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을 뒤흔드는 훈족의 선봉부대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였다. 이들은 쐐기 진형으로 소련 국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우랄 산맥 너머의 장대한 평원은 훈족의 전사들이 마음껏 내달리기에는 충분한 곳이였으리라. 훈족 병사들의 시야 끝, 수평선에 흰 장벽과 같은 것이 보이자, 이들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자 그것이 소련의 국경선이자 도시를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구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그 기이한 광경을 보고 신기해 하였으나, 이내 다시 마음을 다잡고 돌격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하늘에서 굉음이 들려오며 그 눈이 좋다는 훈족의 시야에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무언가 대응을 하기도 전에, 눈 앞에서 흰 장벽과 거대한 건물들은 사라지고 그들의 말발굽이 울리던 소리의 일천배는 될 법한 천지를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온 시야를 말도 안되는 크기의 폭발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훈족의 병사들은 그 엄청난 폭음에 주저앉거나, 뒤로 돌아 도망치려 하였으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대부분 직감하고 있었으리라...


 하였지만 이들의 위축됨을 비웃기라도 하듯 폭발은 이들이 화마에 휩쓸리지 않을 정도 만큼의 아주 작은 거리를 놔두고 멈췄다. 그리고 그들이 안도할 생각조차 하기 전에 엄청난 폭발의 충격파가 이들을 덮쳤고, 이들은 십수보에서 수십보까지 뒤로 날아가 팔이 부러지거나 갑옷이 튕겨나가는 등 수많은 병사들이 지푸라기처럼 날아다녔다.



 정신을 채 차리기도 전에 그들을 비웃듯 그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는 새들이 그들의 머리 위를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자, 이들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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