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AID 접한 뒤로 이건 혁명이다 싶었음


전공도 플밍이라 GPT3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는데


그걸로 게임을 만들었다? 못참지 하고 가서 바로 구독함(지금은 구독에 레벨이 있는데 그때는 아니었음)



그때는 영어 실력도 늘릴 겸 거의 매일 2시간씩 화면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어쩔땐 판타지로 어쩔땐 현대로 테마바꿔가면서 온갖 시츄에이션을 다 돌리면서 꽤 즐겼는데,


한창 할때는 왠만한 겜보다 재밌었다.


근데 이게 3개월 쯤 길게하니까 한계가 보임.



흔히 알려진 문제들로, 월드 인포나 핀을 아무리 사용해도 앞내용을 잊어버리는 점이나


갑자기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오는 그놈의 뱀파이어는 사실 문제가 안된다.


원하지 않는 문장이 나오면 그냥 retry눌러서 원하는게 나올때까지 존버하면 되는거라 별로 신경도 안쓰인다.


AID의 제일 큰 문제점은 AID가 이야기 생성기가 아니라 문장 생성기라는 점이다.


처음 플레이할때는 한줄만 받고 여러줄을 내뱉는 모습 때문에 좀 신기할 수 있어도,


점점 뒤로 갈 수록 그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AI는 플레이어의 말을 따라할뿐 뭔가 새로운 것을 극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새로운 내용이 나와도 최대한 모든 의도를 수용할 수 있게 범용적으로 나온다.


예를들어 플레이어가 '걷는다'라고 치면 AI는 걷는 모습을 길게 묘사하지만, 걸으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사건은 최대한 지양한다. 


사건이 벌어진다하더라도, '저 멀리서 누군가가 오고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친구한명이 인사하고 다시 멀어집니다' 등의 어떤 상황에도 적합한 문장을 내보낸다.


대사도 또한 그렇다. 모험 중에 누군가가 플레이어에게 무언가를 물어본다 치면


'너는 그것에 대해말하고 있는거지? 그것이 가진 저것말이야, 안그래?' 처럼 지시어로 떡칠이된 문장이 나온다.


이 모든건 최대한 범용적인 문장을 내보내기 위함이다.



사실 이건 딥러닝과 피드백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거라고도 할 수 있다.


AID는 랜덤으로 검출된 문장에 플레이어가 적합/부적합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때문에,


범용적인 문장을 낼때마다 유저들로부터 적합하다는 피드백을 더 많이 받게 되고, 점점 범용적인 것이 곧 정답이라는 잘못된 지식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결국 여러판 하다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보기 위해 플레이하기보다,


내가 이미 생각해둔 이야기를 AI가 잘따라오도록 지도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 내부에 어떠한 플롯도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 느낌의 알맹이가 없는 이야기가 탄생한다.


이런 느낌으로 또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결국 AID의 결과물은 AI가 만들어내는 애매한 문장들로 가득찬, 자작소설이 되어버린다.


그야말로 문장 생성기가 되어버리는 것. 그쯤되면 차라리 그냥 내 손으로 쓰고 마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