쓸데없이 고민하시는 것 아닙니까?"


"회사에 이익이 되는 쪽이 정의입니다."

"아주 간단한 거에요"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정의가 아닌 독선이었지만,

나는 그의 말대로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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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세요, PD님"

"설령 다른 유저들 전부가 적이 된다고 해도, 저희는 PD님의 정의를 따르겠습니다"


나의 눈앞에서 유저들이 떠나갈 때,

나는 남은 소붕이들의 손을 잡고 눈물흘렸다.


그것이 유일한 구원이었다.


-------------------(노이즈) -------------------





"이 게임과의 전쟁이다."

"...미안합니다. PD님도 힘든 건 알지만 저는 더이상 버틸 힘도, 능력도 없습니다."


분노한 유저들이 라이언을 공격하고 있었고.

나는 쓸만한 총알받이밖에 되지 않았다.


"이 좆같은 게임 다시는 안한다"

"이 회사는 미래가 없다"



"괜찮아요? 상처받지 않았어요?"

"또 유저가 폐사했구나..."


"PD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소울워커를 버린 스마게의 잘못, 그리고 돈을 제때 바치지 못한 저희들의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PD님 잘못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돌아온 유저들은, 계속 나의 곁에 남아주었다.


나의 눈앞에서 유저들이 죽어갈 때, 유저들은 함께 슬퍼해 주었다.

그것이 유일한 의지였다.



-------------------(노이즈) -------------------





"정말로 이런 패키지를 낼 생각인가"

"나도 지금 회사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이런 패키지로 자금을 충당하자는 것도 이해해."


"하지만... 미안하다. 난 아직 만들어야 할 게임이 있어."


"소울워커 PD는 그만두었지만 소울워커를 버리진 않겠다. 그저 멀리서 응원하고 있겠다."



어떻게든 게임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독주머니를 출시했다.

게임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째서인지 커다란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하는 일이야말로 정의라고, 정의를 위해서 싸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하는 이 운영이야말로 정의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노이즈) -------------------




"아니 씨발 더이상 못참겠네"



하지만 유저들은 잡았던 나의 손을 내쳤다.



어째서 좆같다는 거야?

나는 게임을 위해서 일하고 있어.


내가 하려는 일이야말로 정의야.

모든 것은 바뀌어야만 해.



"그 정의를 위해서 이딴 패키지를 내야 한다면..."

"난 걍 접을래..."


남은 유저들도 눈물 흘리며 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는. 더이상 말 할수 없었다.


그렇다면 정의는 뭐지?

난 무엇을 위해서 일해온 거지?


의문에 잠겼지만. 이미 대답해 줄 사람은 내 곁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답을 얻은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독주머니를 출시한 뒤 수직상승하는 수익 그래프.


소피나. 답을 알고 있는 "상자"가 나에게 답을 알려주었습니다.


더 높은 수익이 있어야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자. 마지막 제안입니다.


저와 같이 게임을 위해 힘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