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21. 스트렝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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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이 쓰러지자 배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안나가 소리쳤다.


“이 배가… 흐물거려! 이 배가 흐물거린다고!”


“놀라는 건 나중에 하고, 곧 가라앉을 테니… 탈출하자… 타고 왔던 보트로.”


살아남은 죠타로 일행만이 가라앉는 배에서 탈출했다. 거대한 화물선이었던 것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배가 되어 가라앉았다.


“세상에… 믿을 수가 없어! 배의 모양이 바뀌고 있다니… 이렇게 낡고 작은 배가 아까까지 탔던 그 배야?”


압둘도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이럴 수가… 원숭이가 자기 스탠드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다니… 무시무시한 파워에, 처음 접해본 에너지였다…”


죠셉도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 완전히 압도됐지. 죠타로가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틀림없이… 끝장났을 게야. 게다가 앞으로도 우리가 모르는 그놈보다 더 강력한 스탠드와 만나게 된단 말인가?”


카쿄인은 말없이 머리를 빚었고 죠타로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이제 또 표류해야 하나?”


“이거야 원… 이군. 담배가 눅눅해 졌잖아.”


“말릴 햇빛과 시간은 충분해, 죠죠.”


“무사히 구조되어 싱가포르에 도착하기를 바랄 수밖에. 일본을 떠난지 나흘인가…”


먼 옛날, 수마트라의 왕자가 새로운 영토를 찾아 항해를 하여 하얀 갈기를 지닌 사자(싱가)가 사는 섬을 발견했다. 왕자는 그 섬에 싱가푸라 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 세계의 배와 유조선이 오가는 해협의 나라… 자유교역을 통해 서양과 동양이 녹아든 다민족국가…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거리,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다가와 고압적으로 소리쳤다.


“이봐! 너, 이 자식! 너 말이다! 이놈 쓰레기를 버렸겠다! 벌금! 500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42만원)에 처한다! 우리 싱가포르에서는 쓰레기를 버리면 무거운 벌금을 내는 법률이 있다! 알겠나!”


폴나레프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다 자신이 잠깐 내려놓은 짐을 바라보았다.


“쓰레기…?”


경찰이 말한 쓰레기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아챈 압둘이 피식 웃었다. 폴나레프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짐을 경찰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내 눈에는! 내 짐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쓰레기란 게 어디 있는지… 좀 가르쳐주실 수 있겠수? 쓰레기가 어디 떨어져 있냐고요, 경찰아저씨!”


당황한 경찰은 머리를 긁적였다.


“엥? 이거 당신 짐이었어? 시, 실례했습니다.”


그 모습에 모두가 폭소했다. 폴나레프는 뒤에서 웃고 있던 안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안나 양은 아직도 따라오는데?”


죠셉이 말했다.


“앤, 스피드왜건 재단의 비행기가 온다고 했는데?”


“흥, 내일 오기로 했어! 어딜 다니는 내 맘이지. 할배 말을 들어야 해?”


안나는 퉁명스럽게 말하며 몰래 죠타로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던 죠타로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때, 압둘이 조용히 안나를 제외한 모두를 불러 놓고 말했다.


“안나 양이 우리와 함께 있으면 위험해.”


카쿄인도 의문을 표했다.


“돈은 안 가지고 다니는 걸까요?”


죠셉이 모두에게 말했다.


“그렇담 어쩔 수 없지. 호텔 비용이라도 대줄까? 폴나레프, 앤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데려와 주게.”


“야! 빈털터리 아가씨! 따라와!”


폴나레프의 당당할 정도로 자존심 상하게 하는 말에 안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따라왔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며 죠셉이 말했다.


“오늘밤은 호텔에서 묵고, 이집트로 어떻게 들어갈지 진로를 결정하지. 나랑 압둘이 한 방, 죠타로와 카쿄인이 한 방, 폴나래프랑 앤이 각각 방을 쓰면 되겠구만.”


폴나레프는 자기 방으로 들어와 욕실을 살펴보더니 열쇠를 탁자의 기묘한 인형 옆에 던져두고 발코니에서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이것들이 정말… 우리한테 쉴 틈도 안 주겠다… 이거냐? 당장 튀어나와!”


그 말에 방 안의 냉장고가 열리더니, 긴 머리를 뒤로 땋은,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흑발의 남자가 나타났다.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말했다.


“제법 날카로운 살기를 풍기는군… 어디, 통성명이라도 해보시지? 이 폴나레프에게 죽기 전에 말이야.”


“내 이름은 저주의 데보… 스탠드는 ‘악마’카드의 암시… 저주에 휘둘린 정신상태의 악화! 불길한 추락의 길! 을 의미한다. 어떻게 내가 냉장고 안에 있는 것을 알았지?”


“이런 멍청한 놈을 봤나! 냉장고 안에 있는 걸 몽땅 꺼내놓곤… 치우지도 않았잖아!”


“에보니 데블!”


“실버 채리엇!”


데보의 스탠드가 공격을 준비하기도 전에, 채리엇의 레이피어가 데보의 얼굴을 수십차례 찔렀다. 데보의 얼굴에서 피가 솟구치자 폴나레프는 그를 비웃었다.


“어이없는 놈이군. 남중국해에서 만난 원숭이가 너보다 훨씬 강하고… 무서운 스탠드였다.”


“마, 마침내 저지르고 말았구나… 폴나래프! 크히히히! 감히! 이런짓을 하다니… 으헤헤헤헤. 어어어엄처엉 아프다고오오오오오오 하하하하하하! 으하하으하히히히히!!”


분명 대부분의 사람은 저 정도의 상처가 나면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데보는 마치 피학성애가 있는 사람처럼 미친듯이 웃었다! 천하의 폴나레프 조차도 그 반응에 얼어버렸다.


“뭐지… 이 자식?”


“아야아아~ 크헤헤, 이 자식, 하하하하하, 끄으에바바바바 감히, 감히 이런 짓을 했겠다아! 이제! 온 힘을 다해 네놈을 원망할 수 있게 되었다아아 히히히히히히! 내 스탠드 ‘에보니 데블’은 상대를 원망하면 할수록 강해진다, 흐아제기라아아아알 바바바히히히히흐아하하하!”


데보는 계속 미친듯이 웃으면서 발코니의 난간으로 기어갔다.


“이렇게! 이렇게 엄청난 고통은 풀어야만 하겠지이야아아바바바바! 일부러 들켜서 일부러 당했던 거다아아 히히히히!”


그렇게 말한 데보는 광소와 함께 난간 아래로 떨어졌다. 폴나레프는 놀라 발코니 아래를 둘러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놈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던 그 순간, 갑자기 폴나레프의 왼쪽 발목의 살점이 잘려 나갔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어느 틈에 베였지?! 고… 공격을 받은 감각은 전혀… 아니, 분명히! 없었는데!”


폴나레프는 천으로 상처를 묶으며 죠셉에게 전화를 걸었다.


“죠스타 씨?! 스탠드 유저가 내 방에 있었습니다! 정신나간 놈 같았어요… 강한지 약한지… 기… 기괴하더라고요! 놓쳤어요… 젠장, 이럴 수가! 방심하지 마세요! 느닷없이 다리를 베였습니다!”


폴나레프는 알지 못했다. 그 기묘한 인형이 침대 밑에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인형 옆에 피 묻은 면도날이 있었던 것을…

압둘이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


“’악마’ 카드의 암시를 가진 데보… 분명 그 녀석이 그렇게 말했나?”


“그래…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 분명 놈의 스탠드를 언뜻 봤거든! 하지만 공격당한 흔적이 없는데 다리를 베였어. 아무튼… 5분 후에 그쪽으로 갈게. 1212호실, 12층이었지? 카쿄인과 죠타로에게도 연락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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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쿄인 노리아키(()(きょう)(いん) (のり)(あき), Kakyōin Noriaki)

출생 - 1970년 8월 1일 일본 모리오초

신장 - 181cm 체중 - 84kg 혈액형 - A형

별자리 - 사자자리

스탠드 - 하이어로팬트 그린

좋아하는 색 - 에메랄드 색

좋아하는 배우 - 타무라 마사카즈

좋아하는 뮤지션 - 스팅

좋아하는 프로야구팀 - 요미우리 자이언츠

좋아하는 야구선수 - 쿠와타 마스미

성격- 언뜻 여성적으로 보이기 쉽지만 남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종속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존경할 만한 점이 있는 사람하고만 친구가 되고자 한다. 그럴 때는 관대하고 다정하며 상대를 칭찬해주고 배려한다. 솔직하고 다정한 반면, 비밀이나 마음속에 음모가 있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내성적이지만 팀의 화합을 지키려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