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밤.


유키카제, 클리어, 까마귀 세 사람은 밤의 가로수길을 걷고 있었다.


후우마 코타로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대접받고 돌아오는 길이다.


미즈키 유키카제 "후우. 너무 과식했나. 배가 무겁네."

까마귀 "......! ......!"


유키카제가 배를 어루만지며 말하자, 까마귀도 흉내내며 배를 쓰다듬었다.


유키카제 "까마귀도? 라이브러리 씨의 요리, 맛있었지."

까마귀 "......! ......!"

유키카제 "클리어는 배 괜찮아?"

클리어 "괜찮아, 꽉 차진 않았어."


클리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대답한다.


유키카제 "똑똑하네. 그래서 뭐 보고 있어? 별?"


이 계절, 오차마을의 하늘에는 겨울의별자리가 잘 보인다.


클리어 "눈이 안 올까 봐."

유키카제 "눈을 좋아하는구나."

클리어 "엄청 좋아. 빨리 내리지 않을까?"

유키카제 "이제 올 것 같은데. 잠깐만."


유키카제는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일기예보 앱을 본다.


유키카제 "응. 마침 크리스마스에 올 것 같아."

클리어 "화이트 크리스마스!"

유키카제 "기대되네."

까마귀 "......♪ ......♪"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미즈키 家의 세 자매는 사이좋게 돌아갔다.


그리고──.


대망의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오차마을은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클리어 "눈이 가득!"

까마귀 "......♪ ......♪"


오늘은 집(유키카제의 성)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예정이다.


후우마 코타로, 아키야마 린코 등의 게스트도 잔뜩 불렀다.


유키카제는 장식과 음식 준비, 선물 준비 등으로 매우 바쁘다.


클리어와 까마귀 두 사람은 주문했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가게에 받으러 온 참이다.


심부름 하는 도중이라, 빨리 돌아가 유키카제를 도와야 하는데,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해 첫 눈에 두 사람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클리어 "조금만 놀다 갈까?"

까마귀 "......! ......!"


까마귀는 웅웅 고개를 끄덕인다.


집을 나서기 전에 유키카제도 말했었다.


유키카제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


즉 조금은 놀다 가도 된다는 뜻이다.


클리어 "그럼 눈사람 만들자!"

까마귀 "......! ......!"


두 사람이 눈사람 만들기를 시작하자, 갑자기 눈덩이가 날아와 두 사람 옆 설면에 구멍을 뚫었다.


리림&미나사키 ""후하하하하!! 기다리고 있었어, 둘 다!""


클리어와 까마귀의 친구로, 떠들썩한 콤비인 리림과 미나사키였다.


리림 "리림 대왕과 기사 미나사키는 너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나사키 "올해도 눈싸움을 신청한다~!"

리림&미나사키 ""2년 연속 대승리라고. 앗하하하!!""


지난 회에는 클리어와 까마귀가 만든 눈사람을 움직여 두 사람을 공격하는 비겁한 수단으로 리림과 미나사키가 승리했다.


까마귀 "......! ......!"

클리어 "그래, 리벤지하자."


그래서 아무래도 연례가 된 것 같은 눈싸움을 하게 되었다.


시작과 동시에 클리어의 강속구가 리림과 미나사키를 노렸다.


리림 "변함없는 살인 볼이구만. 하지만 올해는 지지 않아."

미나사키 "이 기사의 목검의 힘을 보여주마. 리림짱, 부탁해."

리림 "호잇."

미나사키 "에잇!"


리림이 가볍게 토스한 눈덩이를 미나사키가 목검으로 쳤다.


목검에는 또 한 사람의 리림, 이른바 각성 리림의 힘이 실렸는지 굉장한 위력이었다.


까마귀가 깜짝 놀라 목을 움츠렸지만 클리어는 당황하지 않고 두 손으로 눈덩이를 잡았다.


미나사키 "역시 클리어. 하지만 이럴 줄 알고 미리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지."

리림 "클리어가 눈사람을 부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자아 움직여라, 눈사람들!"


리림이 마법을 사용하자, 진지의 벽인 척하던 눈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클리어 "우리가 오기 전에 만들었다니. 용의주도."

까마귀 "......! ......!"

미나사키 "승부란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 정해져 있는 것이지!"

리림 "두목이 결정 대사!"

미나사키 "리림 대왕과 기사 미나사키의 굉장함을 보았나!"

리림 "유린해라. 몬스터 눈사람 군단!"


까마귀가 큰일이라고 날개를 펄럭펄럭 거리지만,


클리어는 몇 개의 눈덩이를 모아 농구공 정도로 만들자, 아무렇게나 그것을 날렸다.


클리어 "야앗."


눈사람 여러 개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것을 보고, 리림과 미사키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리림 "뭐, 뭐야! 클리어는 눈사람을 부술 수 있는 거였나!"

클리어 "그거, 우리가 안 만들었어."

미나사키 "아차──!"


더구나 그 눈사람은 조금 전까지 진지의 벽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방어가 약화되었을 뿐이다.


클리어 "까마귀짱, 지금이야."

까마귀 "......! ......!"


클리어와 까마귀의 맹공이 시작된다.


바보 같은 두 사람은 순식간에 열세에 몰린다.


미나사키 "리, 리림짱 이렇게 되면 비장의 수를!"

리림 "그, 그래. 이쪽에는 요미하라의 대마녀 미리암이 준 마도서가 있어!"

리림 "주문이 잘 기억 안 나지만, 여기선 기세로......중얼중얼......중얼중얼......"

리림 "와라──! 초강력 크리스마스의 마수!!"


리림이 수상한 마도서를 꺼내 고리를, 수상한 주문을 외우자,



눈의 악령 『......투덜투덜......투덜투덜......크리스마스의 커플......폭발해라......』


클리어 "이상한 게 나왔어."

까마귀 "......? ......?"


이 계절, 일부 지역에서는 알려진 크리스마스 커플에 대한 원망의 집합체, 사람들이 부르길 "눈의 악령"이다.


미나사키 "리림짱! 어라, 눈의 악령인데!?"

리림 "어라!? 초강력 크리스마스의 마수가 나와야 할 텐데?"

리림 "뭐, 됐어! 가라, 눈의 악령!"

눈의 악령 『투덜투덜......투덜투덜......』


아무래도 실수로 나온 듯한, 눈의 악령은 그래도 두 사람을 향해 덤벼들었다.


눈의 악령 『투덜투덜......저 녀석들 시끄럽지만, 여자아이와 눈싸움......나, 즐거워......』


리림과 미나사키에게 명령을 받는 것은 매우 불만스러웠지만, 여자아이와 눈싸움을 할 수 있어 눈의 악령은 매우 즐거워 보인다.


클리어가 아무리 강한 눈덩이를 던져도 눈으로 된 몸에 빨려 들어가 버린다.


클리어 "눈의 악령, 강하해."

까마귀 "......! ......!"

눈의 악령 『더 많이......던져줘......여자아이의 눈덩이......기분 좋아......』


흔치 않은 크리스마스의 행복에 젖어 있던 눈의 악령이었지만, 그 감미로운 시간은 갑자기 끝을 고했다.


??? "화륜炎輪!"

눈의 악령 『크학──!!』


어디선가 날아온 불꽃의 차크람이 그 몸을 베어버린 것이다.


눈의 악령 『당했다──!』


눈의 악령의 거구가 푹 쓰러져, 그 여파로 리림과 미나사키 진지가 완전히 무너졌다.


클리어와 까마귀의 승리다.


리림 "뭐라고!?"

미나사키 "누구야!"

클리어 "......아, 유키카제."

까마귀 "......!"

유키카제 "클리어, 까마귀, 잠깐 노는 건 좋지만. 심부름을 제대로 끝내고 나서 해."

유키카제 "아무리 지나도 돌아오지 않길래 케이크는 내가 받아왔어."


클리어네가 심부름 가기로 했던 케이크 상자를 든 유키카제였다.


클리어 "잊어버렸어, 죄송해요."

까마귀 "......! ......!"

유키카제 "뭐, 괜찮아. 마침 오늘의 게스트를 만났고."


유키카제는 산타를 네 명이나 데리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파티 초대 손님이다.



아키야마 린코 "역시 눈의 악령이군."

시노하라 마리 "오랜만이네요. 이제 사라질 것 같은데요. 좀 불쌍하네."


아키야마 린코와 시노하라 마리는 이전에 마에사키 시의 케이크 가게에서 눈의 악령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클리어 "같이 놀았어. 눈싸움."

아사히나 이치카 "역시 놀고 있었을 뿐인가."

이치카 "그런 줄 알았는데,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의 위기에 나도 모르게 나섰어."

이치카 "멋없는 짓을 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한 것은 유난히 피부 노출이 많은 산타 의상의 아사히나 이치카다.


불꽃의 차크람을 던진 것은 그녀다.


눈의 악령에게 큰 피해를 입힐 정도의 우수한 화둔사로, 기습당한 눈의 악령은 온몸이 쉬쉬 소리를 내며 증발하여 이제 사라지기 직전.


하지만 그 얼굴은 묘하게 기뻐 보인다.


눈의 악령 『귀, 귀여운 산타 여자아이......이렇게나......많이......행복해......나를 쓰러뜨린 너......이름......가르쳐줘.』

이치카 "이런, 눈의 악령에게까지 호감을 사고 말았나?"

이치카 "나는 아사히나 이치카, 오차학원의 3학년. 너에게 공격한 대로 화둔술사인 대마인이야."

이치카 "나는 다가오는 건 거부하지 않는 주의니까, 악령이라도 대환영이야."

눈의 악령 『그런 말......처음 들었어......또......눈이 오면......반드시......만나러......약속......』


이치카에게 첫눈에 반한 듯, 눈의 악령은 그런 말을 하고 만족스럽게 사라져 갔다.


호마레 나오 "이치카는 변함없이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군. 이번엔 눈의 악령인가?"


놀리듯이 말하는 건 호마레 나오다.


여자처럼 보이지만, 그저 귀여운 것을 좋아할 뿐인 당당한 남자다.


그것을 알았다면 눈의 악령의 행복도 조금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치카 "가능하면 와일드한 남자에게 리드받고 싶은데."

나오 "그렇다면 나를 본받아서 좀 더 귀여운 모습을 해야지."

나오 "너무 노출이 많으면 대부분의 남자는 경직되기 마련이야."


어느 쪽이 할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한다.


이치카 "나는 당해낼 수 없겠는걸."


이치카는 가볍게 웃을 뿐이다.


유키카제 "그럼 돌아갈까요? 이미 파티 준비는 다 됐으니. 클리어, 케이크 챙겨.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

클리어 "응."


클리어는 케이크 상자를 받아들고 모두와 함께 돌아가려다가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클리어 "리림이랑 미나사키도 초대해도 돼?"

리림 "어? 정말?"

미나사키 "우리도 초대해 줄 거야?"


두 사람은 번쩍 얼굴을 빛냈다.


클리어 "친구니까."

까마귀 "......! ......!"


클리어와 까마귀의 말에 유키카제는 좀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지만,


유키카제 "뭐, 여기서 오지 말라고 할 수 없고. 묘한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리림 "안 해."

미나사키 "절대 안 해."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따라간다.


하지만──.


모두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눈의 악령이 나타난 주위가 빛나고, 마법진이 떠오른다.


묘한 소동은 이미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