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내 평생 문을 열 때 이렇게 큰 소리가 난 적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바닐라의 잔소리에 따라 씻고 옷을 입고 나면, 늘 그랬듯이 소완이 밥상을 내 책상 위에서 차려놓는다. 이제는 소완도 나를 꺼리지도 않고 미리 내가 앉을 자리 옆에 의자를 끌고 와 숟가락 위에 밥 한 술 올려놓고 내가 먹어주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내가 좋다고 받아 먹으면 바닐라는 못 볼 꼴을 본 것 마냥 혐오스러워 하는 표정을 짓고 자기 할 일을 한다. 그럴 때는 내가 강제로 내 무릎 위에 얹혀서 같이 밥을 먹어야 화를 풀어준다.

 

아스널과 만나고 난 며칠 뒤, 늘 그랬던 것처럼 바닐라를 앉혀두고 같이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아스널과 리리스가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아스널의 옷자락을 붙잡고 땅바닥에 질질 끌려오는 리리스가 있었다.

 

 

 

“오, 미리 선약이 있었던 건가?

그대도 제법 하는군? 양손에 이렇게 꽃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면.”

 

 

바닐라와 소완이 말 없이 헛기침만 뱉는다.

 

 

“그대가 보고 싶으면 오라 해서 왔다.

너무 아침 일찍이었던 건가?”

 

“어… 어?”

 

 

아침부터 이렇게 대뜸 사령관실로 쳐들어오는 경우는 처음이라 나도, 리리스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 보고 싶으면 오라 하긴 했지만...”

 

“것 보게! 경호대장!

내가 사령관과 약속을 잡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

 

"하, 하지만 이렇게 무대뽀로 오면 어떻게 하나요! 아스널 준장!”

 

 

리리스는 땅바닥에서 끌려오면서 칭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어떻게 좀 해달라는 눈빛을 내게 쏘아대는데, 나도 이런 경우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리리스가 아스널한테 질 만한 애는 아니지 않아?”

 

"아, 그것 말인가?

내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냥 그대가 불렀다고 말하니 제 힘을 못 쓰더군.

대체 내가 없던 사이에 경호대장을 어떻게 조교한 건가?”

 

 

조교라는 말을 듣고 리리스가 얼굴을 붉혔다.

 

 

“그, 그야 리리스는 주인님과 말 못할 일들을 많이 했으니까...”

 

 

별로 한 거 없다.

 

 

"호오? 이럴 줄 알았으면 쳐들어올 것이 아니라 경호대장과 사령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먼저 할 걸 그랬군?”

 

 

다시 말하지만, 리리스랑 나는 한 적 없다.

… 아니지, 리리스라면 내가 자고 있을 때 뭐를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 말 못해요!

그건 리리스와 주인님 사이의 비밀인데 그걸 어떻게 말하나요!”

 

“왜, 말 못하겠나?

고작 한 침대에서 잔 것 가지고 이렇게나 부끄러워하면 사령관의 경호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건가?

경호대장이나 되는 사람이 이렇게 숙맥이니 사령관이 그랬던 것도 이해가 간다.”

 

"주, 주인님하고 뭘 한 건가요! 당신!!”

 

 

아스널은 웃으면서 리리스의 등을 토닥였다.

 

 

“뭘 하고 자시고 그럴 시간이나 있었으면 할 말이라도 있겠지.

내가 사령관과 개인적으로 만난 시간이 많아봤자 얼마나 많겠나?

그냥 만나고 나서 인사나 조금 나눴을 뿐이다.

조금 진-한 인사를 말이지.”

 

 

그냥 아스널은 누구든지 놀리는 맛으로 사는 것 같다.

 

 

“이… 이 여우 같은 여자가!!”

 

"오… 이러면 나도 큰일인데...”

 

 

리리스가 화를 내면서 숙련된 솜씨로 아스널의 다리를 잡아 뒤로 뒤집어버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엎드린 아스널의 손을 등 뒤로 넘겨 포박해버렸다. 나야 리리스의 실력을 말로나 들었지, 이렇게 직접 본 적은 거의 없으니 나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

 

 

"주인님! 이 여자는 위험해요!

리리스가 주인님 곁으로는 못 가게 막을게요!!!”

 

"… 리리스?”

 

"네!”

 

"그냥 놔 줘.”

 

"네? 하지만...”

 

"전에 만나자고 했던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몸에 폭탄이나 그런 것도 없잖아.”

 

"… … 그래도...”

 

"그래, 그래. 내가 그 부분은 전문이 아니니까 리리스한테 맞길게.

하지만 나도 나랑 만나자고 했던 애를 이렇게 문전박대하고 싶지는 않아.

이해해줄 수 있지?”

 

"… 네...”

 

 

내 말에 순한 양처럼 조용해지는 리리스를 보고는 아스널의 장난끼가 다시 발동했다.

 

 

"경호대장?”

 

"… … 뭡니까?”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나도 오늘은 사령관을 덮치지 않을 테니까.”

 

"… 오늘은?”

 

"오늘은”

 

 

아스널이 묘한 눈빛을 내게 보냈다. 실낱 같이 얇은 눈으로 쳐다보는 것을 보면 누가 보아도 유혹하겠다고 다짐한 사람의 눈이었다. 그걸 놓칠 리 없던 리리스가 돌연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역시 당신은 주인님께 가면 안 돼!!

두고 봐요, 당신이 주인님께 가면 안 될 이유가 하나라도 나오면 아예 감옥에 감금시켜버릴 거니까!”

 

"하하하, 이렇게 무서운 경호대장은 나도 감당이 안 될 것 같은데.”

 

 

이번에는 반대로 리리스에게 끌려 가는 아스널을 보아야 했다. 바닥이 그리 깨끗하지도 않는데 뭐가 좋다고 저렇게 질질 끌려가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저 둘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그래도 걱정한 만큼 소란이 일어나진 않아 다행이다.

 

 

"… … 대체 평소 행실이 어떠면 이 사단이 나는 겁니까, 주인님…

설마 제가 안 보는 사이에 보이는 여자마다 다 박고 다니는 난봉꾼 노릇이라도 하고 계시는 겁니까?

… 역겹네요.”

 

 

내 품에 앉아 있던 바닐라가 진심으로 경멸하는 표정을 보냈다. 난봉꾼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왠지 아스널이 왔다 가니 그런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아스널의 표정은 누가 보아도 오늘, 한 번을 하겠다고 작정한 사람의 표정이었으니까.

 

 

"… 내가 그럴 리가 있겠어?”

 

“지금 상황에 그런 말이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말에 믿을 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군요.

역시 이렇게 되기 전에 제가 손을 썼어야 했나요, 발정 난 주인님?”

 

 

옆에서 소완이 거들었다. 숟가락은 내버려 두고 내 팔에 몸을 비벼 오면서 알 수 없는 교성 소리와 함께 속삭이듯이 말을 걸었다. 

 

 

"주인, 소첩을 빼놓으시면 곤란하옵니다.

주인의 씨를 받을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불쌍한 소첩을 언제까지 거부하시렵니까?”

 

 

바닐라의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

 

 

"… … 역겨워...”

 

 

그렇게 말하면서도 은근슬쩍 자신의 사타구니를 내 것에 비벼오기 시작했다. 치마 아래 속옷 한 장 입고 있을 바닐라의 상태를 생각해보면, 나도 고욕이었다. 의식하지 않으려 하며 계속 의식하게 된다고, 바닐라의 속옷과 내 바지만 없었다면… 하는 변태 같은 상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사타구니에는 빈혈이 올 정도로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소첩도 옆에 있사옵니다~

어찌 아까부터 소첩만 이리 매몰차게 구시는 지요.”

 

 

소완은 얇은 손가락을 관능적으로 뻗어 내 얼굴을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 으… 읏… 으읏…

… 하아… 하아… 이 변태 같은 주인님…

역시… 제가 손을 봐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내 오른쪽 귀에는 소완의, 왼쪽 귀에는 바닐라의 신음 소리가 옅게 깔리기 시작했다. 밑은 바닐라가, 입은 소완이 유혹하기 시작하니, 상상 이상으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참고 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이 애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 아스널이 던져놓은 작은 공이 손 쓸 틈 없이 커져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최대한 이성을 유지하는 것뿐이었다. 나중에 아스널한테 말 좀 해놔야지. 이러다가 내가 먼저 골병이 나서 죽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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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준비한 선물은 마음에 들었나?”

 

"하아… 하아… 선물은 개뿔...”

 

 

아침에 리리스와 함께 바닐라, 소완도 같이 자극시켜 내게 음욕의 지옥을 선사해준 아스널이 좋았냐고 물어보고 있다. 관계를 했다는 기준을 좀 엄격하게 잡으면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아침에 둘을 여러 의미로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아스널은 그런 내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았다면서 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기에는 솜씨가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 이걸 보니 캐노니어의 아이들이 자꾸 걱정되기 시작한다.

 

어찌해서 리리스의 허락을 받은 아스널과 함께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시간은 저녁이 가까울 쯤이니 아스널도 제법 기다렸을 것이다. 리리스가 허락을 해주는 대신으로 내가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게 했다고 한다. 이런 걸 생각해보면 너무 안일하게 약속을 잡은 내가 미안해지기도 하지만, 아침의 일을 생각하면…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예전에 우리 캐노니어가 숙소로 썼던 곳이다.

지금은 그냥 창고로 쓰고 있지만, 그래도 조용하게 대화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

 

"… 그 대화라는 게 몸의 대화는 아니지?”

 

 

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본 아스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말하지 않았나? 오늘은 그대와 살을 섞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고.

내가 정말 마음을 먹었다면 아침에 그 두 명과 했던 ‘몸의 대화’에 나도 참여했을 것이다.”

 

"… 오해 살 말은 하지 마.”

 

“왜, 그거야 말로 몸의 대화 아니겠나?

그대가 여기 누구와 섹스를 하든 문제될 것도 아니고,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무서워하는 건가?”

 

"푸훕!”


"왜 그런가?"


"... ..."


 

 

지금까지 어떻게든 말을 빙빙 돌려서 표현하려 했는데, 이렇게 직설적인 표현을 들으니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인터넷에서야 뭐라 표현하든 상관없다만, 이렇게 일 대 일로 마주한 상태에서 섹스라는 표현을 쓰면 누구라도 당황스러워 하지 않을까? 유혹이나 그런 것도 아닌,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익숙한 일이 아니지만, 듣는 것도 이상할 노릇이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 표현 좀 자제할 수 없을까…

누가 들을 지도 모르는데...”

 

“지금까지야 섹스를 빙빙 꼬면서 말하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잘 안 됐다만, 그대가 그리 표현하길래 나름 배려의 의미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게 배려할 껀덕지도 아니지 않나 의문이 드는군.

뭐, 원한다면 교배나 교미라고 말해줄 수는 있지만, 그것은 더 이상할 것 같고.

일부로 이렇게 빙빙 돌려서 나로 하여금 더 의식하게 만드려는 속셈인가?”

 

“그래도 누가 들으면 어떻게!”

 

 

나는 작게 아우성을 쳤다.

 

 

“누가 들으면 어떤가?

뭐, 그럼 그대는 평생 여기서 섹스는 하지도 않을 건가?

언젠가 누군가와 섹스를 하게 되면 그 신음 소리가 온 복도에 올릴 텐데, 그럼 그대는 우리보고 신음 소리도 참으라 할 생각인가?

내 생각에는 섹스라는 단어보다 그 야릇한 교성이 더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데.”

 

"… … 여기는 공연음란죄도 없나...”

 

“대체 어느 법이 섹스라고 말도 못하게 하나?

그리고 지금은 주변에 들을 자도 없지 않나.

… …

… 아니면 그대는 나와 섹스 하기가 싫었던 건가?”

 

 

아스널은 놀라면서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괬다. 머리를 감싸면서 무슨 고민을 저리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봤던 표정 중 손에 꼽을 만큼 진지한 표정이었다.

 

 

"… 그래, 함께 할 상대도 아닌 자에게 섹스 소리를 듣고 싶어할 리는 없겠지…

그래도 나름 몸에는 자신이 있었다만...”

 

"그, 그런가 아냐!

나. 나도 아스널이랑 하고 싶지.”

 

“… 뭘 말인가?”

 

 

아스널은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대체 뭘 하고 싶다는 건지 분명하게 밝히라는 무언의 압박이 나를 감싼다. 지금까지 본 아스널의 표정 중 가장 무서웠던 순서를 매겨보라면, 단연 지금 이 표정이 제일이었을 것이다.

 

 

"… … 내 입으로?”

 

"하아… 숙맥도 이런 숙맥이 없군.

어제 그렇게나 진한 키스를 한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대에게 있어 혀와 혀가 비비며 서로의 타액을 맛보는 것은 고작 단어 몇 개 말하는 것보다 덜 부끄러운 행위인가 보군?”

 

"... 놀리는 건지 진심인 건지 모르겠네..."


"난 늘 진심이다."


"... ..."


"그래서 나와 뭘 하고 싶다는 건지 말해줄 수 있겠나?"


“하아… 그래, 어차피 안 할 것도 아닌데..."


"그렇게 순응하는 자세는 아주 마음에 든다.

그래서 말해주겠나? 뭘 하고 싶은 지?"



아스널의 표정을 보면 겨우 겨우 웃음을 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말에 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은근 그럴 듯한 말을 하니 안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참... 처음 보는 유형이다.





"… 섹스 하고 싶다고.”

 

 

아스널은 웃으면서 나를 괴롭힌다. 내 볼 위에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려 가며 더 크게 말하기를 자극한다.

 

 

"흐음? 목소리가 너무 작지 않은가?”

 

“… 그래! 섹스 하고 싶다고!

침대 부숴질 때까지 밤 새서 맨날 아스널이랑 섹스하고 싶다고!!!”

 

 

그러자 아스널이 다시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

 


"오호, 난 그렇게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다만?

그냥 평범하게 관계를 맺는 것부터 시작하면 안 되나?

이렇게 보면 나보다는 그대가 더 색을 밝히는 것 같군."


"... ... 에이씨, 역시 놀리는 거잖아."

 


아스널은 내 등을 토닥이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었다.



"그래도 그대와 하는 섹스라면 정말 침대가 부숴질 수도 있겠군.

나중에 같이 밤을 보내기를 기대하고 있겠다.”

 

"... 칭찬을 하는 건지 욕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칭찬도, 욕도 아닌 사실을 말한 거다.

여기 침대가 튼튼하긴 해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지 않겠나?"


"그 말을 여기서 써도 되나?"


"안 될 건 또 뭐 있나?"


 

아스널은 다시 당당한 걸음걸이로 우리의 목적지로 향했다. 그 발걸음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당당했다. 어떻게 저런 바이오로이드를 만들 수가 있었는지, 이 세상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 … 남은 이렇게 부끄럽게 해놓고 자기는 멀쩡하네...”

 

"음? 그대는 나도 함께 부끄러워 하길 바라나?”

 

"… … 아냐, 됐어.”

 

“아니지, 따지고 보면 나도 그런 말을 해야 평등한 것 아니겠나?

너무 내 기분만 생각했던 것 같다. 미안하군.”

 

"… 아스널이 부끄러워하면서 말할 만한 게 이 세상에 있기는 할까?”

 

"… 날 너무 섹스 괴물로 보는 것 아닌가?

나도 남들 앞에서 부끄러워 할 만한 말은 있다.”

 

“난 살면서 자기 앞에서 자기랑 섹스하고 싶다고 시인하라 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 … 솔직히 괴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난 바이오로이드라네.”

 

“아무렴 어때!!!”

 

 

나는 분해서 씩씩대었다. 아스널이 잠시 안쓰러운 눈빛으로 고민하던 차에 아스널의 앞으로 향해 가려는 목적지로 향했다. 뭔가 진 것 같은 기분에 찜찜함을 가지고 걸어가던 나를 아스널이 잡고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다.

 

 

"…! …! ...!!”

 

 

"… … 

… … 어?”

 

“… 나도… 이렇게 말하면 조금은 부끄럽다...”


 

"… … 방금 그건 뭔 뜻이야?”

 

"후후, 다른 뜻은 없다.

그냥… 그대와 함께 하는 섹스에 추가했으면 하는 것들을 말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글로만 보던 것들, 익명성이 보장된 장소에서나 쓸 수 있는 꼴리고, 야릇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야하게 적어낸 것들. 마치 그것들을 하나로 모아 놓은 듯한 말을 내 고막에 그대로 때려 박았다. 더럽고 추잡한 것들은 아니지만,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음란한 목소리로 듣기에는 정신에 충격이 갈 만한 이야기들이었다.

 

아스널은 웃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양 볼이 상기되는 것은 어찌 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입은 바보처럼 베시시 웃고 있었지만, 어색함에 눈동자가 이리 저리 진동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내가 아스널을 보고 귀엽다고 느낄 줄은 몰랐다. 괜히 할 말이 없어진 아스널은 내 팔에 팔짱을 꼈고, 우리 둘 다 부끄러움을 최대치로 느끼면서 원래의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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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https://arca.live/b/supernerimk2?category=%EC%86%8C%EC%84%A4&target=title&keyword=%EC%A1%B0%EA%B8%88+%EC%9D%B4%EC%83%81%ED%95%9C


모음 : https://arca.live/b/lastorigin/20710101



(대충 다음 화면 아스널 파트도 끝날거라는 말)

나중에 외전을 쓸 때가 되면 야스씬도 넣어볼 생각이 있긴 한데

과연 그 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게슴


아무튼

절대 애 호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