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신장개업한 남녀혼욕탕&찜질방이 있음

시간배경도 1달 뒤인 5월 셋째 금요일이었음

백수인 나는 기분 좋게 쉬다가려고 거기 들어갔는데.

욕탕에서 찜질방 옷을 입은 채

쭈그려 앉아있는 사람을 봤음.


수위 좀 높은 냉탕 물속에서.


뭐라는 사람이지?

아니 애초에 숨 안막히나?

물속에서는 그사람이 보이고 물 밖에서 보면 보이지 않았음

바로 직감적으로 느꼈음.

저거 귀신이다.

그것도 물귀신

그게 똑똑히 보였기 때문인지 그 냉탕에는 사람들 근처도 안가고 있었고

저 뒤에 온탕에 참새들마냥 모여서 수근수근대고 있었음.

일부 여자들은 울부짖으면서 뛰쳐나가기도 했음.

조금 뒤에 사장이 직접 찜질방복 입고 나타나서 확인해보더니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나옴

자기도 똑똑히 보이나봄ㅋㅋ

그런게 나오는데서 목욕을 어떻게 해 뭔 해코지를 당하려곸ㅋㅋㄱ

근데 더 웃기는건 갑자기 손님 존나들어오는거임

귀신이 진짜 나오는 목욕탕이라니 존나 환장하면서ㅋㅋㅋㄱ

목욕은 커녕 샤워도 안하고 살 거 같은 쉽덕들이 싫다며 발버둥치는 멸치 몇놈 붙잡고 기어들어가기도 하고

몇시간의 소란 끝에 사장이 향에 불 피우고 쬐끄만한 비석을 냉탕 모서리에 세워두고 큰절 몇번 하더라.

나도 목례정도 하고 나왔음


기억을 되짚어보면서 거기서 마주친사람들 생각나는대로 쓰는데

전라도 출신 대학교 여동기(얘랑은 손인사도 했음)

같은 학번인 존예 누나(서로 못본척 지나감)

군대에서 나한테 개잘해주셨던 작전과장(대화 좀 했음)

수영장에서 몇번 만났던 어린이들(아조씨 저 냉탕에 귀신나오는거 알아요?)


문 밖에 주차장 가서 꿈에서 깼음.

꿈인지도 몰랏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