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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리더쉽에 대한 이야깁니다.

 

한때 차 잘 만들던 다임러 그룹, 그리고 당대 떠오르던 별인 크라이슬러 코퍼레이션. 이 두 업체의 합병은 불과 10년도 안 되어 실패했습니다. 왜 그렇게 된 걸까요? 분명히 한 두가지 이유가 파멸로 이끌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이곳에서의 사태하고도 일맥상통해요.

 

첫째: 다임러 측과 크라이슬러 측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서로 동등한 합병을 약속했음에도 서로의 이질적인 기업 문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없었습니다. 다임러는 다임러데로, 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데로 서로의 기업문화가 상극인데 그런 노력을 안 기울였어요. 당시 크라이슬러 측 임원들에 따르면, 다임러 쪽 사람들은 자신들의 말을 겸손하게 들어주는가 싶더니 그냥 무시하고 흘려들어버리는 게 다수였다고 합니다. 실력 있는 고위직들은 그래도 동등하게 일했지만, 그 실력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계속 무시당하는 게 회사의 일상이었고요.

 

둘째' 대놓고 어느 한쪽이 주도권을 잡고 자기 뜻만 관철시키려고 했습니다. 여기같은 경우는 다임러가 그런 쪽이었는데, 다임러 측이 주도권을 잡고는 납득하기 힘든 지시들을 막 내렸다고합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실내에 투자할 돈을 40% 줄이라고 목표를 잡는다거나, 부품 업체들을 전보다 심하게 닦달해서 단가 깎으려다가 품질을 악화시킨다거나... 크라이슬러의 장점인 "빠르고 유연한 개발팀과 기업문화"를 제대로 쓰기는커녕 되려 그 장점마저 깎아먹는 일이 흔했습니다. 여기에 다임러식의 엄격한 개발과정을 도입했는데, 개발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보완이 불가능해서 일이 단단히 꼬였지요.

 

게다가 이 경우는 다임러에서 대놓고 크라이슬러를 한 수 아래로 취급하는 가치관이 깔려 있었던지라, 결국 서로의 장점은 제대로 못 살렸습니다. 게다가 크라이슬러는 유연한 기업문화와 제품개발팀, 인재들도 잃고, 자사 제품의 품질도 개선하지 못한 채 과거의 "품질불량" 이미지만 단단히 굳혀 버렸습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교훈이, 여기 나무라이브에서도 교훈으로서 작용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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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http://www.allpar.com/neon/engineering.html

https://www.allpar.com/ed/old/merger.html

 

사진: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에 개발된 크라이슬러 세브링(2007. 3세대). 미쓰비시 차량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했으나 다임러크라이슬러 산하의 각종 문제들로 인해 낮은 품질과 신뢰성, 어설픈 디자인, 어설픈 설계역학으로 인해 시장에서 참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