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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순알은 개노니아改勞泥牙 부대의 대장인데, 자는 로열勞悅이다. 그녀는 매우 색色을 탐하였는데, 누군가 그에 대해 비판하면 껄껄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색즉시공이니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 그녀는 이리 말하였다.

“色卽時共, 즉 색은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사서를 보아하면 한 명의 인간도 무수한 업적을 이루고 지혜로움이 이루 헤아릴 데가 없는데, 둘이 함께하면 얼마나 많은 업적을 이루며 지혜가 얼마나 클지 감히 가늠할 방도가 없도다. 하물며 둘만 해도 이러한데, 셋이면 또 어떠하고, 일곱이면 또 어떠하겠는가?”

라고 하며 질문한 이를 비밀의 방으로 데려가는데, 나올 때 질문한 이의 얼굴을 보면 과연 온 세상의 지혜를 다 얻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더라.

 

하루는 나엔裸円 대령과 포이包伊가 말다툼을 하는 것을 아순알이 보았다. 둘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물으니, 포이가 말하기를, 

“사실은 제가 나엔 대령을 못 보고 부딪혔는데, 나엔 대령이 싫은 기색을 보이길래 제가 약이 올라 나엔 대령은 마치 벽과 같으니 부딪혀서 매우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였더니 나엔 대령이 저에게 뇌로 갈 영양이 다 가슴으로 간 도를 모르는 축생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말다툼을 한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아순알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 사람아! 가슴이 작은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여성의 유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에 포이가 모른다고 하자 아순알이 말하길,
“여성의 유방은 본디 남에게 베풀기 위한 것이다. 유방에서 젖이 나오는 것은 아이에게 베풀라는 것이요, 유방이 그토록 부드러운 것은 사랑하는 남성에게 베풀라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옛날에는 같은 마을의 아낙이 젖이 부족하면 자기 젖을 나눠주기도 했던 것이다.” 

“나엔 대령을 보아라. 매이 대장에게 항상 신뢰와 사랑으로 대하며, 사령관에게도 안길 수 있는 것을 오직 충성과 의리로 안기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정말 베푸는 모습이 아닌가? 세상은 비록 나엔의 가슴이 작다고 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살덩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네.”

그러자 포이가 눈물을 흘리며 나엔에게 사과하였다.

 

또 하루는 사령관이 근심스런 얼굴을 하고 있기에 아순알이 다가와 묻기를, “그대는 무슨 근심걱정이 있어 표정이 좋지 못한가?” 하였다. 그러자 사령관이 말하기를, “새롭게 태어날 이들에게 과거 인류의 만행을 알려줄 때 그들에게 참상을 보여주어야 하겠소? 아니면 숨겨야 하겠소?” 하였다.

이에 아순알이 고민하다가 말하기를, “지목후이다” 하였다. 사령관이 그것이 무엇인지 물으니, 아순알이 말하기를, “지목후, 즉 앎知은 눈目으로 보고 난 후後에서야 오는 것이다. 직접 보지 않고서는 진정한 앎이 실현될 수가 없다. 잘못됨을 알지 못한다면 옳음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고, 옳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은 결국 옳은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잘못된 길에 들게 된다. 마땅히 보여주어야 한다.” 하였더니 사령관이 그제서야 얼굴이 밝아지더니 “과연 아순알이오. 마땅히 그리 하겠소.” 하면서 매우 기뻐하더라.

 

또 이러한 일이 있었다. 아순알이 성교를 하고 나오는데 불굴不屈의 마리摩利가 말하기를, “너는 평소에 항상 깨달음을 얻은 자인 양 말하고 다니면서 침소에서는 매우 요란하니,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자이다. 이러한 이가 어찌 성교를 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그러자 아순알이 대답하기를, “그것이 당연한 이치이거늘, 무척 어리석다. 그대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가? 폭풍과 화염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였다. 이에 마리가 “그래서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라고 반문하자, 아순알이 말하기를, “이 세계도 그토록 요란하게 창조되었는데, 하물며 새로운 생명이 창조되는 것이 조용할 수가 있겠는가? 침소에서는 야단을 떠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교 중에 교성을 지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자 마리가 무척 부끄러워하며 사과하였다.

 

사관왈史官曰, 아순알이 무척 호탕하고 강단있으며 용모가 아름답고 지식이 있으나, 색을 무척 밝히는 것이 오직 하나의 흠이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 세상에서 완벽한 것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 이치이기에 하늘이 그리 만든 것이지 아순알의 잘못이 아니라 하겠다. 그 어떤 이가 이것을 비난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