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32. 젤리벨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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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카게는 오른팔을 조여드는 고통에 신음했다.


“크윽… 조여든다. 옷을 찢고 피부로 파고들고 있어! 문어의 촉수 같아! 문어의 촉수가 내 팔을 쥐어 으스러뜨리려고 해!”

‘다이너마이트 퀸의 기폭 스위치는 내 오른손… 하지만! 오른손을 쓸 수가 없어!’


“하치노헤선, 일단 너부터다.”


그 순간,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동차의 도난 방지음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이 소리는?!”


그리고, 유키카게의 오른팔을 으스러뜨릴 듯 조여오던 젤리벨리가 갑자기 풀렸다. 덤덤이 갑자기 자기 귀를 틀어막고 주저앉은 것이다. 기묘한 괴성을 지르며 귀를 틀어 막은 것이 마치 PTSD가 도진 참전용사 같았다.


“뭐야… 왜 저러는 거지?”


소리의 근원은 시즈카였다. 시즈카의 네버마인드가 자동차 문을 때려 부순 상태였다.


“언젠가 책에서 본 적 있어. ‘자폐증’ 환자는 ‘청각’이나 ‘시각’ 같은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서, 그런 감각을 무조건적으로 회피하거나 반대로 과하게 집착한다고 말이야. 저 녀석은 ‘소음’을 극단적으로 ‘회피’하고 있어!”


시즈카는 아직도 움직이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 앉은 덤덤에게 다가갔다.


“당신, 미안하지만 ‘재기불능’이 되어줘야겠어. 걱정 마, ‘재단’에게 이야기해서 도와줄 테니까. 네버마인드!”

“도라아!”


그 순간,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는 듯 꼭 감은 덤덤의 두 눈이 번쩍 떠지더니 갑자기 소리가 사라졌다. 시즈카가 몹시 당황하는 그 순간, 젤리벨리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뭣이이이?!”

‘마, 말도 안 돼! 이렇게 빨리 소리가 꺼진다고? 그럴 수는 없는데!’


그리고, 시즈카는 보았다. 자동차의 경적 부분이 노란 슬라임으로 틀어 막혀 있는 것을. 유키카게는 생각했다.


‘놈의 스탠드가 경적을 틀어 막았어. 저 자식… 설마 ‘본능’인가?! 본능 만으로 싸우는 건가!’


시즈카는 가까스로 네버마인드를 겹쳐 공격에 방어했지만, 팔을 맞고 몇 미터는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시즈카는 욱신거리는 팔을 부여잡았다.


“이럴 수가… 저래서는 공격할 수가 없어!”


젤리벨리는 이름처럼 수십개의 젤리빈 모양으로 분열되어 덤덤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러더니, 그 중 하나가 총알처럼 빠르게 유키카게에게 날아들었다.


“다이너마이트 퀸!”


다이너마이트 퀸이 그 중 하나를 박살내버렸지만, 순식간에 부서진 파편들이 모여 원래대로 돌아오고 말았다.


“2, 1, 점화!”


곧바로 젤리벨리의 일부가 폭발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동시에 덤덤도 상처가 나 피가 튀자 그는 비명을 질렀다.


“됐다! ‘다이너마이트 퀸’의 폭발은 효과가 있어!”


“우어어어어어!! 아프다! 덤덤 피! 피난다! 피가 나면 아프게 한 사람도 똑같이 만든다아아!!”


그 순간 젤리벨리의 일부가 날아들어 유키카게의 대응 보다 빠르게 총알처럼 그의 몸을 찔렀다.


“유키 군!”


유키카게의 입에서 피가 튀었다. 몸에 박힌 젤리벨리들은 몸에서 빠져나와 마치 진짜 총알처럼 바닥을 굴렀다.


“이름대로 말랑말랑하던 놈의 스탠드가… 딱딱하다! 마치 ‘총알’처럼 딱딱해!”


덤덤은 피가 튀는 자리를 부여잡고 낄낄거렸다.


“젤리벨리, 물 묻으면 딱딱하다. 48개 중에 8발만 맞아도 너 못 움직인다!”


유키카게는 피를 탁 뱉었다.


“젠장, 이름처럼 진짜 총알 같잖아. 이름 그대로 ‘덤덤’이야(dumdum, 총탄 할로 포인트의 별칭)!”


그리고, 유키카게는 알아차렸다. 어느샌가 시야에 시즈카가 보이지 않았다.


“시즈카 쨩?! 설마!”


유키카게는 단숨에 눈치챘다. 시즈카는 몰래 덤덤의 뒤를 노리고 있었다.


‘그래, 시즈카 쨩! 놈은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건 안중에도 없어져! 왕을 노리는 암살자처럼 놈을 쓰러뜨려! 갈비뼈를 부수고! 옆구리를 고기 자르듯 배까지 베어버려!!’


시즈카의 네버마인드가 주먹을 드는 그 순간, 덤덤이 중얼거렸다.


“덤덤, 바보 아니다. 도호쿠 본선은 지금 덤덤 뒤에 있다. 젤리벨리가 알려줬다.”


그와 동시에 젤리벨리의 조각들이 일제히 허공에 달라붙었다. 곧이어 시즈카가 투명화를 풀자, 유키카게는 경악했다. 젤리벨리가 시즈카의 다리에 달라붙어 바닥에 고정시키고 있던 것이다.


“우… 움직일 수가! 몸이… 무거워!”


결국 시즈카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젤리벨리는 다시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덤덤,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젤리벨리는 물 묻으면 딱딱하다.”


젤리벨리는 하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물처럼 순식간에 시즈카의 입을 타고 기도로 들어갔다.


“시즈카 쨩!!”


“젤리벨리가 도호쿠 본선 숨 못 쉬게 만든다. 다음은 하치노헤선이다.”


유키카게는 황급히 시즈카에게 달려갔다. 이미 시즈카의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하며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


“시즈카 쨩, 정신 차려!”


유키카게는 힘껏 하임리히법을 시행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소용없다. 덤덤은 도호쿠 본선 숨 막히는 동안 3분 뒤에 오는 통근열차 볼 거다.”


유키카게는 호흡을 못해 죽어가는 시즈카를 보고는 결심한 듯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즈큐우우웅


그대로 시즈카에게 입을 맞췄다. 덤덤은 박수까지 치며 좋아했다.


“어허헣, 덤덤 그런 거 좋아한다!”


그 순간, 갑자기 덤덤의 이마에 이빨 자국이 돋아나더니 덤덤은 그 부분을 만지며 아파했다.


“아야야야야야!! 덤덤 아프다!”


유키카게는… 입을 맞춤과 동시에 다이너마이트 퀸으로 입에 남아 있던 젤리벨리의 끝부분을 혀로 끄집어 낸 다음 이로 물고 강제로 뽑아낸 것이었다! 마침내 시즈카의 입에서 젤리벨리를 뽑아내자, 시즈카는 피 섞인 기침과 함께 거친 숨을 토해냈다.


“아프다! 내 젤리벨리 물지 마라!”


유키카게는 분노한 얼굴로 젤리벨리를 바닥에 뱉었다.


“이렇게 끄집어내보니, 흥! 재주라고는 어딘가에 파고드는 것밖에 없는 천박한 스탠드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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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젤리벨리 - 유저: 덤덤

파괴력 - D 스피드 - D 사정거리 - C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C  성장성 - E

능력 - 슬라임처럼 생긴 스탠드. 대상에게 달라붙는다. 이 ‘슬라임’은 매우 끈적거려서 달라붙으면 때어내기 매우 힘들며, 수분을 흡수하면 점성을 잃지만 딱딱하게 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