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두는 늘 그래왔듯이 한 사람의 제다이로써 자신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행동했을 뿐임. 그리고 윈두가 그런 엄격주의를 지향했다고 해서 윈두의 직접적인 제자였던 데파 빌라바나 여러가지로 함께 해 온 오비완 케노비, 기타 제다이들이 그 행동에 영향을 받아 타락하거나 비뚤어지진 않았음. 즉 윈두의 원리원칙을 부당하다고 여긴 건 아나킨 스카이워커 뿐이었음. 

요다가 처음 제다이 사원에 나타난 꼬마 아나킨을 보고 너무 감정적이고 제다이가 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우려를 했는데 만약 아나킨이 아주 어릴 때 발견되어 제다이 사원에서 훈련을 해왔으면 '제다이의 길', 그리고 그것을 좀 더 엄하게 시행하는 윈두의 방식을 거부하지 않았을 것임. 하지만 타투인에서 제멋대로 자라오고 어머니랑 반강제적으로 헤어지면서 마음 속에 어둠이 생긴 아나킨으로서는 윈두의 엄격함을 견디지 못했을 거임. 즉, 아나킨은 다른 파다완들과는 자라온 환경 자체가 너무 달랐고 영화는 아나킨을 중점으로 보고 있는 만큼 관람객들이 보기엔 아나킨이 피해자고 윈두가 꼰대처럼 느껴질 수 밖에.

아소카 타노가 누명을 쓰고 기소된 건에서 제다이 평의회가 돕지 않았고 특히 윈두는 냉정했다가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댔다는 얘기도 있지. 그것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일단 제다이 평의회는 공화국 의회 아래에 있는 산하 기관에 가까웠고 스스로 정치 논리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의회의 지시대로만 움직였음. 클론전쟁 3D를 보더라도 제다이들은 의회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클론 대대를 이끌고 작전을 수행했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없었음. 아나킨이 종종 아미달라 의원과 독자적으로 움직인 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레알 아나킨이 지 맘대로 했거나 사정이 어쩔 수 없었거나 혹은 팰퍼틴 수상의 요청이었던 게 대부분이었음. 그리고 제다이는 클론 군대가 창설되기 전까지 공화국을 수호하는 공화국의 무력을 나타내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의회를 무시하고 독자적인 의견을 내는 거 자체가 공화국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될 우려도 있었음. 그래서 철저히 중립성을 띈거고.

아소카의 사건은 일단 범인이라고 잡힌 레타 터몬드가 포스 그립으로 살해 당했는데 아소카가 정말 죄가 없었으면 그대로 달아나면 안되는 거였음. 일단 조사를 받고 레타를 죽인 게 자기가 아니란 걸 증명했어야 했는데 엉겹결에 튀어버렸고 (현실에서도 혐의를 받는 중에 튀면 대체로 범인으로 취급됨) 하필이면 같이 행동한 게 공화국에서 주시하는 분리파 요원인 벤트리스였음. 그리고 자기를 도와줄테니 일단 같이 돌아가자고 한 아나킨의 요청도 거절해 버렸고. 이런 상황에서 제다이 평의회가 똘돌 뭉쳐 의회 산하 기관인 법정에 항의를 한다? 자칫하면 파다완 하나 구하자고 의회와 충돌해 공화국에 불안과 공포를 안겨줄 수도 있는 것임. 제다이는 어찌됐든 간에 무력집단이니까. 그래서 요다나 윈두가 아소카를 함부로 구하려들지 못한 거였고.

난 오히려 제다이와 평의회가 가지는 특수성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 행동부터 하려는 아나킨의 무모함이 오히려 포스의 어두운 면으로 스스로를 끌고 들어가는 기폭제가 된 거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