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됐지. 이제 5년 됐나?

그 때가 군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냥 단순 호기심에 어플을 시작하게 됐는데

누가 나보고 좋아요를 보냈더라고.

외모는 그냥 수수? 평범 그 자체.

난 좋다고 그녀와 대화 몇 번 하고, 처음 만나자마자 그녀가 우리 사귈래? 이러더라.


그 때 싸함을 눈치채고 도망갔어야 했는데 난 그걸 받아줌ㅋㅋㅋㅋㅋ


처음엔 좋았지. 근데 닥달 엄청하더라.


내가 밀리터리 좋아해서 밀리터리 게임한다고 하면 개씹정색을 하면서 '너 이런 거 좋아해?' 말하면서 엄청 뭐라하고.


유튜브 편집하는 거 좋아해서 구독자 300명까지 모았거든?

근데 내 칸텐츠가 일본 에니 노래나 씹덕 노래를 기계음으로 커버하는 그런 거였어.

근데 그 사실을 여친이 아니까 이런 씹덕물 좋아하냐고, 나 사랑하면 지금 당장 삭제하라고 닥달해서 결국 계삭까지 했다.


그리고 나한테 자기 힘들었던 거 다 푸는데 잠깐 멍 때리거나, 부모님 전화 와서 받으려 나가려고 하면

왜 자기 말에 집중 안 하냐고 발광하고 그럴 때마다  난 몇 번이고 사과했지.


근데 왜 안 헤어졌냐고? 첫 연애니까, 내가 먼저 진심을 보이면 그녀도 진심으로 날 봐라줄 거라 생각했지.


근데 결국 일 터졌다.


생일이라고 자기 보고 명품백 하나 사달래.

500만짜리 샤넬 백이었을 거야.

난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사줬어. 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니까.

그리고 연락 두절 됐다 ㅋㅋㅋㅋㅋㅋㅋ

부모님이 그 사실 아시고 개빡쳐 가지고 나 진짜 죽도록 패고, 남아있는 재산 마저 몰수해 감.

지금도 내 재산 90%는 부모님이 관리 중.

내가 자취하는 것도 아니고, 큰 소비를 하는 게 없으니까 불편하진 않더라.

쨌든 이 모든 게 2~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라면 믿을 수 있겠냐 ㅋㅋㅋㅋ

그래서 부모님이 더 화내신 거겠지.

근데 지금 생각하면 난 나쁘지 않았던 경험이라 생각해.

가끔 아버지랑도 이 얘기하는데 나랑 똑같은 생각하시더라.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라고.

결국 그녀는 결국 난 수단으로 밖에 보지 않았겠지만, 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이런 ㅈ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 몇 번 왔었을 때 칼차단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거지.

만약 그렇지 못 했다? 500만이 아니라 더 큰 재산을 뺏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


거기다 그 일로 내 이상형이 확고해졌거든.

그냥 별거 없어.

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여자가 내 이상형이거든.

그래도 누가 물어보면 모솔이라 얘기해.

난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날 사랑한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으니까.


그러니 너희들이 만약 어플을 한다면 그래. 말리진 않을게.

나도 여친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랑 떠드는 게 재밌었으니까.

근데 '과몰입'만 하지마라.


과몰입하면 ㄹㅇ 너만 피곤해지고, 너만 피폐해지니까.


아 중요한 거 말 안 했네.

스킨쉽은 그냥 팔짱, 포옹이 전부야.

나도 그런 거에 소극적이서 그려러니 생각했고 억지로 진도 나갈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나 아직도 아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