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05. 다비 더 갬블러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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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자신감! 이 자식, 설마!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한 순간 스타 플래티나로 카드를 바꿔친 건!!’


이제 두 사람이 건 패의 수는 같아졌다. 카쿄인의 영혼 칩 밑에는 죠타로의 글씨로 적혀진 각서가 놓였다.


나 쿠죠 죠타로는 친구 카쿄인 노리아키의 영혼을 걸며 질 경우 이를 제공한다.

쿠죠 죠타로


소년은 식은땀을 흘리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듯 다비를 바라보았다. 다비는 고개를 돌리며 속으로 화를 냈다.


‘머… 멍청아! 이 꼬맹이가! 그런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날 보면 어떡해! 만약 네가 나와 한 패라는 사실을 죠타로에게 들켰다간 죽는단 말이다, 등신아!’


다비는 식은땀을 철철 흘리며 자신의 패를 보았다.


‘내 카드는 K 포카드와 스페이드5… 이 킹 포카드보다 높은 패는… A 포카드와 스트레이트플러시(같은 무늬의 카드 5장이 연속된 숫자로 있는 것.), 그리고 조커 한 장을 포함한 파이브카드(같은 숫자의 카드 네 장과 조커가 있는 것)밖에 없는데… 죠타로에게는 껍데기 패를 주었으니, 패를 보지도 않은 죠타로가 바꿔치기로 이런 패를 갖추려면 다섯 장을 모두 바꿔야만 한다! 아무리 스타 플래티나가 어마어마하게 빨리 움직인다 해도, 한 장이라면 모를까, 다섯 장을 전부… 내가 전혀 모르게 바꿔치기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가능할리가 없다! 다섯 장 모두를, 백전연마의 베테랑인 나 다비의 눈을 속이고 바꿔치기 하기란 불가능해! 좋다, 죠타로! 승부에 임해주마!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런 쓸데없는 블러핑을 치다니…’


그때, 다비는 또다시 경악했다. 죠타로는 어느새 음료수를 마시고 있던 것이다.


“이… 이 자식! 주스까지! 어… 어느 틈에! 이, 이놈! 나를 우습게 봤겠다, 좋아! 오픈이다! 내 카드는!”


“잠깐, 아직 나한테 레이즈 할 권리가 남아 있다.”


“뭐?!”


그 말에 모두가 경악했다. 마찬가지로 경악을 금치 못한 다비는 겨우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치다시피 물었다.


“레레레레레레, 레이즈라고! 하지만 이젠 걸 수 있는 것이…?!”


죠타로는 여섯 개의 하얀 칩을 올리며 말했다.


“내 어머니의 영혼을 레이즈하겠다.”


“뭐라고!!”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다비는 그 특유의 포커페이스마저 잃을 정도로 엄청나게 당황했다. 그것은 압둘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라고, 죠타로?! 홀리 씨의 영혼을?!”


죠타로는 탁자를 손으로 치며 말했다.


“나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이곳 이집트까지 왔다. 그러니 어머니는 자기 영혼이 도박에 쓰여도 내게 불평할 수는 없지! 그러니 다비… 너도 어머니의 영혼에 걸맞은 것을 걸어줘야겠다. 그것은! 네놈이 DIO의 스탠드가 지닌 비밀을 말하는 거다…”


그 말에 비명을 지르며 의자를 뒤집고 주저앉은 다비는 마치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다비만큼이나 긴장한 압둘이 다비의 반응을 보며 말했다.


“이… 이놈, 알고 있다! 이 태도! DIO의 비밀을 알고 있어! 하… 하지만! 말했다간 다비의 목숨은 없다. 배신자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런 뜻인가!”


DIO의 비밀을 알게 된 그날, 그리고 그에 대한 압도적인 공포를 떠올린 다비는 그날 느낀 공포에 압도당해 더이상 말조차 할 수 없었다. 압둘은 마음 속으로 죠타로에게 빌었다.


‘죠타로… 그렇게까지 그 카드에 자신이 있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뜻이구나! 그렇게 생각해도 되는 거겠지?! 그 카드는 높은 패겠지, 죠타로…’


벌벌 떠는 다비를 노려보며 죠타로가 소리쳤다.


“자! 콜인지, 드롭인지! 확실하게 말해라! 다비!!”


다비는 손을 벌벌 떨며 손에 쥔 카드를 구기면서 헐떡였다. 그건 소년과 압둘도 마찬가지였지만.


‘히이이이이이익, 말해줄 테다아아아, 나는 최강의 도박사다아아아아! 받아주마아아아 콜 해줄 테다아아아아아아아! 콜! 콜! 콜! 콜! 콜! 콜! 콜 콜 콜 콜 콜 콜이라고 하겠다아아아!’

“코… 코…”


다비의 입에서 소리가 나오다 그쳤다. 다비의 머리카락과 수염의 색이 옅어지고 있었다.


‘아… 안 되겠어… 무서워… 목소리가 안 나와… 완전히 쫄아버려서… 모… 목소리가 안 나와… 수… 숨이! 숨이…’


다비의 머리카락이 완전이 세어 버리는 순간 그의 행동이 멈추자 압둘이 다비를 바라보았다.


“이… 이 녀석, 누… 눈이 돌아갔잖아…”


소년이 소리쳤다.


“히이이이익! 선 채로 기절했어!”


죠타로가 말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정신을 잃었군.”


기절한 다비가 쓰러지며 탁자를 엎었다. 칩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죠셉과 폴나레프의 영혼이 빠져나와 각자 그들의 육체로 되돌아 갔다.


“아아! 죠스타 씨와 폴나레프의 영혼이! 돌아온다! 살았어!”


두 사람이 깨어나자 죠타로가 말했다.


“마음속으로 이놈은 패배를 인정했다. 그래서 영혼이 해방된 거야…”


압둘은 땅에 떨어진 다비의 패를 보곤 소리쳤다.


“키… 킹 포카드! 이 녀석의 패는 킹 포카드였구나…! 죠, 죠타로! 네 패는 대체 뭐였어?!”


압둘이 죠타로의 패를 본 순간, 압둘은 긴장이 쭉 풀리며 기절해 버렸다. 역시나 힘이 풀려 주저앉은 소년이 소리쳤다.


“여… 역시, 가지고 있던 건! 껍데기였어!!”


“아무리 스타 플래티나라 해도 다비 같은 고수의 눈을 속이고 속임수를 쓰는 건 불가능하지. 쫄게 만들어 드롭시키는 작전은 성공한 모양이지만, 뻥카였을 줄이야… 이거야 원, 알았더라면 섬뜩했겠군.”


금방 정신을 차린 압둘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한 채 말했다.


“…서… 섬뜩이라고 했냐? 죠타로, 너… 껍데기 패로 그렇게까지 걸었던 거야?”


정신이 나간 다비가 쓰러진 채 웃기만 하는 순간, 땅에 떨어진 다비의 칩 컬렉션에서 영혼들이 빠져나와 하늘로 사라졌다.


“이히히히히히히히 자! 여러분~ 함께 마작을 칠까요~ 백개먼도 재미있고 주사위도 스릴이 넘치지요~ 물론 제가 최고지만~”


압둘이 말했다.


“놈의 컬렉션도 저세상으로 해방된 모양이야, 죠타로. 저놈 꼴을 보니 이제 DIO의 비밀을 알아낼 수는 없겠는데…”


“하지만 강적이었어… 겨우 혼자서 우리 넷을 한꺼번에 쓰러뜨릴 뻔했으니. 대단한 놈이었다. 저러고도 넘어가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도 걸어야 할 뻔 했어.”


폴나레프가 머리가 아픈 듯 머리를 만지며 투덜거렸다.


“난 잘 모르겠는데…”


죠셉이 말했다.


“우리는 차례가 없었구먼.”


다비, 오시리스 신. 리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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