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챈이 지금 정상화된 것과는 별개로,


오랫동안 묻어뒀던 무언가를 건드려버린 것 같아


브더를 5년동안하면서 게임도 열심히 하고 분탕도 치고 닉도 바꾸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안정기에 들어갔음


몇 년 안남은 20대에 이 게임 이 커뮤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재미에 관계없이 그냥 붙들고 있었음


나한테 브챈은 단순히 게임얘기만 하는 커뮤니티가 아니고 SNS처럼 일상의 단편을 공유하고 브붕이들과 시답잖은 농담따먹기를 하는 공간이었어


오래된 게임 커뮤니티가 그렇듯이 날카로운 사람은 소수고 다들 유하게 받아줘서 브갤때 보냈던 시절보다 더 마음편하고 즐겁게 활동했던거 같아


그렇게 자주 방문하면서도 갤럼들도 다 그렇겠지만 어차피 생판 모르는 사람들 접으면 다 그만이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해왔어


디시에서는 난데없이 패드립 고로시하는 유동 등쌀에 그렇게라도 본인을 방어하지 않으면 상처입는게 기본이었으니까


그런데 어제부터 브챈 분위기가 안좋아지고 매일 보이던 사람들이 디씨때처럼 싸우기 시작하니까 어제는 일하면서도 집중이 잘 안되더라


일하기 시작하면 휴대전화를 두고 다녀서 다른 사람들이 이 폰 쌤꺼 아니냐고 찾아줄 정도로 생활의 분리가 철저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느껴버렸음


내가 이 커뮤니티에 과몰입하고 있구나 


그렇게 느끼고 돌아보니까 실제로 생활의 균형이 깨져가고 있었음


브더에 들이는 시간은 둘째치고 직업특성상 백여명의 사람들을 매일 만나는데도 새로운 인간관계를 쌓지 않으려 하고 습관적으로 브챈만 들어가는 점.

내 자신이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얻어야 할 심리적 위안을 브챈에서 찾으려는 점.

그렇기에 보이는 사람들만 보이니 나도 모르게 좆비비기를 시도하는 점.


그렇게 갈등하다가 축구보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계정을 돌려달라는 멘션이 와있었음


내가 잠시 맡아주기로 한 것은 아니었고 내가 접거나 힘들면 헝앱에 팔지말고 돌려주고 말하면 돌려주라고 하면서 받은 거지만, 내가 접지만 않으면 계속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뭔 사정이 생겼나 보더라 .


그 브붕이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달라고 해서 고민을 해봤음.


평소대로였으면 안 줬을 거임. 내가 시체안치소 관리자도 자동사냥시스템도 아니고 받은이후부터 내 아이다라고 생각하고 일퀘 이벤트 룬던 다 빼놓지않고 성실하게 했고 신화룬/스강도 열심히해서 자리잡았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계정을 줄이거나 브더를 접는 것을 아예 상정을 안 하고 있었더라구


새로운 접근 방법을 깨달았으니 고민의 시간을 가지려 함


안 접는다는 약속은 미안하지만 할 수 없을 것 같음


현실과 가상의 균형을 잡는 시간을 가지고 오겠음


물론 지금부터 미접한다는건 아님 챈질 좀 줄이고 조용히 겜할듯


추신)나한테 돌려달라고 한 브붕이한테가서 너가 죽였네 어쨋네 하면 슬퍼서 즉시 브접할거임


그럼이만