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5. 다시 한번,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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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죠셉이 일행과 함께 항구로 걸어가며 말했다.


“어제 재단이 의뢰한 배가 이미 항구에 도착해 있을 게야.”


그때, 폴나레프가 나타나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압둘이 물었다.


“뭔가? 아직 볼일이 있나?”


폴나레프가 답했다.


“아직 DIO의 주박을 풀어준 데에 대한 보답을 하지 않았지”


“그런건 내가 아닌 죠죠에게 해라.”


“필요 없어.”


그 말에 폴나레프는 깊게 생각하다 죠셉을 바라보았다.


“용건은 한 가지 더. 무슈 죠스타. 한 가지 매우 기묘한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기묘한 질문?”


“프라이버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무슈는 식사 중에도 장갑을 벗지 않으시던데 설마 ‘왼손’이 ‘오른손’인 것은 아니겠지요?”


“왼손이 오른손? 확실이 기묘한 질문이로군 대체 무슨 말인가?”


죠셉의 질문에 폴나레프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여동생을 죽인 자를 찾고 있습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그 놈은 양쪽 모두 오른손이지요.”


그 말에 죠셉은 왼손의 장갑을 벗어 의수를 보여주었다.


“50년 전의 싸움에서 얻은 명예로운 훈장일세.”


그걸 본 폴나레프는 고개를 숙였다.


“실례를 범했군요. 용서하십시오.”


“괜찮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나?”


폴나레프는 뒤돌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투 하나하나에 분노와 슬픔에 뒤섞여 파도처럼 몰아치고 있었다.


“벌써 3년이 지났군요. 제 여동생은… 어느 비 오는 날 하굣길을 친구와 단 둘이 걷고 있었습니다. 고향… 프랑스의 시골길이었지요. 길 한쪽에 한 남자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비가 오는데 그자의 주위에는 투명한 막이라도 쓰인 것처럼 비가 돔 형태로 피해가고 있었다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친구의 가슴이 칼에라도 베인 것처럼 갈라지고, 뒤이어 여동생이 치욕을 당한 뒤 살해됐습니다. 그자의 목적은 그것 뿐이었지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친구는… 남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양손이 모두 오른손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아무도 그런 증언은 믿지 않았지만, 나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때까지 남들에게 감추었던 ‘능력’과 같은 것을 그자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봐도 스탠드 유저로군!!”


죠셉의 말에 폴나레프는 격노한 듯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내 스탠드가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노라고!! 여동생의 영혼은 그놈을 죽음으로 벌하기 전에는 존엄과 안식을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1년 전, 나는 DIO를 만났지요.”


그날, 어두운 방에서 왼쪽 어깨에 매를 올려놓은 DIO가 왼손에서 뻗어 나온 보라색 가시나무를 감은 채로 수정구를 만졌다. 수정구에는 양손이 모두 오른손인 남자가 보였다.


“수… 수정구에 영상이! 저기 비친 것은!”


“’비전’이다. 내 마음이 아니라… 네 ‘마음’이… 나의 능력을 통해 염사되고 있는 것이지. 어떤가, 어디 한번 내 친구가 되어보지 않겠나? 나는 너 같은 능력을 가진 자를 찾아 연구하고 있다… ‘스탠드’라 이름을 붙였다만… 너는 빈민을 품고 있다… 괴로움을 안고 있다. 내 벗이 된다면 분명 마음속에서 이를 떼어낼 수 있을테지. 수정에 비친 비전이 너의 괴로운 아닌가? 힘을 빌려주마… 나에게도 괴로움이 있다. 태양빛 아래로는 나갈 수 없는 몸. 그러니 내게도 힘을 빌려다오. 이자를 찾아 주겠다.”


그 즉시 DIO의 머리카락 끝이 침이 되어 폴나레프에게 달려들었다. 폴나레프는 비명을 질렀다.


“그렇게 너희를 죽이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것이 옳다고 믿었지…”


압둘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욱신의 싹 탓이기도 하겠지만, 놈은 정말 마음의 틈을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하군.”


카쿄인도 말했다.


“으음… 하지만 저 이야기로 추측컨대 아무래도 DIO는 양손이 모두 오른손이라는 그 남자를 찾아내 동료로 삼았겠군요.”


그리고, 폴나레프가 선언했다.


“나는 당신들과 함께 이집트로 가기로 했습니다. DIO를 찾다보면 분명 여동생의 원수와 만날 수 있겠지요!”


모두가 그 선언을 받아들였다.


“모두 잘 부탁해!”


죠타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거야 원…”


그의 말은 누군가에 의해 끊겼다.


“저기요!”


관광객 여자 두 명이 죠타로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부탁과는 별개로 다른 마음도 있었지만.


‘멋있다♡ 뭔가 건수라도 만들어 놔야지♡’


죠타로는 정말로 화가 나 소리쳤다.


“시끄러워! 다른데 가서 알아봐!!”


그때, 폴나레프가 나서서 말했다.


“자자, 아가씨들. 사진이라면 제가 찍어드리죠. 당신은 다리가 예쁘니 전신을 다 넣어야 겠네요.”


폴나레프는 다리만 찍고 싶은 심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말했다.


“셔터가 열리듯 당신의 마음도 열고 싶군요~”


폴나레프의 작업을 보며 압둘이 한숨을 쉬었다.


“어쩐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군요.”


카쿄인도 뒤이어 말했다.


“기분전환이 빠른데요.”


죠셉도 거들었다.


“그렇다기 보단 머리와 하반신이 따로 노는 것 아닌가?”


죠타로는 한숨을 쉬었다.


“이거야 원… 이군.”


그때, 시저와 안나가 나타났다.


“죠죠, 배가 준비됐어.”


“오, 그럼 가자고!”


곧이어 일행은 배 앞에 도착했다. 하얀 선체에 세개의 돛이 달린 아름다운 배였다.


“너희들 외에는 승무원뿐이고 다른 승객은 없지. 어때, 멋진 배 아닌가?”


“이제 곧 출발할 겁니다!”


선원이 소리치자 일행은 배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배에 오르는 죠셉이 시저에게 말했다.


“시저, 배 고마워. 나 대신 수지Q에게 안부 전해주고.”


시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갔다 와.”


배가 항구에서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시저는 배를 바라보았다. 배가 정말 작아질 때쯤, 시저가 말했다.


“그럼 앤, 우리도 돌아가…”


그런데, 안나가 보이지 않았다.


“앤? 안나? 어디있니?”


그리고, 시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고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안나아아아아아아!!”


그 시각, 죠셉은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홍콩에서 싱가포르까지 꼬박 사흘은 바다 위에 있어야겠군. 뭐… 느긋하게 기운이라도 회복하세나. 그런데 너희들… 그 교복 좀 어떻게 안 되겠냐?”


죠셉은 교복 차림으로 갑판에 나와있는 카쿄인과 죠타로를 지적했다. 카쿄인이 말했다.


“저희는 학생이니… 학생답게 행동해야지요.”


본인이 말해놓고도 조금 억지스러웠는지 카쿄인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거 놔, 놓으라니깐. 빌어먹을, 놓지 못해!”


선원이 한 아이를 잡고 있었다.


“조용히 못해! 이 뻔뻔한 꼬맹이 같으니라고!”


죠셉이 말했다.


“이봐, 어떻게 된 건가?! 우리 말고 다른 승객은 태우지 않기로 했잖은가!”


“죄송합니다… 밀항이에요. 이 여자애가. 아래쪽 선창에 숨어 있었지 뭡니까.”


“여자애?”


죠셉은 의문을 표하며 그 아이를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죠셉의 표정이 경악으로 변했다. 그 멜빵바지를 입고있는 소녀는… 죠셉이 너무나도 잘 아는 아이였다.


“안나아아아아아?!!”


배에 밀항한 소녀는 시저의 손녀, 안나 체펠리였다. 그녀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다른 이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천하의 죠타로 조차도 말문이 막혀 중얼거렸다.


“이거야 원… 이군.”


그때,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 그 바람에 안나의 목덜미를 붙잡고 있던 선원이 중심을 잃고 안나를 놓쳤고, 안나는 그대로 바다에 떨어졌다.


“우오옷!! 떠… 떨어졌어!”


폴나래프가 소리쳤다. 죠셉과 카쿄인도 달려와 안나를 찾았다. 그런데…


“흥! 망할 선원 자식. 홍콩에 돌아가서 영감한테 다 이를거야!”


안나는 놀랍게도… 물 위에서 걷고 있었다! 물은 그녀의 허벅지 정도만 잠긴 채 다리를 중심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파문! 파문이다! 앤도 파문의 재능을 가진 건가?!”


죠셉이 소리쳤다. 카쿄인이나 폴나래프도 놀라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선원이 소리쳤다.


“위… 위험해요. 이 근방은 상어가 모여드는 해역이라고요!”


그 소리에 죠셉이 다급히 외쳤다.


“안나! 돌아와라!”


폴나래프도 소리쳤다.


“돌아와! 위험해! 상어가 나타났다!”


그 소리에 안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상어의 지느러미가 수면에 드러난 채 안나를 항해 다가오자 안나는 놀라 호흡을 흐트러뜨리며 물에 빠졌다.


‘크… 큰일이다! 앤의 파문으로는 상어에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없어! 구해야 해!’


상어가 안나의 눈 앞까지 다가온 순간…


“오라오라오라!!”


스타 플래티나가 상어를 하늘로 날려 버렸다. 스탠드를 보지 못하는 안나는 상어가 혼자 날아간 것처럼 보였지만. 하늘 높이 날아간 상어가 수면에 다시 처박히자 물에 뛰어든 죠타로가 안나를 붙잡았다.


“이거야 원… 망할 꼬맹이.”


죠타로가 안나의 멜빵 끈부분을 잡고 끌자 안나가 화를 냈다.


“어디를 만지는 거야!”


안나가 죠타로의 뺨을 때리려 하자 죠타로는 팔로 가볍게 막고는 모자챙을 푹 눌렀다.


“이거야 원… 이군.”


죠타로는 이번에는 안나의 팔을 잡고 배를 향해 헤엄쳤다. 그때, 수면에 기절한 상어에게서 피가 튀더니 이상한 괴생명체가 죠타로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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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폴나레프(Jean Pierre Polnareff)

출생 - 1965년 12월 3일 프랑스 누벨아키텐(보르도 인근)

신장 - 185cm(머리카락 포함 시 193cm), 체중 - 88kg, 혈액형 - AB형

별자리- 사수자리

스탠드 - 실버 채리엇

취미- 스포츠라면 모두, 하지만 특히 축구와 펜싱

좋아하는 영화- 꼴지 야구단

좋아하는 색- 황금색

좋아하는 여자 타입-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기타 - 기본적으로 유쾌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나 여동생의 죽음에 대한 원수를 갚겠다는 목적 탓에 여동생 이야기만 나오면 항상 날이 서 있다. 검술에 대한 자부심은 그야말로 최강으로 한때 프랑스 펜싱 유망주 출신이던 검술의 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