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책에서 말했듯이, 러시아는 본질적으로 단일민족 국가가 아닙니다. 러시아제국이 그랬고, 소련이 그랬고, 우리 선조들조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3국의 이질적인 결합 속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일찍이 그들은 알았습니다.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다른 민족의 존재를 수반합니다. 여러 민족이 '주체적'인 존재와 교류를 통해서 존재할 때 민족은 비로소 자기 스스로에 대해 뚜렷이 알게 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겁니다. (...)러시아국의 저런 만행은, 자기 피를 전부 뽑아버리고 게르만족의 피를 새로 채워넣겠다는 어린아이의 생떼에 불과합니다. 단일민족국가니 이민족 학살이니 하는 것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내 몸이 안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서, 닥치는 대로 내 내장을 긁어내고 남의 장기를 집어넣으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죽고 말 겁니다. 혹시 그렇잖다고 해도, 누가 압니까, 그 남의 속은 실은 썩을 대로 썩어 있을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