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77. ‘더 풀’ 이기와 ‘게브신’ 은두르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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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두르는 모든 감각을 집중해 죠타로를 찾았다.


‘어디냐! 어디 있느냐, 죠타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 상당히 가까운 곳까지 왔을 터… 대체… 대체! 어디 있느냐, 죠타로?’


이기는 앞발로 귀를 감싼 채 엎드렸다. 그제서야, 은두르는 죠타로의 위치를 감지하고는 경악했다. 자신을 주변으로 퍼져 있던 그의 스탠드가 그림자에 가린 것이다. 죠타로는, 그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몰라도 은두르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 년 전 그가 그토록 충성하는 이와 그 능력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 은두르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감정을 억누른 채 말했다.


“이렇게까지 다가왔을 줄이야… 만일 내 ‘게브신’을 내가 있는 곳까지 되돌려 주위를 방어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네게 배후를 찔려 쓰러졌겠어… 이젠 지팡이로 소리를 감지할 필요는 없어진 것 같지만, 이건 돌아갈 때… 필요…”


은두르가 지팡이를 놓음과 동시에 이기가 펄쩍 뛰어올라 소리쳤다.


“이기이이아악!”


두 사람의 스탠드가 격돌하는 그 찰나의 순간, 허나 스타 플래티나의 주먹이 조금 더 빨랐다. 스타 플래티나가 은두르의 가슴을 강타하고, 은두르의 스탠드는 죠타로의 모자를 벗겼을 뿐이었다. 지팡이가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은두르도 피를 토하며 땅에 쓰러졌다.


“오라아아아아아!!”


스타 플래티나가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죠타로가 말했다.


“바닷속에서도 벗지 않았던 모자를 날려버리다니, 하지만 안심해라. 적당히 힘을 조절했다… 치명상은 아니야.”


그러나, 은두르는 미소를 지음과 동시에 게브신이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여 그의 머리를 꿰뚫었다. 죠타로가 당황하여 소리쳤다.


“이럴 수가. 자기 스탠드로 자신을! 무슨 짓이냐!”


“죠타로… 넌… 내게… 앞으로 만날 여덟 동료들에 대해 물을 생각이겠지. 죠셉 죠스타의 스탠드… 허밋은 생각하는 것까지 감지할 수 있으니 말이야… 발설할 수는 없다. 그분께 조금이라도 불리해질 이야기는… 흐흐흐흐.”


“DIO…! 네놈들은 어째서 그렇게까지 DIO에게 충성을 다하지? 죽음을 택할 정도로…”


“죠타로, 나는 조금도 죽음이 두렵지 않다…”


은두르는 미소를 지었다.


“스탠드 능력 덕에 어릴 때부터 죽음의 공포 따위 모르는 성격이었지. 어떤 놈에게도 이겼고, 범죄나 살인을 해도 태연했다… 경찰도 전혀 두렵지 않았고. 저 개는 분명 내 마음을 이해할걸. 그런 내가, 처음으로 이 사람에게만은 죽고 싶지 않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그분은 너무나도 강하고, 깊고, 거대하고, 아름답지… 또한 내 가치를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해주셨다… 그분을 만나기를, 나는 줄곧 고대해왔던 거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그분께 버림받아 그분 손에 죽는 것만은 싫었다. 악에는 악의 구세주가 필요한 법이야. 후후후후.”


게브신은 반쯤 증발한 상태였다. 그의 머리의 구멍에서 피가 튀었지만 은두르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 가지만 가르쳐주마. 내 이름은 은두르. 스탠드는… 타로 카드의 기원이라 알려져 있는… 이집트 9영신 중 하나인 ‘게브’의 암시…! 대지의 신을 뜻한다.”


“이집트 9영신?! 뭐냐 그게!”


“큭큭큭…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내 스탠드뿐이야… 너는 내 스탠드를 쓰러뜨렸다. 그러니 그것만 가르쳐주는 거다.”


은두르의 손이 가볍게 떨리더니,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게브신이 완전히 증발하자 죠타로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직접 작은 무덤을 만들어 묘비를 대신해 그의 지팡이를 꽂아 주었다.


“사람을 광신자로 만드는 DIO… 대체 어떤 놈이지?! 그리고 이집트 9영신의 암시… 라고? 뭐가 뭔지 모르겠군. 아무튼 여행은 계속할 수밖에 없겠어…”


죠타로는 이기를 돌아보았다. 이기는 그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이봐이봐, 긴장하지 말라고. 은두르의 스탠드에게 날 들이밀었다고 화나진 않았으니. 네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그 영감 때문에 오기 싶지 않은 사막까지 억지로 끌려와 싸움에 휘말려들어 매우 골치 아팠겠지…”


죠타로는 이기가 좋아하는 껌을 꺼냈다.


“옛다, 이기. 껌 씹을래?”


이기는 으르렁거리다가 모래 위에서 몸을 뒹굴거렸다.


“날뛰지 마라. 사과하잖냐.”


이기가 어딘가 달려가자 죠타로는 일행에게로 몸을 돌렸다.


“이거야 원. 귀여운 구석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개로군. 사막 한복판에서 마음대로 해봐라.”


그때, 이기가 짖었다.


“이기~”


이기는 죠타로의 모자를 물고 와선 죠타로의 앞에 내려놓았다. 사실 겉보기와는 달리 동물을 좋아하는 죠타로가 모자를 주워 들며 미소를 지었다.


“이거 놀랍군. 모자를 주워다준 거냐? 제법 좋은 구석도 있는데. 고맙다.”


그때, 모자 안쪽에 무언가 끈적거리는 것이 만져졌다.


“꺼… 껌이잖아. 이 망할 놈의 똥개가… 보통이 아니군.”


때마침 죠셉이 자동차를 몰고 나타났다.


“얘! 죠타로! 죠타로 괜찮으냐?!”


이기가 그를 보고는 크게 짖었다. 죠타로가 말했다.


“이거야 원.”


죠타로는 저 영악한 개와 친해지는 것은 꽤나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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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게브신 - 유저: 은두르

파괴력 - C 스피드 - B 사정거리 - A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D 성장성 - D

능력 - 물의 스탠드로, 정확히는 물과 동화하여 움직인다. 물이기에 모래를 적셔 수렁을 만들거나, 모래 안에 잠복하거나, 여러 모습으로 변형해 공격하기도 하며 호흡기로 침입해 익사시킬 수도 있다. 당연히 물리 공격도 전혀 받지 않으며 스탠드가 물 자체는 아니기에 증발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