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거 그냥 심리테스트인가 하고 솔직하게 적어서 냈거든요

당연히 죽는 거 생각해본 적 있냐에는 예 하고 체크했고요

예 였던지 매우 그렇다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대충 그런 지문이었어요


다들 사춘기 때든, 아니면 지금이든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사후세계나 윤회 생각도 해보고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하고 생각해보고 그러잖아요?


그런 철학적인 지문인 줄 알았는데

자살징후 포착용으로 넣은 지문이었더라고요


그대로 훈련소에서 저녁에 중대장한테 불려갔어요

되게 심각하게 물어보더라고요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냐, 여기다가 그렇게 체크했던데 지금도 그러냐, 그런 물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들 그런 생각하지 않습니까 사후세계 그런 거 궁금하고..

그런 식으로 대답을 했고요


그랬더니 다짜고짜 제 손목을 확인하더라고요

슥슥 같은 건 무서워서 해본 적도 없으니까 당연히 말끔했죠

그러고서야 마음을 놓았는지 웃으면서 가서 쉬어라, 하고 보내줬고요


그냥 그런 일이 있었어요

조금 바보 같은 일이라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