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하 300m.


지하도시 요미하라.


그곳에 사는 어둠의 주민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었다.


슬럼가에서는 연례인 배식과 무료 진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중심은 슬럼의 지배자인 오보로의 부하들이다.


인티라이미, 로젠, 시키미와 같은 슬럼 태생들, 그녀들이 어렸을 적 신세를 졌고, 지금도 이곳에서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는 빌바 등이 그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은 물론 한때 아이였던 깡패들도 오늘은 얌전히 줄을 서 있었다.


인티라이미 "어? 시키미가 안 보이네? 어디 갔어요?"

로젠 "시키미라면 저기야"


로젠이 가리킨 앞 광장에서는 마법소녀 프리티로즈의 쇼가 진행되고 있었다.


악의 조직 키칸디의 여간부 와리나가 같은 여간부 데스 유리와 함께 해, 프리티로즈가 위기를 맞는 장면이다.




프리티로즈 "큿, 이대로는......"

와리나 "후하하하하! 프리티로즈! 드디어 그 목을 바칠 때가 왔구나!"

데스 유리 "크리스마스 선물은 당신의 죽음입니다. 각오하세요, 프리티로즈"

프리티로즈 "아......이럴 때 슬럼의 수호천사 뷰티 미라지가 있었다면."


프리티로즈는 무심코 기도한다.


와리나 "뷰티 미라지라고!? 그런 것은 너희들의 망상이다!"

데스 유리 "후후후. 불쌍한 프리티로즈. 그 망상과 함께 죽으세요."

시키미 "아니에요. 뷰티 미라지는 있어요!! 모두가 원하면 반드시 나타날 거예요!"


객석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던 시키미가 이때다라는 듯이 소리를 지르자,


보오, 보오, 보오♪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울음소리, 하지만 슬럼 주민들에게는 비교적 친숙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의문의 사람 "아하하하하하!! 프리티로즈, 열심히 버텼구나!!"


건물 지붕 위에 의문의 사람이 서 있었다. 즉각 스포트라이트가 들어온다.


데스 유리 "산타클로스!?"

왈리나 "네 녀석, 누구냐!"


스포트라이트가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하고, 그 빛 속에서 그녀는 이름을 자칭한다.


의문의 사람 "어느 날에는 슬럼에 나타나는 산타클로스."

의문의 사람 "어느 날에는 해변에서 남자들이 북적거리는 미녀."

의문의 사람 "어느 날에는 스파르타 여교사."

의문의 사람 "또 어느 날에는 바에서 춤추는 댄서. 하지만 그 실체는──."

뷰티 미라지 "슬럼의 수호천사 뷰티 미라지!"



뷰티 미라지 (뭐야 이 정신나간 대사는! 리나 이 녀석! 왜 내가 이런 꼴을!)


그 속내야 어떻든 뷰티 미라지의 등장에 슬럼에서 갈채가 터져 나왔다.


큰길에서는 메리가 주문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메리 "크, 크, 크리스마스의......주문은......어떤가요......"


평소에는 요미하라의 한쪽 구석에서 근근이 영업을 하는 그녀였지만, 오늘은 친구 리리스의 권유로 큰맘 먹고 가게를 차린 것이다.


그것도 가급적 눈에 띄는 모습을 하는 것이 좋다는 아이디어로, 메리는 순록, 리리스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다.


리리스 "메리 씨, 메리 씨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아무한테도 안 들려요."

메리 "하지만, 부끄러워서......"

리리스 "이런 때일수록 반짝반짝 빛나는 메리 씨의 룬이 도움이 될 거에요."

리리스 "자, 활기차게 말합시다! 크리스마스의 주문은 어떠신가요!"

메리 "리, 리리스 씨. 그런 큰소리로......"

이소사키 이노리 "주문, 부탁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말을 걸어온 것은, 대마인 이소사키 이노리, 오늘은 코우사카 시즈루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짝사랑 상대인 후우마 코타로가 거기서 아르바이트 했다는 것을 알고, 이번에는 자신도 함께 일해, 잘 풀리면 단둘이 시간을 내자고 계획했지만, 그 상대는 코우즈키 사나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유감스러운 크리스마스가 되어 있었다.


메리 "어, 어서오세요, 어떤 주문을 바라시나요?"

이노리 "물론 사랑의 주문을."

메리 "상대는 어떤 분이세요?"

이노리 "내가 계속 좋아해 온 사람이야."


이노리는 단호하게 말하며, 엄청난 기세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노리 "엄청 멋진 사람이야"

이노리 "얼빠진 놈이라 불렸고,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었지만, 나만은 그의 매력을 눈치챘어."

이노리 "그런데 최근 들어 라이벌이 점점 많아졌지 뭐야."

이노리 "이제 와서 그의 매력을 눈치챘으면서, 정말 뻔뻔스러워."

이노리 "나는 달라. 매년 발렌타인데이에는 꼬박꼬박 초콜릿을 주고 있고."

이노리 "여러 가지로 접근하고 있는데, 그는 조금 둔감한 것 같아. 그런 점도 좋지만."

이노리 "어쨌든 나를 상냥한 반 친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메리 "그것 참......안타깝네요"

이노리 "굉장히 애달파. 나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이노리 "게다가 들어봐. 얼마 전에 말이야, 많은 여자들의 배가 그의 씨로 커졌어."

메리 "어......?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 손을 댔나요?"

이노리 "그럴 리가 없지! 신인 주노의 소행이야!"

메리 "ㄴ, 네에......신이라고......"


이노리 "그건 별로 상관없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내 배가 커지지 않았다는 거야."

이노리 "그의 아이를 갖는데 가장 적합한 것은 이 나 아냐?"

이노리 "아까 요미하라 신사에 배달을 갔는데, 마침 주노가 있길래 왜 그랬냐고 물어봤어."

이노리 "그러자 루키나 때 했던 짓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면서 이러 말하는 거야."

이노리 "그것은 그를 괴롭히는 것이니까, 진심으로 나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이노리 "스스로 노력하라니, 그게 결혼의 여신이 할 말이야!?"

이노리 "나는 이렇게나 그를 생각하는데? 이렇게나 어프로치 하는데?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메리 "ㄴ, 네에......그렇군요......"

메리 "그래서......그 분의 성함은......? 이름을 모르면 저......주문을 걸 수 없어요."

이노리 "아, 미안해. 올해도 그와 함께 있지 못한 걸, 누군가 얘기를 들어줬으면 했거든."

메리 "아, 아뇨......"

이노리 "잠깐 물어봐도 돼? 당신이 주문을 걸면 그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거야?"

메리 "그 분의 머리카락 같은 게 있으면, 그런 것도 할 수 있겠지만요."

이노리 "그거라면 가지고 있어."

메리 "가지고 있어요?"


무심코 되물어버린 메리에게 이노리는 조금 부끄러운 얼굴로,


이노리 "그에게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조금 이상하게 보일 것 같지만, 몰래 얻은 거야."

메리 "그럼, 주문을──."


「걸까요?」라고 묻기보다 먼저, 다시 이노리가 말한다.


이노리 "하지만 그러면 그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내가 그의 마음을 비트는 게 되겠지."

이노리 "그런 짓을 해서 그에게 사랑을 받아, 나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베리리크 "그렇지. 주노도 그렇게 생각해 스스로 노력하라고 했을 거야."


그 주노의 친구이자 신살의 고대룡 베리리크도 말했다.


릴리스 "역시 베리리크. 짝사랑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네요."

베리리크 "쓸데없는 참견이야."

이노리 "그렇구나. 그의 마음을 비틀어 얻은 사랑 따위, 진정한 사랑이 아니야."

이노리 "주문은 쓰지 않고 미약 같은 것도 가급적 삼가며, 그의 마음을 꼭 얻고 말겠어."

메리 "아......그렇군요.....그럼......힘내세요......"

이노리 "고마워. 주문쟁이 씨."


리리스 "뭔가 굉장한 사람이었네요."

메리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 손님, 저런 사람이 많아요."




오니사키 키라라 "사쿠라도 이노리도 어디서 놀고 있는 건지. 배달 나갔다가 돌아오지를 않아."

코우사카 시즈루 "한 사람은 노마드 본부이고 한 사람은 요미하라 신사이니, 또 귀찮은 일이 생긴 걸까?"


이번 크리스마스도 시즈루의 가게는 대성황을 이뤘다.


산타클로스 차림의 호스티스가 나타나기로 유명한 이 가게에서는, 지난번에도 온 오니사키 키라라 등에 더해, 지금은 둘 다 배달을 나가 없지만, 이소사키 이노리와 젊은 이가와 사쿠라, 게다가 미연의 DSO에서 온 안제와 세도나・아르스토나가 산타 호스티스가 되어 있다.


크리스마스 특별 요리도 호평을 받아, 테이블은 모두 꽉 찼고, 가게 밖에도 줄이 늘어서 있다.



미연 기지의 옥토버 페스트 등에서 접객 경험이 있는 안제가 세도나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세도나는 미연 내 암살 특수부대, 통칭 '제로 부대'의 일원이었던 소녀다.


최강의 병사를 만든다는 구상 아래, 공포를 품지 않게 된다는 정신 조교를 받았고, 희로애락마저 잃어버렸지만 부대가 괴멸해 DSO로 이직하고 나서는 그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 위해 여러 경험을 쌓으려 하고 있다.


이 크리스마스 아르바이트도 그 일환이다.


코우카와 아스카 "메리 크리스머스! 안제, 세도나 잘하고 있어?"


세도나가 아직 어색한 모습으로 아스카를 상대하고 있는데, 사쿠라가 가게로 돌아왔다.


이가와 사쿠라 "다녀왔습니다~~. 노마드에 배달 갔다 왔어~~."

아스카 "사쿠라, 메리 크리스마스♪"

사쿠라 "메리크리♪"

키라라 "사쿠라! 늦어! 뭐하고 온 거야!"

사쿠라 "미안미안. 그게, 나 이 세상에서는 이가와 사쿠라의 젊은 모습이잖아?"

사쿠라 "뭔가 노마드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어 해서, 시간이 걸렸어."

사쿠라 "뭐 저쪽도 에드윈 블랙이 산타 복장을 하고 있어 비교적 재미있었지만."

키라라 "그런 건 됐으니까 일단 설거지 하러 가."

사쿠라 "알았어. 자, 영둔의 술로 설거지──!"


그때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목소리 "키라라=프레이야는 있나!"

남자의 목소리 "키라라=프레이야 나와!!"


사쿠라 "키라랏치, 뭔가 밖에서 부르고 있는데."

키라라 "또 귀찮을 것 같은 게."

시즈루 "가도 돼. 하지만 빨리 돌아와."

키라라 "알았어요. 아아 정말, 바쁠 때에. 네네 나가요."


키라라=프레이야, 서리의 오니족 여왕, 라그나로크의 딸로서의 그녀의 진명.


그것을 지목하여 부르고 있다. 그것도 험악한 목소리로.


키라라는 불쾌한 예감을 안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눈이 내리고 있다.


요미하라는 지하에 있는데 다이아몬드 더스트가 반짝이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서리의 오니신 요른=슈트름이 날뛰던 때처럼 마을 일부가 얼음에 절일 정도는 아니지만,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키라라 "또 요미하라에게 눈을 날리는 바보가 있네. 너희들 짓이야?"


키라라는 반짝반짝 춤추는 다이아몬드 더스트 한가운데 서 있는 남녀 두 전사에게 말했다.


스리마 "나는 서리의 오니신 여전사 스리마!'

소군 "똑같이 서리의 오니신 전사 소군."


모두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발키리의 이름과 같아, 스리마는 전투를, 소군은 침묵을 의미한다.


후우마 코타로가 여기 있었다면 키라라도 그것을 알 수 있었겠지만, 오늘 여기에는 없어서 그냥 귀찮다는 듯이 이렇게 물었다.


키라라 "스리마와 소근이라. 무슨 일이야? 나 일하는 중인데."

스리마 "키라라=프레이야. 우리의 새 주인 라그나로크 님의 딸이라고 들었다."

소군 "우리가 섬길 만한 존재인지, 그 힘을 확인해 보겠다."


스리마&소군 ""자, 정정당당히 승부!!""


스리마는 얼음칼을, 소군은 얼음도끼를 겨누었다.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다는 표정이다.


키라라 "하아. 왜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렇게 귀찮은 것들만 나타나는 거야."


키라라는 한숨을 내쉬면서 두 전사와 맞닥뜨렸다.


타입이 다른 두 전사는 쌍둥이처럼 호흡을 맞춰 공격해 온다.


역시 서리의 오니신 전사. 본래라면 상당히 만만치 않은 상대일 것이지만,


키라라 (왠지 엄청 편해......)


키라라는 스스로 당황할 정도로 두 사람의 공격을 쉽게 받아내고 있었다.


이유는 분명하다.


서리의 오니신의 힘의 근원인 냉기의 지배력이 둘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의 싸움, 심지어 어머니 라그나로크와의 대결을 거치면서 키라라는 평범한 서리의 오니신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을 정도의, 즉 라그나로크의 딸에 걸맞은 실력을 몸에 익히고 있었다.


그것이 평범하게 싸워서 진 것보다, 서리의 오니신 전사에게 패배감을 준 것 같다.


두 사람은 즉시 무기를 내려놓고 키라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스리마 "프레이야 님, 용서해 주십시오."

소군 "그 힘, 감복했습니다."


어조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키라라 "아, 응. 알아줬으면 좋은데."

키라라 "그보다, 거기 있지, 마마. 숨지 말고 나와."


키라라가 그렇게 부르자,



라그나로크 "후후, 눈치챘구나. 역시 내 딸이야."


그늘에 숨어 있던 라그나로크와 그 종자 네이스가 나왔다.


키라라 "알지. 왜냐하면 거기만 내 지배력이 미치지 않았으니까. 그런 건 마마 정도잖아."

라그나로크 "그래.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해."

라그나로크 "그 두 사람이 어떻게든 네 힘을 확인하고 싶다길래."

키라라 "그런 건 마마가 말려줘. 좀 더 온순하게 부모와 자식이 만날 수는 없어?"


키라라는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라그나로크 "어렵네. 우리는 서리의 오니신인걸. 사과로 이 눈은 내가 치울게."


라그나로크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주위의 눈이 순식간에 없어졌다.


키라라 "굉장해."


키라라도 놀랄 만큼 무시무시한 냉기의 지배력이다.


라그나로크 "너도 곧 할 수 있을 거야."

키라라 "그럼 안녕 마마, 가게로 돌아갈게. 네이스랑 거기 둘도. 메리 크리스마스."




──한편, 그 무렵, 클론 아사기 탐정 사무실에서는,


미리암 "없어......없어......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미리암이 몹시 초조한 듯 사무실 선반을 뒤적이고 있었다.


클론 아사기 "상당히 가게를 뒤적거리고 있네. 도대체 뭘 찾고 있는 거야?"

미리암 "그냥 마도서."

클론 아사기 "지금 찾아야 하는 거야?"

미리암 "크리스마스 관련이니까."

클론 아사기 "흐음."

후우마 아키 "우리 먼저 갈게~."

프랜시스 "시즈루의 가게에서 마시고 있을 거야~."

미리암 "알았어. 나는 이따가 가마."

클론 아사기 "그럼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후우마 아키, 프랜시스, 클론 아사기가 나간다.


나사라 "......"


하지만 나사라만은 아직 남아, 신기한 듯 미리암을 보고 있었다.


미리암 "너도 먼저 가도 돼. 아니면 이차원 생물의 기이한 능력으로 찾는 것을 도와줄래?"

나사라 "나사라, 도와줄 수 없어."

미리암 "왜?"

나사라 "찾는 마도서, 여기 없으니까."

미리암 "뭐야? 그럼 어디 있지? 그 마도서의 소재를 알아?"

나사라 "리림, 가져갔어, 도둑."

미리암 "뭐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