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간은 트레센이라는 동쪽의 신흥 세력에서 대화를 요청하는 서한을 접하였다. 그에게는 더 구미를 당기는 이들이였다. 왜냐하면 그가 각지를 여행하며 만나보며 이미 알던 이들이 아닌, 갑자기 동방에 새로이 나타난 이방인들이였으니까. 카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서신을 그 답지 않게 조심조심 편지칼로 뜯어보았다. 간략한 서신이였다. 트레센의 수장 나이스 네이처가 그에게 찾아간다는 소식.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맞을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하여 그는 대동한 병력들에게 당장 일대를 치우고, 위엄을 보일 게르를 준비하라는 영을 내렸다. 삽시간 만에 천막은 준비되었고, 수많은 장정들이 널려있는 시체와 여러 병장기들을 소각하고, 거대한 천막을 준비하였다. 준비가 끝나자 마자 카간은 갑주와 가면을 준비해 옷매무새를 정돈하였고, 입가에는 흥미로운 듯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리고 초원 저편에서, 갈색 털의 우마무스메가 걸어오는 것을 그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의 머리에서는 태양과도 같은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있었고,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의 옆에는 수많은 그의 충복들이 오와 열을 갖추어 도열했고, 자못 위엄있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Popcat1


나이스 네이처가 다가오자, 카간은 게르 앞에 놓인 위엄있는 왕좌 위에서, 거구의 상반신을 살짝 숙여 그녀에게 질문하였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