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43. 17년 간의 고독, 50일 간의 우정

----------

죠셉은 경악했다.


“이… 이건! 이럴 수가! 느, 느닷없이… 날아가버렸다! 말도 안 돼! 카쿄인!!”


옥상 물탱크에 처박힌 카쿄인은 피를 토했다. 입과 코에서 흘러나온 피가 물탱크에서 터져 나오는 물과 섞여 건물 옥상을 적셨다. 카쿄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 방금 일어난 상황을 생각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냐… 당하고 만 건가… 움직일 수가… 없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찌른 모양이다. 목소리도 나오질 않아. 손가락 하나 못 움직이겠어…’


카쿄인은 길 건너 자신의 시야에 있는 시계탑을 바라보았다.


‘지금 카이로는 5시 15분이군… 일본은 밤 12시쯤일까… 어머니와 아버지는 뭘 하고 계실까? 이미 잠드셨을까?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카쿄인 노리아키가 생각한 것… 그것은 일본에 있는 부모님이 아니었다. 부모님을 생각하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떠오른 기묘한 의문 앞에 부모님의 생각은 뇌리에서 날아가 버렸다.


‘내 하이어로팬트 그린의 결계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손으로 잡듯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결계는 DIO에게 전부 한꺼번에, 동시에 끊어졌다… 어째서?! 어째서 한 가닥씩 차례대로가 아니라… 전혀 시간차 없이, 1만 분의 1초의 차이도 없이 반경 20미터의 결계가 동시에 절단됐단 말인가? 어째서…? 전혀 시간차 없이… 시간차… 시간… 시간. 시간.’


하이어로팬트의 결계가 주인의 생명과도 같이 바스러지기 시작할 때, 카쿄인의 뇌리에 무언가 번쩍 떠올랐다.


‘아… 알았다… 이럴… 수가! 그것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어… 전해야만 해… 이 사실을! 이 무시무시한 사실을, 어떻게든… 어떻게든 죠스타 씨에게 전해야만 해…! 이대로 가다간 모두 패배하고 만다…’


카쿄인을 바라보던 죠셉의 뒤로, DIO가 다가왔다.


“죠셉… 다음은 너다.”


DIO는 옷의 목 부분을 들추어 목을 따라 둥글게 난 상처를 보였다.


“이 죠나단의 육체가… 완벽하게 내 것이 되기에는 역시 죠스타의 피가 가장 좋을 것 같지 않나?”


격노한 죠셉이 소리쳤다.


“DIO!! 그 몸, 에리나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돌려받겠다!”


“에리나? 아, 그 촌뜨기를 말하는 건가? 시시하군. 너는 피를 빨아 죽이겠다고 예고하마!”


두 사람이 격돌하려는 그 순간,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간 에메랄드가 시계탑의 시계를 박살냈다. 카쿄인은 스러져 가는 하이어로팬트 그린을 거두지 않은 채 힘겹게 말했다.


“마… 마지막… 에메랄드 스플래시…”


DIO는 그런 카쿄인을 비웃듯이 의문을 가졌다.


“에메랄드 스플래시… 뭐지? 애먼 방향을 쏘다니. 단말마… 마지막 포효를 지르며 화려하게 스러지려 한 건가?”


‘그럴 리가…! 카쿄인은 이럴 때 의미 없는 짓을 할 녀석이 아니야. 어째서 저런 방향을? 무언가 의미가 있나…? 무언가를 전하려 했던 건가?’


더 이상, 카쿄인은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메시지… 입니다… 이것이… 최선… 입니다. 죠스타… 씨. 받아… 주십시오… 부디… 알아차려… 주십시오…’


카쿄인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카쿄…인…”


몸을 부르르 떨던 죠셉은 이내 머리 끝까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허밋 퍼플!”


허밋 퍼플이 DIO를 휘감자 죠셉은 더 큰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받아라! 태양의 에너지 파문을!”


죠셉의 손에서 파문이 일자 DIO가 오만하게 소리쳤다.


“늙은이…! 네놈의 ‘스탠드’가 가장… 어중간하단 말이다!!”


DIO는 파문에 자신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손쉽게 허밋 퍼플을 끊어버린 다음 죠셉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죠셉은 허밋 퍼플을 이용해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다.


“흥! 놓칠 줄 알고…”


죠셉은 DIO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무언가 중요한 의미가 있을 거다! 카쿄인, 너는 시계탑을 쏘아서 무슨말이 하고 싶었던 게냐?! 왜 에메랄드 스플래시로 시계탑을?! 시계탑을 파괴하는 데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게냐?! 대체 뭘 전하려 했던 게냐?!’


그때, 뒤쫓아온 죠타로와 폴나레프가 또다시 멀어져 가는 둘을 발견했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죠… 죠스타 씨가! DIO에게 쫓기고 있어!”


죠셉은 계속해서 추론했다.


‘설마 카쿄인, 네가 전하려 했던 건… DIO의 스탠드가 가진 수수께끼를 풀었다…? 시계를 파괴… 시계바늘을 파괴… 시계를 멈춘다…?’


그 순간, 죠셉은 모든 메시지가 단 하나로 귀결되는 것을 깨닫고 경악했다.


“서… 설마! 그럴 수가! 더 월드의 정체란 게?!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었단 말인가! 이제야 알았다, 카쿄인! 네가 전한 메시지! 확실하게 받았다!”

----------

카쿄인 노리아키, 리타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