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13. 지옥의 문지기 펫 숍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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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소리쳤다.


“우, 우리 꼬마랑 얼룩이가!!”


이기는 충격에 빠진 소년의 머리를 걷어 찼다.


‘꾸물대지 마, 멍청아! 얼른 도망쳐! 죽어버린 건 어쩔 수 없잖아. 너까지 잡아먹히고 싶어?’ 이기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소년이 도망치자, 이기는 더 풀과 함께 펫 숍을 노려보았다.


‘이놈하곤… 내가 싸우겠어!’


펫 숍은 이기의 스탠드를 눈치채고는 맹금류들이 의례 그러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이기를 살펴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그제야 펫 숍은 이기가 자신과 같은 스탠드 유저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기가 소리쳤다.


“야, 닭대가리! 덤빌 테면 덤벼! 죽여버릴 테니까!”


그때, 이기는 펫 숍의 반응에 당황했다.


‘뭐지…? 지금 이 녀석… 웃은 거야? 저 단단한 부리 끝이 씨익, 하고 일그러진 것처럼 보였어! 새가 웃다니…’


곧이어 이기는 갑자기 한기를 느꼈다.


‘뭐… 뭐지?! 뭔가… 이상해!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졌잖아…?!’


이기는 발로 무언가를 밟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땅을 뿌리처럼 뒤덮은 얼음이 이기의 다리를 휘감은 것이다.


“땅에서 얼음이! 이런! 위만 보는 틈에 발이… 땅에 달라붙었어! 내 스탠드의 발도 얼음에…”


이기의 움직임이 막히자 펫 숍은 순식간에 날아올라 허공에서 고드름을 소환해 발사했다.


“망할!”


이기가 더 풀로 방어한 그 순간 고드름이 더 풀을 깊게 찌르고, 곧이어 모래가 사그라들며 고드름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펫 숍은 하늘을 잠깐 바라보더니 그대로 하늘 높이 솟구쳤다.

보통 매의 최대 강하속도는 시속 300km 이상이며. 이 속도는 가장 빠른 인간의 약 8배, 치타의 약 3배에 달한다. 9.0에 달하는 매의 시력은 300km로 날아가는 동안에도 눈이 사냥감의 급소를 정확하게 조준하게 만든다.


이기는 길 모퉁이에서 펫 숍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을 몰래 바라보더니 안도했다.


“잽싸게 도망쳤다, 짜샤…”


숨을 헐떡이던 이기는 피가 흐르는 앞발을 바라보았다.


‘놈의 얼음에 발바닥 가죽이 벗겨졌잖아… 빌어먹을! 인간 꼬맹이 따위 내버려둘 걸 그랬어. 놈의 스탠드는… 놈의 스탠드는 상당히 위험해… 그냥 얼음이 아닌 것 같아. 아직도 뭔가가 더 있을 거야… 잽싸게 멀리 내빼야겠…’


이기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펫 숍이 이기의 눈 앞에 나타나 위협적인 소리와 함께 고드름을 날렸다. 이기는 비명을 지르며 더 풀로 간신히 방어하는 순간, 고드름이 더 풀에 박히더니 부풀어 올랐다. 이기가 이것이 일종의 얼음 미사일을 고드름으로 위장해 발사한 것임을 알아차린 순간, 한 차례 비명과 함께 더 풀에 박힌 미사일이 폭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기가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바로 옆 맨홀 밑 하수도. 이기는 간신히 하수도로 들어올 수 있었다.


“망할! 진짜 봐주는 거 없네, 흉악한 놈… 하지만 그래봤자 새는 새지. 이 안까지는 못 쫓아올걸… 냄새나는 곳이긴 해도 어쩔 수 없지. 한동안 이 안에서 숨죽이고 기다려볼까…”


그렇게 말하며 이기가 고개를 돌린 순간… 또다시 다른 구멍을 통해 하수구까지 쫓아온 펫 숍이 나타났다. 이기는 펫 숍의 상상을 초월한 집요함에 비명을 질렀다.


“뭐! 뭐야 이 새는…?! 으아아아아!


펫 숍의 얼음미사일이 이기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이기의 잘린 머리가 경악한 표정 그대로 하수도의 물에 떨어지자 펫 숍은 그런 이기를 조롱하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침입자를 처리한 펫 숍이 다시 저택을 돌아가려 하는 순간…


“야.”


펫 숍이 고개를 돌린 그 자리, 맨홀 통로에는 이기가 멀쩡하게 서 있었다. 이기는 펫 숍을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방심했구나! 네가 죽였다고 생각한 건 자유자재로 변하는 모래 ‘더 풀’이었다고!”


하수도에는 이기의 시체로 변장한 더 풀이 모래가 되고 있었다. 이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앞발로 펫 숍의 배를 길게 베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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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Iggy)

출생 - 1984년 4월경 미국 뉴욕(3살)

혈액형 - AB형, 머리높이(신장) - 33.3cm, 품종 - 보스턴 테리어

직업 - 부랑견

스탠드 - 더 풀

좋아하는 음식 - 커피 맛 츄잉껌

좋아하는 사람 - 없음

싫어하는 사람 - 시저 체펠리

취미 - 신발 수집

가족 - 독신(하렘을 구축한 적 있음)

성격 - 최악

지능 - 왠만한 인간보다 높다

생애 - 유서 깊고 혈통서까지 있는 보스턴 테리어로 태어나 강아지 때 부자 인간에게 팔려갔지만, 성장하면서 인간이 너무나도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출했다. 들개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것을 압둘과 시저가 발견해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