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4-8. 히가시카타 죠스케, 안젤로를 만나다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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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방과 후, 코이치는 도서관에서 신문과 모리오초 백서를 꺼내 비교하며 노트에 자기가 나름대로 찾은 것을 적었다.


“모리오초… 센다이시의 베드타운으로 1980년 초부터 급격히 발전했지만 역사는 오래되어 조몬 시대의 주거 흔적이 있고, 사무라이 시대에는 별장이나 무술 훈련장이 있었던 곳. 마을 꽃은 복수초. 특산품은 우설 된장절임. 인구조사에 의하면 인구 58,713명. 하지만 올해(1999년)들어 행방 불명자가 81명, 그 중 45명이 소년소녀… 일본의 비슷한 지역 평균의 일고여덟 배…”


코이치는 신문 한 켠에 적힌 죠스케의 할아버지 부고 기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이 마을에는 무언가 있어…!”


그때, 죠스케가 다가왔다.


“여, 코이치. 공부하는 거야?”


잠시 후,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죠스케는 길 가에 자기가 만든 안젤로 바위 앞을 지나며 말했다.


“여, 안젤로.”


코이치는 그 바위를 살펴보았다.


“저런게 원래 있던가? 여, 안젤로.”


코이치도 죠스케처럼 인사를 했다.


“근데 죠타로 씨는 어떻게 됐어?”


“아, 그 사람은 아직… 모리오 그랜드 호텔에 묵고 있어. …뭐라더라, 우리 동네에 대해 아직 조사할 게 있다나. 약속도 있다고 하고. 난 잘 모르겠지만.”


그때, 코이치는 무심코 길가의 폐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죠스케… 이 집은 분명 3, 4년 전부터 빈 집이었지…?”


죠스케도 폐가를 바라보았다. 집은 창문과 문이 모두 판자로 막힌 채 잡초와 넝쿨이 무성하며 철문과 담벼락에는 출입금지라는 부동산의 경고가 붙어 있었다.


“그랬지… 이렇게 낡아서야 팔릴 리도 없잖아, 부수고 새로 짓기 전엔…”


“아냐… 누가 살고 있어. 이사라도 온 거 아냐? 지금 창가에 촛불 든 사람이 있었는데…”


죠스케는 코이치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럴 리가 있나, 우리 집이 바로 저긴데? 이사를 왔으면 금방 알았을걸. 게다가 부랑자 대책으로 부동산에서 늘 둘러보고 다닌다고.”


코이치도 정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듣고 보니 자물쇠를 채워 놨네. 이상하다.”


코이치는 호기심에 철문을 살짝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혹시 내가 유령이라도 본 걸까…?”


“어, 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유령은 무섭다고! 우리 집이 바로 건너편인데.”


코이치는 정원 안쪽을 둘러보다 오른쪽 담벼락 그늘에 사람을 발견했다.


“앗!”


그 순간, 누군가 발로 문을 짓눌러 강제로 닫았다. 코이치가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채 문에 목이 끼여버리자 죠스케는 코이치 쪽을 돌아보았다. 문을 강제로 닫은 이는 옷깃에 달러와 엔화 표식이 붙고 오른쪽 어깨에 억(億)이라 써진 검은 교복(죠스케와 코이치와는 다른 교복이었다.)을 입었으며 얼굴에 마치 야구공 같은 흉터가 져 있었고 머리카락은 죠스케 보다는 소프트한 리젠트를 한 남자였다.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발에 힘을 줬다.


“남의 집을… 함부로 엿보고 있네, 이 꼬맹이가!”


코이치는 숨이 막혀 아무런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죠스케가 소리쳤다.


“야! 느닷없이 뭐 하는 짓이야, 너! 미쳤냐? 당장 놔줘.”


남자가 말했다.


“이봐! 이 집은 우리 아버지가 산 집이야. 괜히 캐고 다니지 마라, 두 번 다시.”


“누가 그딴 거 물어봤어? 네놈한테 그거 놓으라고 했을 뿐이야. 빨리 안 놔주면 화낸다.”


“야, 야… 네놈이라고 그랬냐? 남의 집 앞에서, 그것도 초면인 사람한테 네놈이라니! 예의가 뭔지는 아냐?”


“네놈이 나불대지 못하게 할 방법이라면 알지만!”


그때, 저택 2층에서 화살이 날아와 코이치의 울대에 박혔다.


“아니! 코이치?!”


남자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올려다보았다.


“형…?!”


어둠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낡은 활을 든 금발의 남자가 말했다.


“왜 화살을 쐈는지 물으려는 거냐? 다른 놈이 ‘히가시카타 죠스케’이기 때문이다. 안젤로를 해치운 놈이라면 우리에게도 상당히 방해가 될 스탠드 유저겠지…”


얼굴에 상처가 난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죠스케를 노려보았다.


“우와~ 이놈이 히가시카타 죠스케…?!”


죠스케는 당황했다.


“스탠드 유저라고?! 네놈들 스탠드 유저냐?”


활을 든 남자가 말했다.


“오쿠야스! 히가시카타 죠스케를 없애라!”


오쿠야스가 발에 힘을 풀자 코이치는 눈이 뒤집히고 입에서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졌다.


“코이치…!”


오쿠야스의 형이 말했다.


“피를 토했군. 이거 안 되겠어… 죽겠는걸. 어쩌면 저놈도 스탠드 유저로 이용할 수 있을까 했더니…”


“비, 비켜! 아직… 지금이라면 고칠 수 있다고!”


“안 돼! 히가시카타 죠스케. 너는 나 니지무라 오쿠야스의 ‘더 핸드’가 없에주마!”


오쿠야스의 등 뒤에서 인간형의 스탠드가 나타났다. 파란색과 하얀색의 피부를 가진 채 그 주인처럼 목 아래부분에 엔화와 달러의 표시가 박혀 있었으며 어깨에는 노란 가시가 나란히 나있었다. 그의 스탠드, 더 핸드가 손바닥에 거미줄 같은 자국이 있는 손을 펼쳤다.


“간다~!”


그 순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주먹이 오쿠야스의 얼굴을 때렸다.


“안 비키면… 진짜로 얼굴을 뭉개 버린다.”


오쿠야스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말했다.


“호오~ 제법 빠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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