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47. DIO의 세계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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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는 엔야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HB 연필을 부러뜨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듯! 시간을 멈추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스탠드’의 파워와 스피드라면 가능하고 말고요! 그걸 이룰 자격이 있는 겁니다! 케케케케케케!”


“하필이면…! 이 죠스타의 후예가… 나의 멈춰버린 시간의 세계에… 입문할 줄이야…!!”


스타 플래티나에게 당한 충격에 DIO는 저 아래로 나가 떨어졌다. 동시에 시간정지가 풀리자 죠타로는 DIO가 아래로 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숨을 헐떡였다.


“한순간은 움직였다… 한순간은 말이지… 하지만… 허억, 허억허억… 이거야 원. 펀치 한 방 정도의 한순간뿐이었다…”


DIO는 그대로 추락해 길가의 가게 유리창을 깨부수며 쓰러졌다. 깨진 유리창에 그의 왼쪽 다리가 잘려 나가자 가게 여주인은 비명을 질렀다. DIO는 그 상태에서 다시 벌떡 일어나 여주인에게 명령했다.


“이봐… 계집. 거기 있는 내 다리를 주워와라.”


여자가 더 크게 비명을 지르자 DIO는 그녀를 거세게 협박했다.


“어서 가져오지 못해!! 비행기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 손님에게 술과 캐비아를 서비스하듯 말이다…”


죠타로가 가계 앞에 착지하여 그를 노려보았다.


“움직일 수 있는데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소매에 붙여놓았던 자석 트릭으로, 충분히 끌어들여 펀치를 날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머리를 산산조각 내지 않으면 별로 효과가 없는 모양이군…”


DIO는 운 나쁜 여주인의 피를 빨아들였다. 잘려 나간 다리가 다시 붙고, 구멍이 뚫렸던 복부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메꿔졌다.


“보아하니 네놈… 에너지 보급은 이미 끝낸 모양이구나. 뻥 뚫렸던 배가 꽉 채워진 걸 보니…”


그때, 죠타로의 시야에서 DIO가 사라졌다. 죠타로가 고개를 돌리자 DIO는 길가 표지판 위에 서 있었다.


“눈으로 쫓았군 멈춘 세계에서. 분명히 나 DIO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 모양이구나… 죠타로.”


“…덕분에.”


DIO는 팔짱을 끼며 오만하게 미소를 지었다.


“카쿄인은 대단한 수훈을 세웠군. 카쿄인이 내 ‘더 월드’의 능력을 밝혀낸 덕에 너는 멈춘 시간 속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며… 나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었다.”


또 다시 DIO가 사라지자 죠타로는 망설임 없이 근처 건물 옥상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 DIO는 생각했다… 과연 너는 멈춘 세계에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까 하고. 2초일까? 3초일까? 어쩌면 나와 마찬가지로 5초는 움직일 수 있는데도 움직이지 못하는 척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지. 후후… 어떤가?”


죠타로는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적잖게 당황했다.


‘야단났군… 조금만 연습하면 더 오래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은 한순간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다. 한순간밖에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놈에게 들켰다간 끝장이다… 이거야 원. 어떻게든 시간을 벌고 싶은데…’


“흐흥! 말하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하지. 내 생각에 너는 아마 한순간밖에 움직이지 못할 거다. 그러나… 네가 정지한 시간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상 너를 얕잡아보고 다가가는 것은 현명한 자가 할 짓이 아니지. 아직은 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해도 말이다… 그래서 죠타로! 네놈이 몇 초를 움직이든 상관없는 처형을 떠올렸다…”


죠타로는 경악했다. DIO는 엄청난 수의 단검을 들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안색이 창백해졌군. 감이 좋은 네놈은 이미 깨달았나 보지…? 아까 가게 안에서 가져온… 이 나이프를 보고 늙은이 죠셉 보다도 무서운 결말을 맞으리란 사실을 깨달았나 보지?!”


‘저 자식, 저딴 걸 생각해내다니… 이건… 위험하다…!’


죠타로는 재빨리 하늘로 도약했다. 허나, DIO는 그 자리에 서서 소리쳤다.


“흥! 도망칠 수는 없다! 네놈은 체스에서 말하는 체크메이트에 빠졌으니까! 더 월드!”


죠타로가 멈추자 더 월드는 양손에 단검을 들었다.


“5초 전!”


수십개의 단검이 죠타로에게 날아들다 바로 앞에서 멈췄다.


“시간이 다시 움직일 때 스타 플래티나의 오라오라 러시로 아무리 막아낸다 해도, 이렇게 많은 나이프를 과연 전부 쳐낼 수 있을까…? 앞으로 4초!”


더 월드는 단검 몇 개를 더 던졌다.


“후후후. 보인다는 사실이 오히려 공포겠군. 지금 움직여서 이 나이프를 쳐내지 않는다면 시간이 다시 움직일 때 고생할 텐데… 죠타로! 앞으로 3초…”


DIO는 단검을 더 던졌다. 이제는 더 이상 단검을 던질 자리조차 없을 때, 스타 플래티나의 주먹이 움직였다.


“오라아!”


머리와 심장을 노린 단검 여러 개를 쳐낼 수 있었지만 그것뿐이었다. 단지 주먹 한번을 끝으로 스타 플래티나는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을 확인한 DIO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남은 시간 앞으로 2초! 그뿐이군…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후후후… 역시 한순간밖에 못 움직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DIO는 근처 건물의 굴뚝에 앉았다.


“앞으로 1초.”


죠타로는 눈을 부릅뜬 채 DIO를 노려보았다.


“제로! 시간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마어마한 수의 단검들이 죠타로를 고슴도치로 만들기 위해 날아들었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스타 플래티나가 사력을 다해 단검들을 쳐냈지만, 몇몇 단검들이 그대로 죠타로의 가슴과 어깨, 다리에 박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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