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11. 다이너마이트 퀸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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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시즈카는 자기 방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했다.


‘그 녀석의 이름은 유키카케… 나보다 2살 정도 연하, 2000년 4월 7일 출생, 도호쿠 대학교 건축공학 전공이고 현재 휴학 중. 취미는 미스터리한 이야기. 가족으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형과 형의 가족이 있고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실종,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그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암으로 사망… 현재는 형이랑 독립해서 1K(주방과 주거공간이 분리된 집) 연립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시즈카는 철저하게 몸단장을 하더니 집을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커피를 마시던 죠스케가 의문을 표했다.


“시즈카 녀석, 요즘 들어 말투라던가 화장 같은 게 더 화려해 진 것 같지 않아?”


아야나는 미소를 지었다.


“남자친구가 생겼나 보네, 시즈카 쨩.”


그 말에 죠스케는 먹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간신히 커피를 삼킨 죠스케는 연거푸 기침을 하다 말했다.


“시즈카가 뭐?! 남자친구?”


“나도 너랑 연애할 때 저랬거든. 남자친구는 누구려나? 후후.”


죠스케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옷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와서는 전화를 걸었다. 몇 번 수신음이 울리더니, 이내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죠스케?”


“여, 코이치. 잘 자내? 오늘은 일 없다고 했나?”


“그렇지.”


“직장인은 부럽단 말이지~ 누구는 주말 없이 일하는데.”


“하하… 그나저나 갑자기 연락한 이유는?”


죠스케의 표정이 더욱 진지해졌다.


“전에 이야기한 거, 기억나지? 오늘 네가 나서야겠어.”


코이치는 당황한 듯 보였다.


“뭐? 갑자기?!”


“다름이 아니라… 시즈카 녀석한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말이야. 네 ‘에코즈’면 그 남자친구라는 새끼… 아니, 그 놈팡이가 누군지 쉽게 찾아낼 수 있겠지? 그리고 시즈카에게도 좋은 경험을 줄 거야. ‘스탠드와 싸우는 법’ 말이야.”


“…시즈카는 알고 있어?”


“불시에 내 주변 스탠드 유저들이 시험할 거라고 일러 뒀어. 그조차도 대비하지 못하면 스탠드 유저 실격이지.”


코이치는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그나저나 시즈카가 어디로 갔는지는 알아?”


“글쎄다, 모리오시 안에 데이트 코스 어딘가 있겠지. 그나저나 코이치, 유카코랑 아메는 어떻게 지내?”


“잘 지내지. 아무튼, 일단 시즈카부터 찾아볼 게.”


“그래, 고마워 처남.”


전화가 끊기자, 죠스케는 출근길을 서둘렀다. 한편, 모리오역 근처 스타벅스. 시즈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상대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유키카게가 다가왔다.


“미안, 시즈카 쨩. 많이 늦었지?”


시즈카는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내가 일찍 왔을 뿐이야. 유키 군.”


시즈카가 일어나 유키카게의 손을 잡았다. 유키카게는 순간 당황하더니 금방 진정했다.


“그래서, 첫 데이트는 어디로 갈 거야?”


“시즈카 쨩. 모리오시는 제대로 둘러봤어?”


시즈카는 고개를 저었다.


“모리오시 탐방 어때? 내가 이리저리 소개시켜 줄 게.”


“상관없어, 유키 군이 원한다면.”


유키카게는 먼저 방금까지 시즈카가 있던 스타벅스를 가리켰다.


“우리 도시 최초의 ‘스타벅스’. 예전에는 ‘카페 드 마고’라고,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던 카페가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쫄딱 망하고 그 자리에 세워진 거야. 이쪽으로 쭉 가면 내가 나온 부도가오카 학교가 있지. 걸을까?”


잠시 후, 둘은 부도가오카 학교에 도착했다. 세워진 지 오래되지 않은 학교는 매우 깔끔하고 단정한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여기가 부도가오카 고등학교. 조금 뒤로 가면 중학교랑 초등학교도 있어. 야구부가 학교의 자랑거리지, 선생님 말에 따르면 쇼와 시절에는 ‘고시엔’(일본 고교야구 전국대회. 99% 일본 고교 야구부 학생들의 목표.) 본선에 자주 진출 했었데. 뭐, 지금이야 지역예선 1회전도 간당간당 한 상황이지만 말이야. 그리고 저기가…”


유키카게는 정문 앞 빵집을 가리켰다.


“빵집 ‘생 제르맹’. 당연히 원래 저 자리는 아니었고, 학교가 이쪽으로 이전할 때 본점을 같이 옮긴 거야. 인기 메뉴는 11시에 갓 구운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 학교 점심시간이 겹쳐 있으니까 1시면 모조리 매진되고 말지. 물론 그냥 빵도 맛있지만. 마침 11시가 다 되가는데, 하나 먹어 볼래?”


“응!”


두 사람이 빵집에 들어간 직후, 근처 골목길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는 곧 40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였음에도 얼핏 보면 20대 청년으로 보였다. 남자는 자기 앞에 나타난, 초록색 애벌레 같은 스탠드를 거둬들였다. 남자의 이름은 ‘히로세 코이치’였다. 코이치는 당혹스럽다는 얼굴로 빵집 쪽을 바라보았다.


“시즈카의 남자친구가… 그 ‘유키카게’라니. 이것도 ‘운명’일까? 조금 더 미행해 봐야겠어. 그나저나 죠스케도 참~ 스탠드에 ‘대응하는 방법’을 시험하라고 했지만… 난 ‘선생님’이나 ‘무술학원 관장님’이 아니라고. 힘조절을 실패하면 어떡하지?”


잠시 후, 시즈카는 따끈따끈한 샌드위치를 입에 문 채 빵집을 나왔다. 그녀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얼굴로 오물오물 샌드위치를 씹었다.


“맛있어!”


유키카게는 그런 시즈카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그렇지? 모리오시 소개에 꼭 나오는 빵집이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시내 쪽으로 갈까?”


시내에 도착했을 땐, 이미 시즈카와 유키카게 모두 샌드위치는 다 먹은지 오래였다. 유키카게가 말했다.


“시즈카 쨩, 봉투 이리 줘.”


“응? 봉투는 왜?”


유키카게는 봉투를 손에 들더니 공중에 살짝 띄웠다. 봉투는 공중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Hmm~ ‘스탠드 능력’으로 없앴구나!”


“능력이 폭탄이지만, 이런 곳에서 사용하기 좋지. 저쪽 건물이 파칭코 업소 ‘파라다이스 시티’.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저 자리에 있었다고 해. 난 가본 적 없지만. 그 옆에 칵테일 바 ‘샴페인 슈퍼노바’, 저쪽 길을 따라가면 마을 북쪽에 10년 전 대지진으로 만들어진 단층지대인 ‘벽의 눈’이 있고 저 앞에 가면 예전부터 유명했던 ‘안젤로 바위’가 있어.”


“안젤로 바위? 어째 사람 이름 같다?”


“1999년에 악명을 떨친 연쇄살인마의 별칭이야. 바위가 마치 그 사람의 얼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었어. 지금은 예전에 있었던 ‘시간가속 사태’ 때문에 안 닮았지만. 가볼래?”


“그래.”


유키카게를 따라 도착한 안젤로 바위는 그 말 대로 사람의 눈코입이 달린 것 같은 바위였다. 오른쪽 설명문에 따르면 1999년 4월 갑자기 생긴 바위로 과거에는 더욱 사람 얼굴을 닮았다고 그때의 사진과 함께 적혀 있었다.


“Hmm~ 정말 닮긴 했었네.”


“형님이 형수님, 그러니까 그땐 형의 여자친구랑 여기서 자주 만났다고 했었어. 지금이야 단순한 관광지지만 예전에는 연인들의 만남 장소? 뭐 그런 곳이었다더라고.”


시즈카는 신기한 듯 안젤로 바위를 이리저리 살폈다. 그때, 그녀는 바위 한쪽 구석에 무언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 뭐지? 처음 봤을 땐 바위가 ‘풍화’된 자국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건 마치 ‘글자’ 같잖아. 바위가 이렇게 풍화될 수 있나?’


시즈카는 유키카게 쪽을 바라보았다. 유키카게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어 잠시 등을 돌린 상황이었다.


“이 ‘일본어’… 어떻게 읽더라? ‘콰…앙’?”


시즈카가 그 글자를 건드리는 순간, 그녀는 본능적으로 ‘네버마인드’를 겹쳤다. 그와 동시에 마치 폭발에 휘말린 듯 그녀는 뒤로 날아가 버렸다.


“뭐… 뭐야?!”

‘폭발했어! 하지만 ‘폭탄’ 같은 게 터진 건 아니야! ‘글자’가 ‘폭발’한 거야! 그렇다면 이건…’


시즈카는 바닥을 두어번 구른 다음 착지했고, 그 소란에 깜짝 놀란 유키카게를 향해 소리쳤다.


“유키 군, 스탠드 공격이야! 어딘가에 적대적인 ‘스탠드 유저’가 있어!”


그리고, 근처 골목. 히로세 코이치의 ‘에코즈’가 방금 그 ‘콰앙’이라는 글자를 반죽해 창 날처럼 만들더니 자기 꼬리에 다시 꽂았다.


“시즈카 녀석… 확실히 죠스케가 말한 것처럼 스탠드 응용력이 뛰어난 걸? 그 짧은 순간에 스탠드를 겹쳐서 피해를 최소화하다니. 그럼 이제 얼마나 대처하는 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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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에코즈 - 유저: 히로세 코이치(39세)

파괴력 - E → C → B 스피드 - E → B → B 사정거리 - B → B → C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B 성장성 - D

능력: 소리와 관련되어 있다. 처음 능력을 발현한 1999년 시점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ACT를 바꾸면 기존에 적용하던 능력이 사라진다.

Q: 두 사람이 사귀게 된 일주일은 어디갔나요?

A: 알아서 잘 고백하고 사귀게 됐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