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93. ‘바스테트 여신’ 머라이어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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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셉은 고압선을 막으려 했으나 자신을 짓누르는 철물의 무게에 쓰러졌다. 머라이어가 소리쳤다.


“고압선에 감전당해 숯이 되어라!”


두 사람에게 날아드는 고압선을 압둘은 매지션즈 레드의 불꽃으로 태울 수 있었지만, 죠셉은 허밋 퍼플로 전선을 휘감아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머라이어가 단검을 더 들며 말했다.


“압둘은 불꽃으로 간신히 방어할 수 있지만, 죠스타… 당신은 더 이상 힘들걸! 바스테트 여신의 위력은 이미 허밋 퍼플의 파워를… 압도적으로 웃돌고 있으니까!!”


머라이어가 던진 단검에 전선이 더 잘리며 그녀가 던진 단검과 함께 더 많은 고압선들이 죠셉에게 날아왔다. 죠셉은 단검에 찔리는 것을 감수하며 다른 전선을 잡았지만, 엄청난 자력에 의해 고무 피복에서 전류가 흐르는 구리선이 뽑혀 나오기 시작했다.


“계집! 널 불꽃으로 태워주마!”


그때, 압둘의 몸이 뒤로 끌리기 시작했다.


“끄, 끌려간다! 몸이 끌려가고 있어… 뭐지?!”


압둘의 뒤에 주차된 자동차가 날아와 압둘을 짓눌렀다. 압둘은 피를 토하여 쓰러졌다.


“내게는 강철도 녹이는 불꽃이 있지만 이래서야 완전하게 막을 길이 없어! 모… 몸이 짓이겨진다…!”


이미 고압선은 죠셉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으아아아아아아! 도저히 못 버티겠어!”


머라이어는 죠셉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죠셉 죠스타, 마지막이니 하는 말이지만… 당신 제법 멋졌어. 겨우 십여 분 남짓한 만남이었지만 당신의 행동을 통해 지적이고 재밌는 데다 젊은 애들에게는 없는 노련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느꼈거든. 얼굴도 젊어 매력적이고. 나이 차이는 좀 많지만, 애인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좀 했고. 후후후.”


죠셉은 그녀에게 애원했다.


“그… 그거 기쁘구먼. 그럼 살려주게. 시… 실제로 내 허밋 퍼플보다 압도적으로 파워가 강해서 이젠 도저히 붙들어놓을 수가 없어. 이 자력을 멈춰주게. 부탁이니…”


“안 돼. 왜냐면 당신은 DIO님의 매력에는 한참 못 미치거든.”


“그, 그래도 어떻게 좀 이 자력을 멈춰 줄 수는 없겠나?”


“안 돼 안 돼! 유감이지만 죽어줘야 겠어.”


“이렇게 애원해도?”


“집요하네, 정말!”


머라이어의 말투가 짜증으로 바뀌는 그 순간, 죠셉의 눈빛이 그 어느때 보다도 진중하고 날카롭게 변하더니 목소리도 그에 맞추듯 무거워졌다.


“그럼 자네가 졌네, 젊은 레이디.”


“뭐야?!”


머라이어의 한마디와 함께, 죠셉은 이제껏 붙들고 있던 하수구 구멍을 놓았다. 머라이어가 당황해 몸을 돌렸으나, 반대편에서 압둘의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피할 틈도 없이, 머라이어는 둘 사이에 끼이고 말았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죠셉이 말했다.


“그래서 아까 말했잖나, 전후 협공이라고. 자력과 자력은 서로 끌어당기지… 우리를 잇는 작선상에 있었던 시점에서 운이 다했다고 해야 할까…”


“들리지 않을 겁니다, 죠스타 씨. 정신을 잃은 것 같으니까요. 이 중량과 이 자력에 끼였으니 골절 두세 군데로는 끝나지 않겠지요.”


마침내 두 사람의 몸에 붙어있던 철물이 모조리 떨어지자, 둘은 먼지를 털어냈다. 죠셉이 모자를 고쳐 쓰며 말했다.


“그럼 아침이나 먹으러 갈까?”


“네, 좋지요. 한참 뛰어다녔더니 배가 고프군요.”


“으윽! 자력 때문에 내 신용카드가 고장났겠군!”

압둘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오전 9시로군요.”


머라이어는 간신히 부러지지 않은 손을 꿈틀거렸다.


“쌍 것들…”


‘바스테트 여신’ 머라이어, 전신골절로 전치 10주 입원, 재기불능(리타이어)


그 시각, 폴나레프가 말했다.


“왜 이리 늦는담. 뭐 하는 거야? 여자들 몸단장하는 것보다 오래 걸리는 거 아냐?”


죠타로가 말했다.


“9시 5분 전. 이거, 두 사람이 적과 마주친 걸지도 모르겠어.”


“역시 한번 보고 오는 편이 나을까?”


“그래. 이거야 원.”


두 사람과 이기는 죠셉과 압둘을 찾아 움직였다. 그때, 길가에서 놀던 한 아이가 지나가던 남자와 부딪혔다. 아이와 부딪힌 남자는 앞머리를 모조리 옆으로 넘긴 기묘한 헤어스타일에 머리에 기묘한 장식을 달고 요상한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남자가 물었다.


“장하구나 꼬마야, 울지도 않고. 다친데는 없니?”


아이가 아무 말도 없자 남자가 다시 물었다.


“꼬마는 몇 살? 네 살이라. 흠. 장하구나. 너희 아빠는 어디 가셨니?”


“일.”


“아빠는 일하러 가셔서 안 계셔? 장하구나~ 그럼 엄마는?”


“집에서 빨래해요.”


“혼자 놀러 나온 거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의 눈빛이 싹 바뀌었다.


“그럼 확 때려버려도 되겠네 이거!”


남자는 아이를 때린 다음 폴나레프와 죠타로를 바라보며 썬글라스를 고쳐 썼다.


“죠스타와 압둘은 머라이어가 맡고 있으니… 나 알레시 님이 죠타로와 폴나레프를 죽이도록 하지. 놈들은 강하니까 어떤 비겁한 수단을 써서라도 말이야아아아. 하하흐흐흐흐흐.”


남자의 이름은 알레시. 스탠드는 폭풍과 폭력의 신 ‘세트 신’을 암시한다. 말버릇은 “장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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