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두 사람의 오보로의 가게로 끌려가, 그대로 창관에 들어가는 대신 둘이서 일을 하나 받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단골인 호텔로 돌아와, 겨우 샤워를 마친 참이다.



츠바키 "겨우 머리가 맑아졌다. 귀찮게 굴어서 미안했어."


츠바키는 러프한 모습이 되어 말했다. 요코도 스카잔을 벗고 있다.


요코 "나의 지레짐작 탓에 엉뚱한 일이 되어버렸어. 나야말로 미안해."

츠바키 "애당초, 나도 술에 취해 그 녀석들과 시비가 붙은 거야. 신경쓰지 마."

요코 "다시 한 번 이름을 대지. 오차학원, 아사후지 요코다."

츠바키 "나는 츠바키. 프리 용병이야."

요코 "그렇다는 건 옛날에, 오차에 있었다는 츠바키 선배인가. 안녕하십니까, 선배!"


요코는 상하관계에 엄격한 여깡답게, 한 걸음 물러서 츠바키에게 머리를 숙였다.


츠바키 "선배라 부르지 마. 나는 스스로 오차를 나온 몸. 그냥 츠바키면 돼."

요코라면 "나도 요코로 좋아. 잘 부탁해, 츠바키."


즉석에서 콤비가 결성된 셈인데, 오보로의 의뢰는 꽤 번거로운 것이었다.


조금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시몬이라는 이름의 마술사의 말살.


그는 노마드 뿐만 아니라, 요미하라에서 여러 사람을 죽인 탓에 마을 전체에 현상금이 걸려 있다.


하지만 타깃을 잡아도 두 사람에게 현상금을 줄 수는 없다고.


츠바키와 요코는 상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위치는 밝혀진 게 없어, 알아서 찾으라고 들었다.


오보로 "원래대로라면 내 부하인 인티라이미에게 명령해, 임무를 내팽개치면 곧장 노예창부가 되는 기아스라도 걸어주겠지만."

오보로 "지금 노마드와 오차는 동맹이니까. 그런 짓은 안 할 거야."

오보로 "다만, 만약 도망친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오보로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교해 줄 테니까. 기대해."




츠바키 "서로 귀찮게 됐군."

요코 "아니. 문답무용으로 노예창부가 되는 것보다 낫지."

츠바키 "하지만 타깃에 대해 아무런 단서가 없는 것은 곤란해. 마계에 있다는 말을 들어도 말이지."

요코 "그렇다고 마냥 마계에 가서 정처없이 돌아다닐 수도 없는데."


요코의 불평에 츠바키는 입을 다물었다.


정처없이 마계를 헤매다가 오늘 막 돌아온 참이었기에.


요코 "내키지 않지만, 시즈루 선생님한테 가볼까."

요코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혼나날 것 같지만."




코우사카 시즈루 "정말이지 무슨 짓을 한 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 하겠네."


오차학원의 교사 코우사카 시즈루는 화를 넘어 어이가 없었다.


요코는 꾸벅꾸벅 머리를 숙이면서, 시즈루에게 사정을 설명해 어떻게든 납득시켰다.


요코 "정말 미안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어. 반성합니다."

요코 "그런데 시즈루 선생님은 그 시몬이라는 마술사 놈에 대해 몰라?"

시즈루 "잘 몰라. 수백 년을 살아온 사악한 마술사로,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던데."

요코 "여러 개의 얼굴. 변신 마술에 능하다는 건가?"

요코 "그렇다면 녀석을 찾는 게 더욱 귀찮아졌구만."


유감스럽게 중얼거리는 요코에게, 시즈루는 설교 모드가 된다.


시즈루 "정말이지 너는 목둔술사인 주제에 거칠고 무모해서 매번 귀찮은 일만 일으키고."

요코 "서, 설교는 이 일이 끝나면 충분히 들을 거야."

요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이쪽의 츠바키도 엮여 있어."

요코 "설령 오차에서 나갔다 해도, 이 녀석은 전직 대마인이야."

요코 "확실히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의기란 말이지."

시즈루 "자기가 먼저 문제를 키워놓고"

요코 "그건 말하지 않는 게 약속이지만, 그 말대로야."

츠바키 "시즈루 선생님,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한결같이 고개를 움츠리는 요코의 모습에 츠바키도 무심코 오차학원의 학생이었을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고개를 숙였다.


시즈루 "힘이 되어주고 싶지만, 시몬에 대해서는 단서가 적어 오보로도 통째로 내던진 거겠지만."


시즈루는 난감한 얼굴로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시즈루 "그러고보니 『새벽의 환상』이라고 불리는 마족이 옛날, 시몬에게 공격 당해 격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

시즈루 "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몰라."

요코 "역시 시즈루 선생님. 그런데 그 『새벽의 환상』이란 건 어딨지?"


힘껏 묻는 요코에게 시즈루는 어깨를 으쓱했다.


시즈루 "글쎄. 그 『새벽의 환상』도 비교적 수수께끼의 인물이라서. 사람들 앞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출현 장소도 제각각이라 찾을 수 없어."

요코 "글렀잖아."

시즈루 "그게 내 탓인가?"

요코 "그런 건 아닌데."


시즈루의 말에 요코는 다시 작아졌다.


시즈루 "제멋대로 머리를 들이밀어 일을 어렵게 한 벌로."

시즈루 "너 홀로 오보로의 가게에서 두 사람 몫의 돈을 버는 게 어때?"

시즈루 "그쪽 방면에서도 우수하다고, 내가 오보로에게 추천장이라도 써줄까?"

요코 "그, 그것만은."


농담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말에 요코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츠바키 "나한테 조금 짚이는 게 있어."

요코 "그 『새벽의 환상』이란 녀석에게!?"

츠바키 "마계를 방랑하던 중에 오르톨이라는 마족에게 신세를 졌지."

츠바키 "그녀가 무슨 말을 할 때 자신이 『새벽의 환상』이라 불린다고 했던 것 같아."

요코 "그럼 우선 그 녀석한테 가보자. 다른 단서도 없으니까."


요미할라에서 꾸물거리고 있으면, 오보로의 분노가 더 커질 것이다.


어쨌든 움직이지 않으면. 일단 방침은 정해졌다.


시즈루 "오보로와 트러블이 생겼다는 말은 상부에 도저히 말할 수 없으니까."

시즈루, "내 명령으로 마계를 정찰하는 것으로 해 두겠어."

요코 "역시 시즈루 선생님. 정말로 의지가 돼. 학생의 아군!"

시즈루 "칭찬한들 아무것도 안 나와. 그리고 제대로 대마인 슈트를 입고 갈 것. 알겠지?"

요코 "물론 알고 있다구!"


간단히 말하는 요코에게 시즈루는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장비를 갖추고 곧장 마계의 문으로 향했다.


츠바키 "겨우 인간계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면, 곧장 마계행인가."


얼마 전 지나친 큰 동굴을 다시 걸으며 츠바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와 다른 것이라면, 이번에는 기묘한 동반자가 있다는 것이다.


요코 "나는 마계는 오랜만이야."


대마인 슈트로 갈아입은 요코는 이것이 오보로가 맡긴 일이라는 것을 잊은 듯 의기양양했다.


츠바키 "무기는 목검 그대로구나."


더구나 그 목검에는 도신(刀身)에서 풀이 곧게 자라고 있다.


요코 "나는 목둔술사니까. 이 녀석이 제일 좋은 거야."

요코 "이 강의목돌(剛毅木突)은 나의 육체와 융합시킨 신목(神木)으부터 깎아내 만들었지."

요코 "여느 금속보다 단단하고, 내 육체와 똑같이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어."


요코는 자랑스럽게 말하고, 실제로 자신의 손발처럼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고 보니 아까 골목에서도 던진 목검을 덩굴로 조종하곤 했다.


요코 "츠바키는 어때? 보아하니 무기는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츠바키 "나는 내 피를 써. 무기도 마찬가지다. 혈둔의 술."


츠바키가 손가락을 튕겼다.


손끝이 저절로 찢어지고, 새어나온 피가 순식간에 단검으로 바뀌었다.


요코 "오, 대단한데. 그치만 빈혈이 생길 것 같아."


그 단순한 감상에 저도 모르게 미소짓는다.


츠바키 "너무 많이 쓰지 않으면 괜찮다. 게다가 되돌릴 수도 있으니까."


단검이 푸확 피로 돌아와, 츠바키의 손가락으로부터 체내에 돌아왔다.


물론 손끝에는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요코 "굉장해."


요코는 감탄했다.


큰동굴을 지나면 마계의 문이다.


문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빛나는 긴 터널로, 그 빛을 넘어가면 말 그대로 다른 세계, '마계'에 이른다.


츠바키 "좋아, 간다."


지금까지 얼굴을 드러낸 츠바키는 후드와 베일로 얼굴을 가렸다.


두 사람은 마계의 문을 통과해, 게이트 시티에 들어섰다.


이름 그대로 인간계로 넘어가는 게이트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며 크게 성장한 마을이다.


츠바키 "마계는 오랜만이랬지. 어디 들렀다 갈래?"

요코 "필요 없어. 오르톨이 사는 곳까지 걸어서 며칠이라며. 냉큼 가자."


두 사람은 주변 가게에 눈길도 주지 않고, 게이트 시티를 통과하려고 했지만, 그럴 때에 한해서 이상한 사람들이 다가오는 게 세상의 규칙인 것 같다.


건달 "또 인간이 찾아왔네."

건달 "마계는 처음이지? 우리가 안내해 줄게."


나찰 오크 두 사람의 앞길을 휙 막는다.


친절한 척 말하고 있지만, 요컨대 관광 안내의 강매다.


츠바키 "둘 다 마계에는 익숙하다."

요코 "관광하러 온 게 아니야."

건달 "뭐가 어째! 타관 사람이 마족의 친절을 못 받아주겠다 이거지!"


거침없는 두 사람의 대답에 나찰 오크들은 분노했다.


그에 대한 요코의 반응도 빨랐다.


요코 "시끄러워, 이 건달들이!"

츠바키 "오자마자 이거구나."



츠바키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계에서는, 특히 이 마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주저 없이 전투 태세에 들어가다.


건달 "그렇게 나오시겠다? 좋아, 해보자구."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겠지, 건달들도 히죽히죽 웃었다.


***


츠바키와 요코는 건달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츠바키 "후후...후후후..."


목이 메는 듯한 피냄새에, 어느새 그 얼굴에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죽인 적의 피를 느끼고 있는 사이, 그녀의 피에 잠재된 마의 힘이 호응하기 시작한다.


좀 더 피를 보고 싶어.


좀 더 피를 조종하고 싶어.


그런 충동이 멈추지 않게 된다.


츠바키 "혈둔의 술, 너 자신의 피로 죽어!"


츠바키는 피로 만든 단검으로 나찰 오크 하나를 꿰뚫었다.


그것만으로도 치명상이었지만,


건달 "그갸아아아아아아아악!!"


뿜어져 나온 피가 순식간에 날카로운 칼날로 변해 그 몸을 원형이 없어질 때까지 베어 가른다.


츠바키 "너는 이거야. 터져라."

양아치 "아가가가가가가가가가! ──후갸아악!"


다른 건달은 피가 끓듯 날뛰었고,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된 후 마지막에는 물풍선 터지듯 날아가 버렸다.

 

요코 "우와, 진짜냐고. 자기 피 뿐만 아니라 적의 피도 조종하는 거야?"


요코가 과연 아연실색하고 있지만, 그걸 헤아릴 여유는 없다.


츠바키 "좀 더, 더 피를 줘!"

구경꾼 "꺄아아아악!!"


구경꾼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몸 여기저기서 피가 나고 있다.


마침내 적들 뿐만 아니라 무관한 사람들의 피까지 조종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코 "어, 어이 그만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해!!"

츠바키 "핫!!"


요코의 호통에 츠바키는 정신을 차렸지만, 각성한 마의 힘은 멈추지 않는다.


츠바키 "크윽!! 힘이......피가......멈추지 않아......"

요코 "자기 힘에 휘둘리는 건가. 어쩔 수 없지. 조금 아프더라도 참아!"


요코는 목검에 식물 유래의 치유의 힘을 쌓아 간다.


회복술은 서툴지만, 자신의 피를 막으려는 츠바키를 그 치유의 목검으로 한 방 때렸다.


츠바키 "큭!"


거친 치료였지만, 츠바키의 피는 멈추었고, 힘의 폭주도 가라앉았다.


요코 "야, 괜찮아?"

츠바키 "미, 미안......덕분에 살았다......"


츠바키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자신의 피, 적의 피, 그리고 무관한 사람들의 피.


그 정도의 피를 조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드 아래의 얼굴은 핏기가 사라져 있다.


요코 "일단 장소를 옮기자. 괴물을 보는 눈으로 보이고 있어."

츠바키 "아, 아아......"


요코는 츠바키의 손을 끌고, 잰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츠바키, "나는 원래, 내 피만 다룰 줄 알았어."

츠바키 "하지만 어떤 임무 중에 강적을 만났고, 아군은 모두 죽어, 나도 죽을 뻔했지."

츠바키 "그때였어. 자기 이외의 피를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은. 내 피 속에 잠들어 있던 마의 힘이 깨어난 거야."

츠바키 "나는 죽은 동료의 피를 이용해 적을 쓰러뜨렸어. 살아남은 건 나 혼자였지."

츠바키 "하지만 사실은, 내가 동료들의 피를 빼앗아, 죽인 걸지도 몰라."

츠바키 "동료의 피로 싸울 때, 나는 확실히 고양감을 느꼈어. 그런 내 자신이 두려워졌지."

츠바키 "그래서 오차를 나가, 대마인이라 자칭하는 것을 멈추고, 프리 용병이 된 거야."

요코 "더 이상 동료의 피를 쓰고 싶지 않아서?"


요코의 물음에 츠바키는 고개를 끄덕인다.


츠바키 "그 후, 각성한 마의 힘은 강해져, 지금은 적의 피도 조종할 수 있게 되었어."

츠바키 "적의 피를 무기로 삼는 것도, 그것으로 자신의 육체를 강화하거나 회복시키는 것도 자유자재."

요코 "하, 굉장하네. 내가 식물을 조종하는 것과 비슷한가."

츠바키 "그렇지는 않을걸."


츠바키는 자조한다.


츠바키 "나는 각성한 이 마의 힘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찾기 위해 잠시 마계를 떠돌았어."

요코 "그래서, 알게 된 건?"


그 물음에는 고개를 저었다.


츠바키 "아무것도."

츠바키 "나는 내 힘에 휘둘리고 있어."

츠바키 "언제 네 피마저 끌어다 쓸지 몰라. 이런 나와 함께 있는 건 위험해."

요코 "어이쿠. 그러니까 함께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하지마."

요코 "그런 말을 들으면 더욱 방치할 수 없으니까."

요코 "여깡 대마인 요코 씨를 얕보지 말라구. 싫다고 해도 따라갈 테니. 각오해라."

츠바키 "사람이 좋은 녀석이구만."


츠바키가 주저하며 오른손을 내밀자, 요코는 그것을 꽉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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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캐릭터성이 변했다

허벅지도 두꺼워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